배우 마동석이 예정화와 결혼 이후 처음 취재진 앞에 나섰다. 지난 2021년 혼인신고를 하며 예정화와 부부가 된 그는 지난해 제12회 ‘아름다운예술인상’에 참석해 “날 항상 응원해준 아내 예정화와 가족들에게 감사하고 사랑한다”고 소감을 밝히며 예정화와 결혼을 공식화했다. 결혼 이후 근황이 궁금해졌다.
“결혼 생활이요? 아주 좋아요. 아내가 지금 시나리오 작가 공부를 하고 있는데요. 그동안 단편영화를 2편이나 연출했어요. 굉장히 즐겁게 공부하고 있고, 종종 아이디어를 제게 주기도 하고요.”
마동석은 최근 스포츠경향과 만난 자리에서 신작 ‘범죄도시3’(감독 이상용)를 내놓는 기대감과 ‘범죄도시’ 시리즈에 대한 방향성, 그리고 돌아본 지난날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얘기했다.
배우 마동석, 사진제공|빅펀치엔터테인먼트
배우 마동석, 사진제공|빅펀치엔터테인먼트
■“‘범죄도시4’까지 촬영 완료, 5·6는 시나리오 작업 중”
‘범죄도시’ 시리즈의 주연이자 제작자로서 그 어느 때보다도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그다.
“‘범죄도시4’까지 촬영을 다 해놨고, 5·6편은 시나리오 작업 중이에요. 4편 이후엔 텀이 좀 생길 것 같은데, 변화를 주면서도 기존 이야기를 피하려고만 하는 강박은 버릴려고요. 적절하게 섞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그동안 출연한 빌런들의 ‘어벤져스’(연합)도 생각하지 않는 건 아닌데요. 빌런들의 외전도 구상하고 있어요. 스토리는 일단 8편을 완성해놨고 조금씩 변주가 생길 것 같고요. 예를 들면 이 시리즈가 관통하는 건 카타르시스인데 ‘만약 여자 빌런이 나타난다면 마석도(마동석)의 주먹이 카타르시스를 줄 것인가’ 같은 질문이 생기거든요. 영리하게 바꾼다면 재밌는 지점들이 더 나올 수 있을 것 같고요.”
이미 빌런의 유형들도 8편까지 다 구축되어 있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윤계상, 손석구, 이준혁에 이어 4편에선 김무열이 새로운 빌런으로 등장한다.
“배우가 안해봤던 캐릭터를 제안하려고 노력해요. 윤계상도 극악무도한 역을 안 해봐서 제안한 거고, 손석구도 당시 신인이었지만 좋은 느낌을 받아서 ‘강해상’ 역을 제안했고요. 그런데 ‘나의 해방일지’ㅏ 잘 되어서 예상치도 못하게 절 추앙도 해주고, 서로 도움을 주고 받았죠.”
그런 점에서 이준혁을 3편의 빌런 주성철 역으로 캐스팅한 것에 대해 200% 만족한다고도 했다.
“‘신과 함께’ 때 함께 연기했는데 참 사람도 좋고 열정이 크더라고요. 저도 이 시리즈에 연골과 뼈, 피와 영혼을 갈아넣었는데 이준혁도 그렇게 연기하고 싶어하는 친구라서 이번에 다른 얼굴을 보여주면 어떨까 싶었죠. 이준혁도 하고 싶다길래 ‘그럼 몸무게만 키워라’라고 주문했어요. 20kg 정도. 하하. 사실 그렇게 갑자기 찌운 살은 조금만 덜 먹어도 4~5kg씩 확 빠지거든요. 그걸 유지하는 게 정말 힘든 건데, 완벽하게 소화해줘서 정말 고맙고 만족스러웠어요.”
■“의리의 아이콘? 많은 이에게 기회가 있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그는 ‘범죄도시’ 뿐만 아니라 ‘압꾸정’ ‘거룩한밤: 데몬헌터스’ 등 자신이 기획하거나 제작하는 여러 작품에 오랜 연이 있는 신인 감독이나 배우들을 투입하려고 노력하는 ‘의리의 아이콘’이기도 하다. 업계에서도 유명한 미담가지만, 호의를 계속 이어가는 게 쉽지만은 않을 터였다.
“사실 제가 미국에서 계속 운동만 해오다가 갑자기 오디션을 보고 배우가 되기로 결심한 뒤 한국에 들어왔는데, 영화판에 정말 아는 사람이 한 명도 없는 거예요. 주위에선 ‘마동석, 네가 배우가 되면 내 손에 장을 지진다’란 말을 듣기 일쑤였고요. 별로 타격감은 없었지만, 가끔 ‘내가 나중에 감독이 되면 널 꼭 한 번 써보고 싶어’라고 애정을 표현하는 사람을 만나면 힘이 됐죠. 이후로 제가 운이 좋아서 조금씩 좋은 작품을 하게 되고 제작까지 하게 되면서 감독을 영입하기도 했는데요. 타이밍이 안 맞아서 혹은 글이 안 좋아서 데뷔 못했던 사람들에게도 기회가 되었으면 해서 제안도 하고 각색료도 주게 됐죠. 좋은 일을 하려고 한 건 아니고, 그때 알던 사람들끼리 ‘윈윈’하면 어떨까 싶어서 그런 거예요. 물론 그러면서도 사람들에게 상처받은 적도 있지만, 그런 식으로 해나가니 더 시너지 효과가 나는 것 같기도 하고요.”
돌이켜보면 고난의 길이었지만, 마블 ‘이터널스’에 합류하면서 어느덧 해외 시장도 사로잡은 글로벌 스타로 우뚝 섰다. 스스로 칭찬을 한다면 어떤 말을 해주고 싶냐고 물었다.
“전 그동안 운이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평생 살아왔어요. 잦은 부상으로 척추도 무너졌고, 철심 박은 채 병상에 누워 대소변을 받아내고 있으면 정말 별의별 생각이 다 들거든요. 그래서 지금의 인기도 뜬구름 같은 거라 생각해요. 어떻게 하면 좋게 물러날 수 있는지를 고민하고 있고요. 지금의 상황에만 집중하고 싶은 것도 그 때문이에요. 사람들은 왜 그렇게까지 목숨 걸고 액션물을 찍느냐고 하지만, 전 그게 직업이고 삶이라고 생각해요. 사소한 이유를 대지 않더라도 나의 전부가 되는 경우도 있잖아요? ‘범죄도시’ 시리즈가 제겐 그런 존재예요. 자부심이요? 당연히 크죠. 앞으로도 다른 작품을 하긴 하겠지만, 이 시리즈엔 제 인생이 많이 담겨있다고 생각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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