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작 흥행 부진에 역바이럴 논란까지..흉흉한 여름 극장가

글쓴이: Persona_  |  등록일: 08.10.2022 11:55:17  |  조회수: 730
팬데믹을 지나 3년 만에 돌아온 여름 대목인데도 극장가가 무겁게 가라앉았다. 제작비를 수백억 원씩 쏟아부은 한국영화 대작들이 예상을 밑도는 흥행 성적을 내고 있어서다.


일주일 간격으로 개봉하는 이들 영화 사이에 '역(逆) 바이럴' 마케팅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영화계에 흉흉한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9일 영화진흥위원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 주말(5∼7일) 영화관 전체 관객수는 256만5천여 명으로, 팬데믹 이전인 2019년 8월 첫 주말(2∼4일) 372만5천여 명의 68.8%에 그쳤다. 8월 첫 주말은 통상 연중 최다 관객이 드는 기간이다.



블록버스터급 한국영화들이 잇따라 흥행에 실패하면서 시장을 이끌지 못하고 있다. 여름대작 네 편 가운데 가장 먼저 지난달 20일 개봉한 '외계+인' 1부는 전날까지 누적 관객수 178만3천여 명에 그쳤다. '비상선언'은 지난 3일 개봉 이후 누적 관객수 149만5천여 명을 기록했다. 두 작품은 각각 500만∼700만 명으로 추정되는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달 27일 개봉한 '한산: 용의 출현'이 현재까지 관객수 476만여 명으로 비교적 선전하고 있지만 전편 '명량'(1천761만 명)의 기록적 흥행에서 비롯한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300억 원 넘는 제작비를 들인 '한산'의 손익분기점은 600만 명 정도다.



이같은 흥행 부진은 팬데믹 기간 관람료가 가파르게 오르고 극장에서 관람할 영화를 예전보다 깐깐하게 선택하는 소비 패턴 변화가 관찰되면서 어느 정도 예고됐다. 일상회복과 '보복관람'을 기대하고 일주일 간격으로 대작을 내놓은 배급전략 실패로 보는 시각도 있다.


영화 관람료가 대부분 OTT 플랫폼의 한 달 이용료를 넘어서면서 관객들은 영화를 먼저 본 관객의 평가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입소문이 흥행에 미치는 영향력이 더 커졌다는 것이다. '비상선언'의 경우 개봉 이틀 만에 박스오피스 선두 자리를 반납하면서 첫 주말부터 흥행에 실패했다. 실관람객의 호불호를 수치화한 CGV 에그지수를 보면 '비상선언'이 81%로, '한산'(95%)은 물론 '외계+인'(87%)보다 낮은 상태다.



입소문 마케팅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부작용도 벌어지고 있다. 한 마케팅 업체가 '비상선언'에 대해 안 좋은 입소문을 퍼뜨리는 역바이럴 전략을 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비상선언'은 개봉 직후 전·후반부 만듦새 차이와 영화의 메시지를 두고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혹평이 쏟아져나왔다.


이같은 의혹은 한 영화계 인사가 "개봉 중인 다른 한국영화에 투자한 마케팅 업체가 '비상선언' 개봉 초기 악평을 조작했다"는 취지의 글을 SNS에 올리고 유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다수 회원이 강제로 퇴장당하면서 불거졌다.


하지만 의혹을 입증할 뚜렷한 근거는 아직 없는 상태다. '비상선언'을 배급하는 쇼박스 측은 "관련 제보를 받고 자료를 수집 중"이라고 밝혔다.


다른 영화계 관계자는 "역바이럴 마케팅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관객들이 바이럴에 절대적으로 영향받는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마케팅 관행과 일주일 간격의 치열한 경쟁이 안타까운 상황을 만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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