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수연(1966-2022): `은막의 별`에서 `하늘의 별` 되다

글쓴이: 라붐  |  등록일: 05.09.2022 10:40:45  |  조회수: 464
세살 때 배우로 데뷔해 한평생 영화인으로 살아온 '월드 스타' 강수연(Kang Soo Yeon/姜受延)씨가 5월 7일 세상을 떠났다. 향년 56세.


강수연씨는 지난 5일 서울 압구정동 자택에서 뇌출혈(cerebral hemorrhage)로 통증을 호소하다 쓰러졌다. 구급대원이 출동했을 때 강씨는 심정지(cardiac arrest) 상태였고, 심폐소생술(CPR)을 받으며 강남세브란스병원으로 이송됐다. 이후 뇌출혈 진단을 받고, 의식불명 상태로 치료를 받아오다가 세상을 떠났다.


강수연씨는 21세에 한국배우 최초로 3대 국제영화제에서 수상했다. 1987년 임권택 감독의 시대극 '씨받이(The Surrogate Woman)'로 아시아 여배우 최초의 베니스영화제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같은해 낭트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강씨보다 1살 위인 중국의 월드 스타 공리(Gong Li)는 장예모 감독의 '귀주 이야기(The Story of Qiu Ju)'로 5년 후인 1992년 베니스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게 된다.


한편, 전도연씨는 강수연씨 수상으로부터 20년 후인 2007년 이창동 감독의 '밀양(Secret Sunshine)'으로 칸영화제, 김민희씨는 2017년 홍상수 감독의 '밤의 해변에서 혼자(On the Beach at Night Alone)'로 베를린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1989년, 2년 후 강수연씨는 다시 임권택 감독의 불교영화 '아제 아제 바라아제(Come, Come, Come Upward)'로 모스크바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 월드 스타로 공인되며 흥행과 비평에서 톱 배우로 전성기를 누리게 된다. 강수연씨는 한국영화사에서 여배우 트로이카(남정임, 문희, 윤정희) 이후 독보적인 스타로 1980-90년대 한국영화계를 풍미했다.


1966년 서울에서 태어난 강수연씨는 3살 때 집앞에서 놀다가 캐스팅되어 TBC-TV의 전속 탤런트로 연기를 시작했다. '똘똘이의 모험' '오성과 한음' '바람돌이 장영실' 등 어린이극에 출연했으며, 대원군 시대를 다룬 사극 '풍운'(1982)에서 명성왕후(김영애 분)의 아역을 맡았다. 1983년 KBS-TV 청소년 드라마 '고교생 일기'에서 손창민과 공연하며 브라운관의 스타가 됐다. 영화는 1975년 이혁수 감독의 '핏줄'로 데뷔한 후 '별 3형제' '깨소금과 옥떨메' 등 청소년물에 출연하다가 1985년 배창호 감독의 '고래사냥 2(Whale Hunting 2)'에서 안성기, 손창민과 공연하며 아역배우 이미지를 탈피하게 된다.



동명여고에 재학 중이던 강수연씨는 당시 동명여중생이었던 고 최진실씨(1968-2008)의 롤모델이었다. 최진실씨는 2013년 신동아와의 인터뷰에서 "그 언니가 앉았던 의자에 가서 혼자 앉아보기도 했어요. 너무 좋아했죠. 연기자가 된 후에도 언니가 나온 영화 비디오를 무척 많이 봤어요. 연기자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연기자를 흉내내려고 하거든요. 저는 강수연 선배의 연기를 모델로 삼고 연습했어요. 강수연 언니처럼 해야지…."라고 말했다. 


1987년 흥행 1위 한국영화, 이규형 감독의 '미미와 철수의 청춘 스케치'에서 박중훈, 강수연, 김세준씨.


1986년은 스무살 강수연씨의 영화 전성기가 시작된 해였다. 임권택 감독의 '씨받이'에서 조선시대 양반가문의 씨받이로 들어간 옥녀 역을 맡아 베니스영화제 수상의 쾌거를 누렸으며, 박중훈, 김세준과 공연한 이규형 감독의 '미미와 철수의 청춘 스케치'로 당시 26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그해 최고 흥행 한국영화로 기록됐다. 배창호 감독의 '기쁜 우리 젊은 날'은 흥행 2위로 19만명을 동원했다. 그해 강씨는 '연산군' '됴화' '감자' 그리고 '우리는 지금 제네바로 간다'에 출연했다.



1989년 '아제 아제 바라아제'에서 비구니가 되는 순녀 역으로 삭발하는 투혼을 보여주며 모스크바영화제 여우주연상, 대종상,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을 휩쓸었다. 이후 이문열 원작, 장길수 감독의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1989), 하일지 원작, 장선우 감독의 '경마장 가는 길'(1991), 박광수 감독의 '베를린 리포트'(1991) 등에 출연하며 독보적인 여배우의 자리를 지켰다.


강수연씨는 1990년대 한국영화아카데미 출신들이 메거폰을 잡기 시작하면서 일과 사랑을 모두 성취하려는 수퍼우먼, 페미니스트 아이콘으로 이미지를 확고히 다지게 된다. 이현승(영화아카데미 4기) 감독의 '그대 안의 블루'(1991)에서 디스플레이어 강수연은 결혼식장에서 탈출한 후 웨딩드레스 자락을 잘라낸다. 김의석(영화아카데미 1기) 감독의 '그 여자, 그 남자'(1993)에서는 싱글 삶을 즐기는 간호사 역을 맡았다.


공지영 원작 오병철(영화아카데미 1기) 감독의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1995)에서 강수연은 불의의 교통사고로 아들을 잃은 후 가정폭력에 시달리다가 이혼, 작가로 홀로서기하는 혜완으로 등장했다. 임상수(영화아카데미 5기) 감독의 '처녀들의 저녁식사(Girls' Night Out, 1998)'에선 여자 친구들과 섹스에 대해 노골적인 대화를 즐기는 자유분방한  디자인회사 사장 역을 맡았다. 

 
2001년 TV에 컴백, SBS의 조선시대 여인들의 권력투쟁을 그린 '여인천하'에 정난정 역을 맡아 문정왕후 역의 전인화와 함께 SBS 연기대상을 공동으로 수상하게 된다. 2007년 MBC-TV의 '문희'에서 결혼에 성공했지만, 미혼모로 아이를 입양시킨 과거가 폭로되며 모성애로 고뇌하는 여인으로 분했다.


강수연씨는 모스크바영화제 심사위원(1991), 동경영화제 심사위원(1998),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심사위원(1991), 스크린쿼터 수호천사단 부단장(2000), 몬트리올영화제 심사위원(2007), 시드니영화제 심사위원(2013),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2016-17) , 스위스 프리부르영화제 심사위원(2017)을 맡았으며, 2015년 여성영화인모임의 올해의 여성영화인상을 수상했다.


넷플릭스가 제작한 연상호 감독의 SF영화 '정이(JUNG_E)'이 강수연씨의 유작이 됐다. 고인씨의 장례식은 김동호 전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을 위원장으로 영화인장으로 치러진다. 감독 이우석·임권택·정진영, 배우 김지미·박정자·박중훈·손숙·안성기 등이 고문을 맡았다. 고인의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2층 17호에 차려졌다. 조문은 8일부터 가능하고 발인은 11일이다. 



정이 Jung-E (2022)

주리 Jury (2013)

영화판 Ari Ari the Korean Cinema (2012)

달빛 길어올리기 Hanji (2011)

검은 땅의 소녀와 With a Girl of Black Soil (2007)

한반도 Hanbando (2006)

써클 The Circle (2003)

송어 Rainbow Trout | Song-o (1999)

처녀들의 저녁식사 Girls' Night Out (1998)

깊은 슬픔 Deep Sorrow (1997)

블랙잭 Blackjack (1997)

지독한 사랑 Their Last Love Affair (1996)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Go Alone Like Musso's Horn (1995)

장미의 나날 Days of Roses (1994)

그 여자, 그 남자 That Woman, That Man (1993)

웨스턴 애비뉴 Western Avenue (1993)

그대 안의 블루 The Blue in You (1992)

경마장 가는 길 The Road to the Racetrack (1991)

베를린 리포트 Berlin Report (1991)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 All That Falls Has Wings (1990)

그후로도 오랫동안 Long After That (1989)

아제아제 바라아제 Come Come Come Upward (1989)

업 Eob (1988)

미리 마리 우리 두리 Miri, Mari, Uri, Duri (1988)

연산군 King Yeonsan (1987)

미미와 철수의 청춘 스케치 Springtime of Mi-mi and Cheol-su (1987)

됴화 Dyohwa (1987)

씨받이 The Surrogate Woman | Sibaji (1987)

감자 Potato | Gamja (1987)

우리는 지금 제네바로 간다 Now, We're Going to Geneva (1987)

고래사냥 2 Whale Hunter 2 (1985)

깨소금과 옥떨매 Two Tomboys (1982)

하늘나라에서 온 편지 A Letter from Heaven (1979)

슬픔은 이제 그만 No More Sorrow (1978)

비둘기의 합창 Chorus of Doves (1978)

별 3형제 3 Stars (1977)


http://www.nyculturebeat.com/?mid=Film2&document_srl=38938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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