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기상청 사람들` 윤박, "한기준 역, 또 하나의 도전이었다

글쓴이: Fantasy45  |  등록일: 04.05.2022 09:30:33  |  조회수: 453
배우 윤박(34)이 JTBC 주말극 '기상청 사람들: 사내연애 잔혹사 편'(이하 '기상청 사람들')을 통해 재발견 됐다.
극 중 박민영(진하경)과 10년 사내연애를 하다 바람을 피우고 헤어진 지질한 전 남자 친구 한기준으로 분했다. 시청자들에게 응원이나 지지를 전혀 받을 수 없는 캐릭터였다. 처음엔 캐릭터의 사고방식과 삶의 태도가 이해되지 않아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고 원형 탈모까지 왔다는 윤박. 이를 이겨내고 드라마 완주에 성공한 윤박은 "도전거리를 완수한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종영 소감은.

"6개월 동안 열심히 찍었고 방송 언제 하나 기다렸는데 종영한다니 느낌이 좀 이상하다. 촬영했던 순간들이 떠오른다. 시청자분들께서도 드라마를 많이 좋아해 주셔서 오랜만에 행복했던 그런 시간이었다. 감사하다."

-결말에 대한 만족감은.

"한기준과 유진이의 관계가 행복하게 마무리되기 때문에 좋았던 것 같다. 그리고 기준이가 임신과 출산을 계기로 가정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으로 변화하게 된다. 예전엔 밖으로 나갔다면 이젠 가정을 지키기 위해 안을 볼 줄 아는 사람이 된 것 같아 엔딩이 마음에 든다."

-한기준이라는 캐릭터를 이해하고자 어떤 노력을 했나.

"사실 대본을 받았을 때 이 사람의 행동과 사고방식이 이해되지 않아서 힘들었다. 그런데 주변 사람들이 '주위에 이런 사람들 진짜 많다'라고 그러더라. 주변에 한기준 같은 생각으로 행동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너와 같지 않다고 해서 스트레스받을 필요는 없다고 했다. 네가 연기해서 그렇게 나쁘게 보이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다른 캐릭터 하듯 편하게 연구하고 연기하면 생각보다 괜찮을 거라고 조언을 해주곤 했다. 그래서 최대한 인간관계에 초점을 맞추려고 했다. 하경이를 대할 때, 유진이를 대할 때, 시우를 대할 때 그 자체의 인간관계에 집중하다 보니 기준이를 표현하는데 조금은 수월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유연하게 내버려뒀던 것들이 기준이를 표현하는데 도움이 된 것 같다."

-'기상청 사람들'에 출연하게 된 계기는.

"감독님이 거절해도 좋으니 편하게 미팅하자고 해서 거절하려고 갔는데 감독님께서 '네 본체가 가지고 있는 그런 것들이 있기 때문에 한기준과 네가 만나면 남들이 봤을 때 나쁜 기준이가 조금은 상쇄가 될 것 같다'라고 했다. 너무 나쁘게 보이면 시청자 입장에서 거부감이 들 수 있지만 네가 하면 완화시킬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해서 그 말에 설득이 됐다. 내겐 또 하나의 도전이었다. 캐릭터를 표현하는 데 있어 시청자분들이 그렇게 봐주면 스스로에게 자신감과 용기가 될 것 같아 도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준이가 사랑받지 못하는 캐릭터가 된다면 엄청 후회했을 것이다. 스스로에 대한 도전거리를 던졌는데 그나마 잘 도전거리를 완수한 것 같다."

-이 작품을 통해 성장했다고 느낀 점은.

"현장에 갔을 때 예전보다 좀 더 편안하게 즐기려고 하는 것 같다. 좀 더 카메라와 친해지고 싶고 연기를 더 잘하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 아무래도 감독님이나 주변 배우들이 잘 다독여준 것 같다. 다음 작품이 또 기대가 된다. 이번 작품을 통해 뭔가 쌓이지 않았을까."

-국내에서 처음으로 시도한 기상청 배경의 드라마였다.

"기준이는 기상청 대변인실 소속이다 보니 전문적이지는 않았다. 기준이 자체가 남들에게 보여주는 걸 중요시 생각하고 대변인이라는 역할 자체가 기준이의 성격에 딱 맞는 역할이라 조금 더 멋있어 보이기 위해 노력했다. 기상청의 얼굴이니까 그 점에 포커스를 맞췄다."

-기상청 배경의 드라마를 한 후 가장 달라진 점은.

"예보 하나를 내보내기 위해 치열한 의견들이 왔다 갔다 하더라. 시민들은 그게 뭐가 중요할까 생각하지만 그런 거 하나에 움직이는 인력과 소모되는 비용이 달랐다. (기상청이) 정말 대단한 곳이라고 느꼈다. 아버지와 밥을 먹는데 뉴스에서 날씨가 나오더라. 아버지께 '저거 한 줄 내려고 기상청 사람들이 얼마나 고생하는 줄 아느냐'라고 했다. 이게 좀 더 알려지면 좋을 텐데란 생각이 든다. 날씨는 사람만큼 예측하기 어려운 것 같다. 한 시민으로서 날씨가 좀 안 맞는 것에 대해 보다 관대해졌다."

-헤어진 후 지질한 모습이 많아 현실적이었다는 의견이 많았다.

"근데 진짜 공감이 하나도 안 됐다. 그래서 이런 행동들이 대본에 나왔을 때 감독님과 대화를 나누면서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의논을 많이 했다. 개인적으로는 그런데 드라마 라인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현실에도 있을 법한 일이고 작가님이 그래서 써준 것이니 신 자체를 가볍게 만들려고 했다. 남들이 봤을 때는 '왜 저래?' 그럴 수 있지만 무겁게 가지고 가면 반감이 더 커질 것 같아 그렇게 표현한 것이었다."

-연기하면서 '기준아 진짜 왜 그러냐' 싶었던 부분이 있나.

"사실 1화부터 그랬다. 아니 헤어졌으면 헤어진 거지 돈을 나누자고 하고 집 명의도 그렇고. 자기가 위자료 식으로 주기로 했는데 나누자고 하는 게 말이 되나. 그 부분들이 드라마 초반에 나와서 드라마에 탄력을 준 것 같다. 첫 부분부터 '너 왜 그러냐'의 시작이었다. 근데 시청자분들이 그 부분을 좋아해 준 것 같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유진이랑 신혼인데 맨날 싸우지 않나. 내가 생각하는 결혼상과는 많이 달랐다. 아내한테 그러지 좀 말라는 마음을 끝까지 달고 살았다."

-최악의 지질 포인트를 꼽는다면.

"여러 군데가 있지만 미행하는 장면이 최고이지 않나 싶다. 자신의 생각이 맞다는 걸 증거로 남기고 그걸 남들에게 알리기 위해서 하경, 시우의 데이트를 미행하는데 미행은 진짜 구차하고 별로였다. 지질함의 10점 만점 중 7점을 주고 싶다. 나머지 3점은 방송이 끝나고 이들의 미래가 또 있지 않겠나. 훗날 그 3점을 채울 것 같다.(웃음)"

-실제로 연애하다 이별하면 어떤 편인가.

"이별 후 혼자 끙끙 앓는 것 같다. 잘 잊지 못하면서도 잘 잊는 것 같고."

-시청자들의 반응 중 기억에 남는 반응이 있다면.

"방송을 하면 댓글을 챙겨 보는 편이다. 요즘 기사엔 댓글이 없지만 동영상엔 댓글이 달리지 않나. 그걸 보면서 즐거웠다. 뭐니 뭐니 해도 악플이든 뭐든 무플이 제일 속상하다. 조회 수도 적고 댓글도 없고 그러면 연기를 잘했든 못했든 속상한데 이번엔 댓글이 많이 달려 좋았다."

-인생캐릭터라는 평가에 대한 자신의 생각은.

"그것만큼 배우에게 감사한 표현은 없는 것 같다. 사실 기준이 캐릭터가 이렇게까지 초반에 파급력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는데 감독님과 같이 했던 배우들이 잘 만들어줘서 한기준이라는 캐릭터가 잘 보이지 않았나 싶다. 앞으로도 계속 인생캐릭터를 경신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

-한기준과의 싱크로율은.

"사실 나 역시 남들 앞에 보이는 걸 중요시 생각하는 사람인 것 같다. 착한 사람 콤플렉스도 있는 것 같다. 남들에게 피해 끼치면 안 되기 때문에 스스로 통제하는 것 같다. 그 점은 한기준과 비슷한데 사람 대하는 측면에서는 나와 정반대라고 생각해서 싱크로율은 50% 정도라고 하겠다."

-파트너 박민영, 유라와의 연기 합은 어땠나.

"민영 누나랑 죽이 잘 맞았다. 오히려 리허설할 때 합이 너무 잘 맞아서 촬영 들어갔을 때 그때의 감정과 공기, 기온이 덜 느껴졌던 것 같다. 그래서 우린 연습하지 말고 바로 부딪치자고 했다. 서로 즐겁고 촬영했다. 누나가 장난기도 있어서 사적으로도 편하게 지냈다. 유라 같은 경우 예전에 드라마 '라디오 로맨스'란 작품을 같이 했는데 그땐 붙는 장면이 한 신 정도였다. 이번이 처음이라고 봐도 무관하다. 작품 들어가기 전에 연기 선생님께 1, 2회 정도 수업을 받고 작품에 들어가곤 한다. 공교롭게도 유라와 같은 연기 선생님이라서 대본을 받았을 때 선생님과 함께 수업을 받은 적이 있다. 정말 열심히 준비하더라. 아이돌 출신 연기 논란 그런 편견을 없애려고 하는지 정말 열심히 했다. 감정적인 부분에서도 잘 소화를 하더라."

-자신의 현 상황을 날씨로 표현한다면.

"여름에 장맛비가 내리고 무더위가 오지 않나. 날씨로 표현하면 소나기인 것 같다. 비가 내리고 그치길 반복하는 상태인 것 같다. 10년, 15년 뒤엔 소나기가 끝나고 밝은 햇빛이 오지 않을까. 안정적이었으면 좋겠는데 아직은 좀 먼 것 같다.

-30대 중반 목표가 결혼이라고 했었다.

"30대 중반이 지나 후반으로 달려가는 시점인데 목표 달성이 쉽지 않더라. 근데 진짜 결혼을 하고 싶다."

-요즘 근황은.

"주식과 코인 어플을 안 켠 지 진짜 오래됐다. 속상해서 안 보는 게 아니라 삶에서 멀어진 것 같다. 관망 중이다. 이번에 전세계약이 11월에 끝난다. 그새 집값이 많이 올라 연장 계약을 해야 할지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야 할지 고민이다."

-차기작 계획은.

"지금도 대본을 보고 있는데 지금까지 하지 않았던 모습들을 보여드리고 싶어서 전에 하지 않았던 결의 캐릭터를 찾아보고 있다. 선정 기준도 마찬가지다. 도전하고 싶다. 물론 내가 잘하는 캐릭터가 있겠지만, 그것만 해서 칭찬받을 수 있겠지만 조금 못하고 질타를 받더라도 도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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