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현 작가 "'미생' 울며불며 봐참 잘 만들어"

글쓴이: 케세라세라  |  등록일: 02.02.2015 13:33:34  |  조회수: 3235
내년 SBS 50부작 주말 드라마로 컴백

"드라마는 장난 아니야…인간의 얘기 써야"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드라마라는 건 사람을 순화시키고 정화시키는 기능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인간의 얘기를 쓰면서. 그래야 하는 것 아닌가요? 그런 점에서 작년에 '유나의 거리'와 '미생'을 아주 잘 봤어요."

수화기 너머 들려오는 노(老) 작가의 목소리는 흔들림없이 카랑카랑했다. 그리고 그 목소리에 실려오는 생각은 젊었다.

한국 드라마계의 대모 김수현(72) 작가는 2일 제주도에서 전화를 받았다.



2009년 명예 제주도민으로 위촉된 이래 서울과 제주도를 오가며 생활하는 김 작가는 "올해는 작품 계획이 없어 제주도에서 많이 지내고 있다. 운동하면서 건강하게 잘 지낸다"고 말했다.

드라마 시청률은 갈수록 양극화하고, 그런 와중에 비슷한 '스펙'을 갖춘 '막장 드라마'가 아침저녁으로 범람하는 상황에서 이 백전노장 드라마 작가는 어떤 마음으로 TV를 보고 있을지 궁금해 전화를 걸었던 터였다.

시원시원한 어법의 김 작가는 '막장 드라마' 얘기가 나오자 "거기에 대해서는 더는 할 말이 없다. 내가 진작에 (이런 거 안보고) 은퇴했어야 했는데…"라며 말을 아꼈다.

그간 막장 드라마의 폐해에 대해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 지적한 터라 '더는' 할 말이 없다고 선을 그은 그는 "더 말해봤자 욕이나 먹을 것"이라며 껄껄 웃었다.

대신 그는 "'유나의 거리'와 '미생'을 아주 잘 봤다. '유나의 거리'는 내 홈페이지를 통해 두어 차례 언급했는데 곧바로 또 '미생'을 이야기하는 게 좀 그래서 '미생'은 거론하지 않았는데 참 잘봤다"고 말했다.

'미생'은 주로 30~40대 직장인이 열광한 드라마였다. 사회적 신드롬을 일으키며 지금도 후폭풍이 강하지만 70대 작가가 애청했다는 경험담은 무척 신선하게 다가왔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세 번 결혼하는 여자' '무자식 상팔자' '천일의 약속' '인생은 아름다워' 등 그가 최근 4년간 선보인 작품을 보면 작가의 마음과 필력의 나이가 얼마나 젊은지 확인할 수 있다. 그가 드라마에서 그리는 젊은이들의 모습은 여느 젊은 작가의 그것을 무색하게 만든다.

김 작가는 "'미생'을 울며불며 봤다. 애들이 너무 가여웠고 안쓰러웠다. 난 그 드라마를 재미로 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직장인만 공감하란 법 있나요. 자식 가진 사람들도 다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잖아요. 먹고 사는 게 정말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줬잖아요. 인물들 모두 다 현실에 있음직한 사람들이었고요. 배우들은 더 이상 최선을 다할 수 있을까 싶게 참 잘했어요."

두 팔 벌린 극찬이었다.

"쉬고 있을 때는 거의 모든 드라마를 1~2회는 다 챙겨봐요. 그러고서 마음에 들면 계속 따라가죠. 막장 드라마가 넘쳐나는 것을 보면 회의를 느끼다가도 '미생' 같은 거 보면 희망이 있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앞서 김 작가는 지난해 6월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시청률이 하늘을 찔러도 황당한 이야기는 안 보게 되고 음모, 술수, 잔꾀는 불쾌해서 못 보는 괴팍한 사람이라, 멈추고 볼만한, 기다려서 보는 드라마를 그리 자주 만나지는 못한다"면서 '유나의 거리'의 김운경(61) 작가에 대해 "따뜻한 마음과 시각이 진정으로 부럽다. 동업자인 것이 자랑스럽기까지 하다"고 밝혔다.



또 이어 11월에는 "'유나의 거리'는 어젯밤 끝났네요. 타락 안 하고 초지일관한 김운경 작가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하하하"라고 찬사를 보냈다.

김 작가는 "'유나의 거리'에 나오는 사람들은 정말 찌질하고 거짓말도 잘한다. 하지만 그런 그들이 사람으로 보인다. 참 귀엽지 않나"라고 말했다.

지난해 3월 화제 속에 막을 내린 SBS TV '세 번 결혼하는 여자' 이후 쉰다는 그는 2015년 초 SBS 50부작 주말드라마를 통해 컴백할 예정이다.

"아무것도 아닌 얘기를 쓸 겁니다. 물 같은 얘기를 쓸 거에요. 보다가 고요히 잠들 수 있는 그런 드라마를 쓰려고 합니다. 시청률은 모르겠어요. 시청률과 작품성은 항상 같이 가는 게 아니더라고요. SBS에다가는 1.2% 나올 수도 있다고 했어요. 하하."

종편채널에서 방송한 '무자식 상팔자'도 시청률 10%를 넘긴 작가의 말이니 '물론' 농이다.

김 작가는 "요즘 작가들이 죽을 힘을 다해도 시청률 10%를 넘기기 어려워졌더라. 하지만 그렇다고 드라마가 장난도 아니고, 인간의 얘기를 그려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하반기에 신작 집필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DISCLAIMERS: 이 글은 개인회원이 직접 작성한 글로 내용에 대한 모든 책임은 작성자에게 있으며, 이 내용을 본 후 결정한 판단에 대한 책임은 게시물을 본 이용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라디오코리아는 이 글에 대한 내용을 보증하지 않으며, 이 정보를 사용하여 발생하는 결과에 대하여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습니다. 라디오코리아의 모든 게시물에 대해 게시자 동의없이 게시물의 전부 또는 일부를 수정 · 복제 · 배포 · 전송 등의 행위는 게시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으로 원칙적으로 금합니다. 이를 무시하고 무단으로 수정 · 복제 · 배포 · 전송하는 경우 저작재산권 침해의 이유로 법적조치를 통해 민, 형사상의 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This article is written by an individual, and the author is full responsible for its content. The viewer / reader is responsible for the judgments made after viewing the contents. Radio Korea does not endorse the contents of the articles and assumes no responsibility for the consequences of using the information. In principle, all posts in Radio Korea are prohibited from modifying, copying, distributing, and transmitting all or part of the posts without the consent of the publisher. Any modification, duplication, distribution, or transmission without prior permission can subject you to civil and criminal liabili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