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강화 논란`에 故박종철 열사단체 "역사왜곡 의도 명백하다"

글쓴이: Minus B  |  등록일: 12.21.2021 09:58:28  |  조회수: 353
고(故) 박종철 열사 관련단체가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인 JTBC 드라마 '설강화'에 대해 "명백한 역사왜곡 의도를 지닌 드라마"라고 비판했다.

지난 20일 방송된 MBC 표준FM '표창원의 뉴스하이킥'에는 이현주 민주열사박종철기념사업회 사무국장이 전화 인터뷰를 통해 '설강화'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민주열사박종철기념사업회는 민주화운동을 하다 21세 나이로 세상을 떠난 서울대학교 언어학과 학생 박종철 열사를 기리고 고인의 민주화 정신을 계승하며 국가폭력에 저항하는 이들을 지지하는 사업을 전개하는 사단법인이다.

박종철 열사는 '설강화'가 시대적 배경으로 삼은 1987년 남영동 치안본부 대공수사2단에서 취조 및 고문을 받다 숨졌다. 당시 치안본부는 "탁하고 책상을 치니 억하고 죽었다"며 박종철 열사가 단순 쇼크사로 사망했다고 발표했지만 추후 고문치사 사건이 조작 및 은폐됐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대대적인 시민항쟁의 발단이 됐다.

이현주 사무국장은 해당 방송에서 "드라마를 보면서 우려가 기우이길 바랐는데, 역사적으로 너무나 무책임하고 명백한 왜곡 의도를 지닌 드라마"라고 말했다.

이어 "1980년대 안기부(국가안전기획부)는 민주화운동과 관련 없는 사람들도 잡아다 고문해 간첩으로 조작했을 정도로 공포스러운 기관이었다"며 "드라마가 역사적 고증과 진실을 바탕으로 하지 않는다면 또 다른 가해자의 편을 들어서 피해자들에 고통을 주는 드라마로 만들어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 사무국장은 "안기부 팀장(안기부 대공수사1국 팀장 이강무 역, 배우 장승조가 연기하는 캐릭터)이 등장하는 서사가 굉장히 황당했다"며 "외국에서 대동강1호라는 간첩을 쫓을 때 동료가 희생당하면서 간첩을 쫓는 팀장이 어떤 희생자로 정의된다. 안기부 직원을 희생자로 정의하는 건 안기부에 대한 새로운 정체성"이라고 말했다.

또 북한에 돈을 주며 야당후보 자문위원을 북으로 납치해 북풍을 조작하는 당시 권력자들의 거래가 나오는 장면에 대해 "정의를 추구하는 안기부 직원은 이런 부조리한 현실, 국가권력과 언론 또는 국민들로부터 진실을 외면받는 피해자가 돼 결국 혼자 진실을 꿰뚫고 정의를 구현하는 존재로 미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JTBC 측은 자신들이 핵심적으로 추구하는 가치가 콘텐트 창작의 자유와 제작 독립성이라며 거센 '설강화' 방영 중지 청원에도 방영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이 사무국장은 "'설강화' 배경이 어떤 가상의 세계가 아니다. 드라마 처음 시작할 때 철저하게 여기는 사건 배경 모든 것들이 실제와 관련 없다는 자막이 나오더라"라며 "국가가 국민을 향해 폭력을 휘두르고 국민의 삶을 파괴한 정권에는 가해자가 있고 피해자가 여전히 있다. 이러한 역사를 다룰 때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이 더한 무게를 가지고 봐야 한다. 철저하게 진실에 기반되지 않고선 그것을 가상으로라도 배경을 써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지난 18일 첫 방송 이후 논란이 거듭되고 있는 '설강화'는 21일 현재 방영을 중지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에서 30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은 상태다. 또 대다수 브랜드들이 뒤늦게 역사왜곡 논란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제작지원 혹은 광고 송출, 협찬을 줄줄이 취소 및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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