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문 의혹’을 전면 부인했던 오달수가 태도를 바꿨다. “피해자에게 사과한다”며 잘못을 인정한 것. 하지만 그의 사과문이 오히려 대중의 화를 키웠다.
오달수는 몇 차례 불거진 성추행 의혹에 대해 열흘 가량 침묵했다. 뒤늦게 그는 “결코 사실이 아니다”고 호소했다. 오히려 법적 대응까지 시사했던 그다.
결국 한 연극배우가 이름과 얼굴까지 공개하고 나선 뒤에야 오달수는 입장을 달리했다. 장고 끝에 발표한 사과문에는 “솔직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서도 “어떤 비난이라도 감수하겠다. 잘못했다”고 적었다.
피해자 A 씨와 엄지영 씨에게 “죄송하다”고도 했다.
하지만 그의 사과문에 많은 이들이 고개를 갸웃했다. 피해자 A 씨를 향해 “나는 이미 덫에 걸린 짐승처럼 팔도 잘렸고, 다리도 잘렸고, 정신도 많이 피폐해졌다”고 토로했다.
이를 감당하겠다는 오달수는 “25년 전 잠시나마 연애 감정이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엄지영 씨의 폭로에는 “가슴이 아프고 답답하다”며 “마음 풀어주고 건강하라”고 말했다.
오달수는 익명으로 알려진 ‘미투 운동’(#Me Too, 나도 당했다)을 없는 일로 치부했다. 뒤늦게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진정한 사과의 의미도 잊은 듯하다. 오랜 시간 생각을 더듬어 봐도 ‘없는 일’이라고 말했는가 하면, 피해자의 상처를 두고 ‘잠시나마 품었던 연애 감정’으로 포장했다.
오달수는 피해자의 마음을 헤아리기 전에 제 상처부터 알리려 했다. ‘행운과 명성이 한순간에 왔다 간다’는 말로 피해자의 주장을 흠집 내기 수준으로 여기는 속내가 드러났다.
잘못을 인정하지 못한, 의미조차 모호한 그의 글은 사과문이 아닌 변명문에 가까웠다. 피해자가 누구인지조차 헷갈리게 하는 그의 태도가 아쉬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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