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1997'의 주인공 윤윤제 역할이 서인국이 아닌 이민기가 될 뻔했다.
20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 9회 이데일리 전략포럼(ESF)에서 신원호 PD는 ‘기회의 디지털로드:정주행VS역주행’이라는 주제로 강연에 참석했다.
그는 지난 2012년 방송된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7’을 언급하며 “처음엔 ‘응답하라 1997’ 주인공을 이민기가 했으면 했다. 부산 출신이고 그때까지 멜로를 제대로 보여준 적이 없어 파급력이 있겠다 싶었다. 극중 이름을 ‘윤제’가 아닌 ‘민기’로 대본을 쓴 적도 있다”며 “하지만 용기가 없어 전화도 못했다”고 말했다.
당시 ‘응답하라 1997’은 예능 출신 신원호 PD의 첫 드라마 작품이었다. 그는 큰 성공을 거둔 뒤 ‘응답하라 1994’, ‘응답하라 1988’ 등 응답하라 시리즈 신드롬을 일으키며 승승장구했다.
신 PD는 “예능 PD 시절 배우 측에 전화하면 ‘예능 안 합니다’하고 전화를 끊었다. 상처를 많이 받았다. 이제 드라마를 하니까 당당히 전화했더니 ‘케이블 드라마는 안 합니다’라고 하더라. 쭉 거절 당했다”고 회상했다.
한 주연급 배우에게 시놉시스를 제안하고 기다렸지만 그는 갑자기 회의감이 들었다고. 신 PD는 “처음 경험하는 분야라 남의 말만 듣고 있단 생각이 들었다”며 조연 오디션을 볼 당시 기대 이상으로 대사를 소화해준 서인국과 정은지를 떠올렸다. 신 PD는 “당시 에이핑크도 잘 몰랐다. 멤버가 8명이라 ‘에이트핑크’인줄 알았다”고 말했다. 신 PD와 이우정 작가는 1주일 동안 고심에 고심을 거듭, 서인국과 정은지를 주인공으로 확정했다고 전했다.
신 PD는 “두 사람이 잘해줬다. 덕분에 ‘응답하라 1997’이 성공했고, 이후 ‘응답하라 1994’, ‘응답하라 1988’, 김은숙 작가의 ‘도깨비’까지 있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여러모로 고마운 친구들”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KBS 예능국 출신인 신원호 PD는 2011년 CJ E&M으로 이적한 후 '응답하라' 시리즈를 연출해 스타 PD로 떠올랐다. 지난 1월 종영한 tvN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도 큰 인기를 얻으며 흥행 신화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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