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때문에 마감날짜 놓칠뻔한 베스트셀러 작가

글쓴이: coreaRunner  |  등록일: 03.13.2019 09:23:47  |  조회수: 725
[소설 '피와 뼈의 아이들' 작가 토미 아데예미]
그 누구도 흑인을 신성한 캐릭터로 그린 적 없어, '아프리카판 해리포터'로 불리며 美 베스트셀러…


첫 소설이 전 세계 31개 언어로 번역된 토미 아데예미는 "어느 나라를 가도 BTS 팬들이 '나도 아미'라면서 나한테 선물을 준다"면서 "BTS에겐 전 세계에 사랑을 전파하는 놀라운 능력이 있다"고 했다. /Larry D. Moore

해리포터가 백인 소년이 아니라 흑인 소녀였다면? 미국 신예 작가 토미 아데예미(25)의 소설 '피와 뼈의 아이들'(다섯수레)은 '아프리카판 해리포터'라 불린다. 서아프리카 신화를 기반으로 쓴 소설은 검은 피부와 하얀 머리칼을 가진 소녀 '제일리'가 마법의 힘으로 차별과 폭력을 이겨내는 모험기를 그렸다. 책은 43주 연속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스티븐 킹과 '나쁜 페미니스트'를 쓴 록산 게이 등 유명 작가들의 추천을 받았다.

'제2의 조앤 롤링'으로 불리며 신작 작업이 한창인 아데예미에게 요즘 한 가지 걸림돌이 생겼다. 다름 아닌 방탄소년단(BTS)의 뮤직비디오. 최근 한국 출간을 기념해 이메일로 만난 그는 "BTS 뮤직비디오를 무한 반복하다가 마감 시간을 놓칠 뻔했다"며 한탄했다. 아데예미는 소설 못지않게 BTS와 한국에 관한 질문에 열정적이었다. "미국 LA 공연에서 제이홉이 저한테 윙크를 해줬어요. 태어나서 그때처럼 크게 소리를 질렀던 적이 없었죠!"

미국 유명 토크쇼인 엘렌 쇼에서 BTS 무대를 보고 '아미(BTS 팬클럽)'가 됐다고 한다. "믿을 수 없을 만큼 정확한 군무와 가슴 뛰는 사운드에 빠졌어요. 엄청난 실력 뒤에 숨겨진 인간적인 면들을 보고 또 한 번 반했죠." 그는 방탄소년단의 성공 요인으로 한국 아이돌의 혹독한 훈련 시스템과 진정성을 꼽았다. "적극적으로 음악 작업에 참여하면서 노래에 자신들을 쏟아부은 느낌이에요. BTS를 보면서 더 열심히 일해야겠다는 자극을 받아요." 방탄소년단 공연을 보기 위해 한국에도 온 적이 있다는 그는 "언젠가 K팝 노래의 안무를 만들고 뮤직비디오를 찍는 게 꿈"이라고 했다.

이야기는 미국 대중문화 속의 인종 다양성에 관한 주제로 이어졌다. 나이지리아계 미국인인 그는 "우리는 다양한 배경을 가진 예술가들이 환영받는 새로운 황금기에 들어서고 있다"면서 "지난주에도 10대 독자들과 BTS와 세븐틴에 대해 얘기했다"고 했다. "수십 년 동안 미국 엔터테인먼트 사업에선 백인들의 이야기만이 잘 팔릴 거라 예상해왔어요. 하지만 그게 틀렸다고 증명하는 사례들이 점점 나타나는 거죠."


베스트셀러가 된 그의 소설도 서아프리카 가상의 왕국을 배경으로 한다. 마법의 힘을 빼앗기고 학살까지 당해야 했던 마자이 부족은 어느 날 나타난 신비로운 성물들을 통해 잃어버렸던 마법을 되찾으려 한다. 흰 머리칼을 가진 마자이 부족의 수난은 현실 속 인종차별과 닮아 있다. 하버드대 영문과에 재학 중이던 아데예미는 브라질의 한 기념품 가게에서 아프리카의 정령 '오리샤'를 발견하고 소설을 떠올렸다. "그때 깨달았죠. 지금까지 누구도 흑인을 신성하거나 마법의 힘을 가진 캐릭터로 묘사한 적이 없었구나."

그때부터 아프리카 신화를 연구하며 소설을 써나갔다. "나이지리아의 유산으로 제 소설의 지도를 그렸어요. 가족들의 이름을 따서 소설 속 도시, 산과 바다의 이름을 짓고 부족의 언어로 마법 주문을 만들었죠. 겔레(아프리카 여성들의 머리 장식)나 아프리카에서 먹는 구운 바나나 요리도 집어넣고요."

아데예미는 "평생 열렬히 책을 읽었지만 유색 인종이 중요 인물로 등장하는 소설을 찾아보기 어려웠다"면서 "심지어 어렸을 때 내가 쓴 소설조차 백인이 주인공이었다"고 했다. "저처럼 판타지 소설을 좋아하는 아이들에게 자신과 비슷한 주인공들을 만날 수 있게 해주고 싶었어요. 모든 책은 우리 주변을 둘러싼 세계의 진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백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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