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살의 신'에 또 한 번 출연하는 배우 송일국이 2년 전과 달라진 점을 꼽았다.
송일국은 19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 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진행된 연극 '대학살의 신' 프레스콜에서 "2017년 공연이 끝나자마자 아내를 따라 해외연수를 1년 조금 넘게 갔다왔다"고 말문을 열었다.
송일국은 "프랑스 파리에서 있었는데, 1년 간 24시간 아내와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며 느낀 것들이 있다. 어려운 순간, 행복한 순간이 많았는데 이 연극을 다시 접할 때 다르게 느껴지더라. (극중) 아내와 싸울 때 확 와닿았다. 전에는 안 와닿았는데 그런 시간이 연극을 해석하는데 도움이 됐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1년간의 공백기가 단점이 될 수 있지만 가족과 겪은 시간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표현하는데 여유롭게 느끼지 않을까 한다"고 덧붙였다.
그런가 하면 "2017년에 제의받을 때 당연히 알렝인 줄알았는데 미셸이어서 깜짝 놀랐다. 그런 점에서 연출이 대단하다. 연출이 제일 어리고 막내인데 내게 없는 걸 끄집어내는 능력이 탁월하다. 처음 연습할 때 사극톤으로 했다. 선배가 '안중근처럼 하지 말라'고 했다. 연습하면서 선배들을 그나마 많이 쫓아온 것 같다. 그때는 소리만 쳤다면 이번에는 디테일을 찾으려고 한다"며 차이점을 말했다.
송일국은 2년 만에 무대에 올랐다. 2017년 공연 이후 프랑스에서 1년여의 시간을 보냈다. 송일국은 자수성가한 생활용품 도매상으로 확고한 신념을 지닌 아내를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공처가 이자 중립을 지키는 평화주의자 미셸 역을 맡았다.
2017년에 이어 2년 만에 돌아온 연극 '대학살의 신'은 지식인의 허상을 유쾌하고 통렬하게 꼬집는 작가 야스미나 레자의 작품이다.
11살 두 소년이 놀이터에서 싸우다 한 아이의 앞니 두 개가 부러진 것을 계기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때린 소년의 부모인 알렝과 아네뜨가 맞은 소년의 부모인 미셸과 베로니끄를 찾아온다. 자녀들의 문제를 원만하게 해결하기 위해 고상하고 예의 바르게 시작했던 이들의 만남은 대화를 거듭할수록 유치찬란한 설전으로 바뀌고, 진흙탕 싸움으로 치닫는다. 끊임없이 타인의 시선에 맞추어 살고 있는 우리의 민낯 그리고 교양이라는 가면 속에 가려져 있었던 인간 근본의 가식, 위선, 유치, 치사, 허상을 풍자한다.
남경주, 최정원, 이지하, 송일국이 출연한다. 연극 '레드'의 연출이자, 뮤지컬 '원스', '시카고', 연극 '피카소의 여인들' 등의 김태훈 연출이 지휘한다. 3월 24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한다.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신시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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