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PD수첩’이 ‘갓물주’ 연예인들의 건물 재테크 비법을 공개해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서민들에게는 한없이 높던 은행 대출 문턱은 VIP 연예인 고객에게는 “제발 우리 돈 좀 가져다 쓰세요” 수준으로 펑펑 공급됐으며, 다수의 연예인들이 법인명의의 건물 매입으로 세금을 줄이는 등 비슷비슷한 건물 재테크 사례가 쏟아져 눈길을 끌었다. 놀라운 건 이 모든 것이 제도의 허점을 이용한 합법이라는 부분.
평범한 월급쟁이들이 보기에는 너무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그들만의 리그’가 수십, 수백억 건물주들의 세계에서 매일 펼쳐지고 있었던 셈이다.
‘PD수첩’은 21일 ‘연예인과 갓물주’편에서 연예인 건물주들의 현황을 살펴보기 위해 한국 탐사 저널리즘 센터 데이터 팀과 함께 언론에 보도된 기사를 토대로 유명인 소유의 건물을 전수조사했는데, 그 결과 지난 5년간 총 55명의 연예인이 63채의 건물을 매입한 것으로 밝혀졌다. 매매가 기준 그 액수는 무려 4700억 원에 달했다.
이들이 수십, 수백억 대의 건물주가 될 수 있었던 방법은 바로 ‘대출’에 있었다. 몇몇 연예인의 경우 매매가 대비 대출액이 눈에 띄게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중에는 매매가의 86%가 대출액인 경우도 있었다. 정부의 대출 규제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이렇게 대출을 많이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이들이 고액연봉의 VIP 고객이었기 때문.
이들 유명 연예인들은 고액의 은행 대출을 이용해 건물을 매입한 후, 4~5년 안에 되팔아 시세 차익을 얻는 방식을 이용하고 있었다. 방송에 따르면 배우 공효진은 37억 원에 인수한 빌딩의 매매가 중 26억 원을 은행 대출로 충당했다. 자기 자본은 약 8억원, 이후 4년 뒤 60억 원에 해당 건물을 팔아 23억 원의 차익을 남겼다.
권상우의 등촌동 빌딩 매매가는 280억 원이었는데, 이 중 대출이 무려 총 구매금액의 86%인 240억 원이었다. 이같은 대출에 대해 은행 직원은 “권상우씨의 신용등급은 1등급으로 VIP다”라고 말했다.
여기에 또 하나 사용되는 방법이 바로 개인이 아닌 법인 명의의 건물 매입이다. 이들 법인 주소는 대부분 경기도였다.
방송에 출연한 부동산 전문가는 “단기간 시세차익을 노리고 건물을 되파는 게 목적인 사람들은 법인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법인을 통해 건물을 매입한 스타는 이병헌, 송승헌, 권상우, 김태희 등 여러 명이었다.
‘PD 수첩’ 측은 배우 송승헌 소유 건물에 대해 “소득이 4억이 되게 되면 개인의 임대소득세는 1억 4800만 원이지만 법인은 6600 만 원이다. 약 2배 차이인 셈”이라며 법인을 이용할 경우 임대소득세도 절약할 수 있는 것. 송승헌 측은 “세무사와 법무사의 조언으로 법인을 이용해 건물을 매입했다”고 말했다.
이병헌은 어머니 명의로 된 법인을 통해 건물을 매입했는데, 법인 주소지에는 아무도 없고 해당 법인은 부동산관리업을 하는 법인으로 되어 있기도 했다.
김태희도 서울 강남역에 위치한 빌딩을 언니가 이사인 법인명으로 매입했다. 이 법인 역시 주소지를 찾아가 본 결과 다른 법인이 입주해 있었다.
전문가는 “이들이 서울에 법인을 설립하지 않은 이유는 취득세 중과를 피하기 위해서다. 법인이 서울에 위치할 경우 약 2배 가량의 취득세가 부과된다”면서 “구입한 건물이 서울에 위치해 있더라도 법인 사무실이 경기도에 있을 경우 취득세 중과 적용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방송이 나간 뒤 인터넷에는 반향이 이어졌다.
방송에는 이름이 알려진 연예인들만 나왔지만, 실제로는 많은 자산가들이 높은 신용등급으로 대출을 받고, 법인 명의로 건물을 매입하는 수법으로 수익과 절세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으며 부동산투자로 돈을 버는 일을 지속적으로 해왔기 때문.
네티즌들은 “PD수첩을 보고 나니 삶이 허망하다. 유령법인 만들어 건물매매가 80% 은행대출 받고, 건물 값 오르면 되팔아서 수익내고... 참 나 원” “세상에 연예인 걱정은 하는 게 아니라더니. 갓물주 연예인들 기가 막히네. 쟤네들은 어떤 나라에 살고 있는 건지?”라는 반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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