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정국, 美 견제 뚫고 빌보드 1위어떻게 가능했나

글쓴이: Pinter  |  등록일: 07.25.2023 09:25:30  |  조회수: 1026
그룹 방탄소년단(BTS) 멤버 정국이 미국 빌보드 정상에 올랐다.

7월 24일(현지시간) 미국 빌보드에 따르면 14일 발매된 정국 솔로 디지털 싱글 'Seven'(세븐)은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인 '핫 100' 최신 차트(7월 29일 자)에 1위로 진입했다.

방탄소년단 소속사 빅히트 뮤직 측은 공식 SNS에 "방탄소년단 정국의 음악에 보내주시는 무한한 관심과 사랑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라는 글을 게재했다.

전 세계 음악 팬들은 SNS상에서 '#SevenNo1Hot100', '#JungkookNo1onHot100' 등 해시태그가 포함된 글로 정국의 1위를 축하했다.

▲ 국내외 차트 1위 싹쓸이, 반박 불가 '글로벌 팝스타'

'핫 100'은 스트리밍 수치와 라디오 방송 횟수, 음원 판매량(다운로드와 CD)을 합산해 순위를 매기는 차트다. 앨범 판매량 등을 토대로 산정되는 '빌보드 200'과 함께 빌보드 양대 메인 차트로 꼽힌다. '핫 100'에서 차트 진입과 동시에 1위로 직행한 사례는 1958년 개설된 이래 68번째다.

이로써 정국은 통산 18번째 '핫 100' 1위라는 쾌거를 이뤘다. 정국이 속한 방탄소년단은 2020년 첫 영어 싱글 'Dynamite'(다이너마이트)로 한국 가수 최초 1위를 품에 안았다. 반짝 1위에 그치지 않고 총 3회 1위를 차지했다. 같은 해 발매한 'Savage Love'(새비지 러브) 리믹스 버전(1회)과 'Life Goes On'(라이프 고즈 온)(1회), 2021년 'Butter'(버터)(10회)와 'Permission to Dance'(퍼미션 투 댄스)(1회), 영국 밴드 콜드플레이와의 협업곡 'My Universe'(마이 유니버스)(1회) 역시 정상에 올렸다.

한국 솔로 가수 중에서는 두 번째 '핫 100' 1위다. 2001년 데뷔한 싸이는 2012년 발표한 싱글 '강남스타일'로 한국 가수 최초 '핫 100'에 진입했다. 당시 해당 차트 2위를 차지한 싸이는 7주 연속 2위를 수성하며 미국뿐 아니라 세계적 인기를 누렸다. 싸이와 지민은 각각 직접 운영하는 SNS에 정국의 1위 소식 관련 이미지를 게재하며 축하를 아끼지 않았다.

싸이의 기록을 깬 건 방탄소년단 멤버 지민이다. 지민은 올 3월 발매한 첫 솔로 앨범 'FACE'(페이스) 타이틀곡 'Like Crazy'(라이크 크레이지)로 4월 8일 자 '핫 100'에 1위로 진입했다. 빌보드는 "정국은 지민에 이어 '핫 100' 1위에 오른 방탄소년단 두 번째 멤버"라며 "총 6곡으로 '핫 100' 정상을 점령한 방탄소년단은 비틀스(The Beatles), 블랙 아이드 피스(The Black Eyed Peas), 데스티니스 차일드(Destiny’s Child), 제네시스(Genesis), 원 디렉션(One Direction) 등과 함께 팀으로서는 물론 2인 이상의 멤버가 '핫 100' 1위에 오른 역대 9번째 그룹"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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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국은 미국 빌보드 '핫 100'과 ‘글로벌 200', '글로벌(미국 제외)' 3개 차트 1위를 석권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한국과 일본, 미국, 영국 등 주요 팝 시장 음원 차트를 점령하며 독보적인 남성 솔로 아티스트 입지를 구축했다. 그도 그럴 것이 ‘Seven’은 2023년 남성 솔로 가수 최초, 최단기간(발매 후 11시간) 한국 최대 음원 사이트 멜론 TOP 100(톱 100) 차트 1위를 차지했다.

국내를 넘어 해외 각국에서도 뜨겁게 사랑받고 있다. 'Seven'은 총 106개 국가 및 지역 아이튠즈 톱 송 차트 1위에 올랐다. 특히 한국 솔로 가수 노래 최초 스포티파이 주요 차트 '데일리 톱 송 글로벌'에 1위로 진입했다. 정국이 기록한 스트리밍 수치(1,599만 5,378회)는 스포티사상 신규 진입 곡 기준 신기록이다. 이어 7일 연속 스포티파이 1위를 수성하며 ‘위클리 톱 송 글로벌’(집계 기간 7월 14~20일) 차트에서도 진입과 동시에 1위를 거머쥐었다.

영국 오피셜 차트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21일 발표된 최신 차트(집계 기간 7월 14~20일)에 따르면 ‘Seven’은 ‘오피셜 싱글 차트’ 진입과 동시에 3위에 올랐다. 오피셜 싱글 차트 역대 진입곡 중 한국 솔로 가수 신기록이다. 이외에도 정국은 일본 오리콘 데일리, 주간 랭킹 1위를 휩쓸었다.

▲ 美 견제 뚫고 1위, 어떻게 가능했나

좋지 않은 여건마저 뚫고 이뤄낸 쾌거라는 지점도 유의미하다. 빌보드는 6월 30일 "이날부터 더 이상 아티스트 웹 스토어(D2C)에서의 디지털 다운로드 횟수를 '핫 100' 순위 산정 기준으로 삼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방탄소년단을 필두로 한 K팝 가수들의 활약을 견제한 집계 방식 변화가 아니냐는 추측이 일었다.

미국 내 불거진 정치적 이슈도 변수였다. 당초 정국 'Seven'의 강력한 경쟁곡은 무려 14주간 '핫 100' 1위를 지킨 미국 컨트리 가수 모건 알렌(Morgan Wallen)의 'Last Night'(라스트 나잇)이었다. 이 가운데 2위로 올라선 건 다름 아닌 미국 컨트리 가수 제이슨 올딘(Jason Aldean)이었다. 제이슨 올딘이 1920년 흑인 소년이 백인들에게 집단 공격을 당해 세상을 떠난 장소인 미국 테네시주 법원에서 'Try That In A Small Town'(트라이 댓 인 어 스몰 타운) 뮤직비디오를 촬영하는가 하면 인종차별적 가사를 노래했다는 이유로 미국 컨트리 음악 방송국의 보이콧을 당하자 보수 극우 성향의 백인들이 'Try That In A Small Town' 음원을 단시간 내 대량 사들이거나 스트리밍하며 정치적 성향을 드러낸 것.

결과적으로 빌보드도, 보수층 집결도 정국의 질주를 막아서지 못했다. 정국은 주간 집계(7월 14일~20일)에서 스트리밍 횟수 2,190만 건, 라디오 방송 횟수 640만, 다운로드 15만 3,000건을 기록하며 '핫 100' 고지를 점령했다. 높은 수준의 스트리밍, 라디오 방송 수치를 토대로 거리낌 없는 1위를 수성한 셈이다.

발매 방식 관련 전략도 주효했다. 정국은 연인과 매일 사랑을 나누고 싶다는 보편적이면서도 과감한 내용의 영어 가사로만 이뤄진 곡을 택해 숱한 미국 리스너들의 취향을 저격했다. 다채로운 리믹스 버전을 순차 발매한 전략도 주효했다. 14일 'Seven'의 Clean(클린, 19세 이하도 청취 가능) 버전과 Explicit(익스플리싯, 19세 이하 청취 불가) 버전을 동시 발매한 데 이어 17일 2개 버전(Band(밴드)와 Summer(서머) 믹스), 21일 4가지 버전(Island(아일랜드)와 Nightfall(나이트폴), Festival(페스티벌), Lofi(로파이) 믹스)을 연달아 발매하며 장기 흥행을 위한 초석을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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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위로 가자" 정국이 꿈꾸는 아미와의 미래

'Seven'은 중독성 있는 멜로디에 따스한 어쿠스틱 기타 사운드, UK garage(1990년대 초반 영국에서 만들어진 전자음악) 장르의 리듬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노래다. 하이브 의장이자 방탄소년단과 데뷔 초부터 음악적으로 좋은 합을 이어 온 방시혁 프로듀서의 추천이 계기가 돼 정국의 정식 솔로 데뷔곡으로 낙점됐다.

정국은 곡에 걸맞은 새로운 목소리를 들려주는 데 그치지 않고 Explicit 버전의 'Seven'을 통해 방탄소년단 막내 이미지라는 또 하나의 틀을 깼다. 특정 장르나 창법, 콘셉트, 서사에만 갇힌다면 도태되기 십상인 시대다. 다양한 방식의 도전과 성장은 앞으로 나아가려는 아티스트에게 숙명과도 같고, 지난 10년간 음악적 스펙트럼을 부단히 확장했지만 여전히 발전을 꾀하는 정국에게도 마찬가지다.

고민이 적지 않았지만 아미들이 불어넣어 준 자신감을 토대로 Explicit 버전까지 동시 발매하는 방안을 택했다는 정국은 20일 위버스 라이브 방송에서 "10년 전 데뷔했고 이제 내년이면 스물여덟이다. 그렇지만 내가 왜 아미들한테 사랑받고 있는지에 대한 이유는 놓치지 않고 있기 때문에 고민을 많이 했다. 이렇게 새로운 모습을 내 의지대로 보여주지 않는 이상 인정받을 수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요즘 아이돌 친구들 사이에서는 막내가 아니긴 하지만 어쨌든 이미지라는 게 있다. 그런 걸 사람들이 만약 너무 좋아해 준다고 하자. 그것만 따라가면 스스로 바꿀 수 있는 게 뭐가 있겠나. 사랑해 주는 사람들한테 '난 이래요'라고 이야기를 하고, 강요는 아니지만 그걸 인정할 수 있게끔 내가 만들어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니즈만 파악해 그렇게 한다고 한들 과연 아미들과 내가 끝까지 행복할까? 달라지는 게 없는데. 난 항상 새로운 걸 찾고, 그 새로운 걸 재밌게 만들고 싶고, 또 그걸 갖고 아미들에게 인정받고 싶다"며 "여러분이 불편할 수도 있다. 여러분과 함께하는 것이기에 그 안에서 여러 가지를 맞춰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변화를 모색하되 특장점을 놓치지 않고 가져가는 올곧은 행보도 주목할 만하다. 정국은 싱글 발매 후 미국 GMA ‘2023 Summer Concert Series’(2023 서머 콘서트 시리즈), 영국 BBC 라디오 쇼 1 ‘LIVE LOUNGE'(라이브 라운지), BBC 토크쇼 'The One Show'(더 원 쇼) 등에 출연해 신곡 무대를 펼쳤다. 감기로 인한 기침, 호흡 곤란 증세 탓 목 상태가 좋지 않았음에도 생생하고도 안정적인 라이브로 빼어난 가창력을 증명했다.

정국은 라이브를 고집한 이유에 대해 "미묘하게 라이브 하면서 음이 나가고 음이탈이 나더라도 생 라이브가 주는 느낌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에 활동할 때 다 그런 식으로 해서 너무 좋고 재밌었다"며 "내가 잘하는 게 명확히 있고 여러분이 좋아해 주는 포인트들이 있고 자신감도 있고 하니까. 물론 오늘 무대를 안 망치게 열심히 했겠지만. 무대 망치면 어때. 물론 쪽팔리겠지. 아미들 기 살려줘야 되는데 당연히 무대 잘해야 한다. 그건 항상 디폴트다. 잘해야지. 그건 맞지만 무대 망치면 뭐 어떤가. 그냥 하는 거다. 물론 그냥 할 생각 없다. 겁나 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종국에 정국은 "거대한 팝스타"라는 원대한 목표에 한 발짝 더 다가간 모양새다. 20일 공개된 위버스매거진 인터뷰에서 아티스트로서 추구하는 방향성에 대해 "뚜렷하게는 없다. 거대한 팝스타라는 큰 목표만 있지, 다음엔 어떤 콘셉트를 보여주겠다거나 하는 생각은 없다. (지금 내가 거대한 팝스타라고) 생각 안 한다. 더 인정받고 싶고 더 잘하고 싶은 욕심 아닐까. 제가 지금 이 일을 하는 이유다. 제삼자 입장에서 스스로를 봤을 때 인정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그렇게 됐을 때의 모습이 그런 팝스타인 것 같다"고 말했다. 빌보드 1위 소식을 접한 직후인 25일 오전에는 위버스를 통해 "더 위로 가자"고 소감을 밝혔다.

정국은 'Seven' 흥행에 안주하지 않고 새 앨범도 발매할 계획이다. 싱글로 솔로 아티스트로서의 시작점을 찍은 후 음반을 통해 색다른 방향성을 구체화하겠다고 선언했다. 지난 10년간 미처 알지 못했던, 그러나 높은 확률로 거부하기 어려울 만큼 매혹적일 정국의 새로운 목소리와 얼굴이 숱한 리스너들의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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