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스럽지 않아 더 무서운 배우 유아인

글쓴이: 케세라세라  |  등록일: 04.06.2016 14:26:33  |  조회수: 1644
서른에 국내 영화제 남우주연상을 휩쓸며 '아인시대'를 열었다. 그런 유아인이 더 무서운 이유는 자신을 향해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질 때 촌스럽게 빼거나 숨기는 법이 없이, 자신을 드러낸다는 점이다. 그러면서 동시에 앞으로를 더 기대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배우 유아인은 지난 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16춘사영화상 시상식에서 '내부자들' 이병헌, '대호' 최민식,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 정재영, '화장' 안성기 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배우들을 제치고 남우주연상 영예를 안았다. 제36회 청룡영화상에서 생애 첫 남우주연상을 품에 안은 그는 올해의 영화상에 이어 이번에도 주인공이 됐다.

유아인은 단연 2015년 한국 영화계를 빛낸 배우다. 1,000만 관객을 모은 '베테랑'(감독 류승완)에서는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재벌 3세 망나니 조태오를 연기해 관객을 매료시켰다. 이후 여러 작품에서 '조태오 스타일' 악역이 등장한 점을 미뤄볼 때, 유아인표 악역 연기가 얼마나 인상적이었는지 짐작할 수 있다. '사도'(감독 이준익)에서는 아버지의 정을 기대하는 사도 세자를 연기해 관객을 울렸다. 두 영화 속 유아인의 모습이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키면서 '아인시대'라는 말이 유행이 하기도 했다. 이는 대한민국 영화계에서 서른 살 배우 유아인의 위치를 짐작케 하는 표현이기도 하다.

2016춘사영화상 남우주연상 수상을 위해 영화계 원로 및 관계자들 앞에서 선 유아인은 "위대한 선배님들과 이 자리에 선다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영광이다. 저한테 대단한 능력이 있어서 이런 상을 받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기회를 만들어준 이준익 감독님께 감사드린다"며 "기회 앞에서 촌스럽지 않게, 두려워하지 않으며, 뜨겁게 연기하면서 살도록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동안 서슴없이 자신의 뜻을 밝혀온 유아인답게 이번에도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는 걸 주저하지 않았다. 그는 "수상소감으로 많은 논란이 되는 해라 무슨 단어를 말해야 하나 혼란스럽다"고 너스레를 떨면서도 "오늘은 이런 얘기가 하고 싶다. 전 어린 배우였고, 아직도 한참이나 어린 젊은 배우다. 여배우 분들도 그렇지만 어린, 젊은 배우들이 설 수 있는 무대가 생겨나길, 청춘들이 영화계를 주름잡는 미래가 오길 바란다"고 당차게 말했다. "청춘이 설 무대"를 이야기하는 이가 유아인이기에, 그의 소감이 더 와 닿았다.





유아인은 드라마 '반올림'으로 데뷔해 드라마 '성균관스캔들' '패션왕' '밀회' 영화 '완득이' '깡철이' 등을 통해 착실히 필모그래피를 쌓았다. 여기에 천부적인 재능과 예술적 감각이 어우러져 지금의 모습으로 성장했다. 그의 성장이 더 예사롭지 않은 이유는 젊은 배우의 무서움과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이다. 사실 한국 영화계는 젊은 남자 배우가 해낼 수 있는 몫이 많지 않다. 주로 로맨틱 코미디나 청춘 영화물 등에 쏠리는 편이다. 오래도록 안성기, 송강호, 최민식, 이병헌 등 베테랑 배우들이 영화계를 이끌어왔다.

이런 상황에서 유아인은 자신의 수상 소감처럼 무섭고 겁 없는 청춘의 모습으로 영화계를 주름잡았다. 여느 베테랑 선배들과 어깨를 나란히하면서도 전혀 뒤지지 않았다. 덕분에 관객들은 유아인을 믿고 영화 그리고 드라마를 즐길 수 있었다. 이 엄청난 일을 해낸 유아인이 더 무서운 이유는 거침 없는 행보만으로도 또래와 선후배, 영화계를 자극한다는 점.

아쉽지만 앞으로 한 동안은 유아인의 연기를 볼 수 없다. 유아인은 지난달 종영한 SBS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를 끝으로 군에 입대한다. 군입대를 앞뒀는데 오히려 2년 혹은 3년 뒤 모습을 더 기대케한다. 보통 남자배우들은 군대에 다녀오면서 공백기를 가지면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곤 했었다. 그러나 자신의 색깔이 뚜렷하고 무엇보다 탄탄한 연기력을 바탕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한 유아인의 경우는 그런 우려가 필요 없을 듯 하다.오히려 새로운 도전으로 대중 앞에 설 그의 모습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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