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로 공개 동성 결혼식을 올릴 예정인 김조광수 감독(49)이 동성 파트너인 김승환(30)씨와 결혼발표 기자회견을 열었다.
15일 오후 서울 사당동 아트나인에서는 김조광수 감독과 그의 동성 파트너 김승환씨의 결혼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김승환씨가 최초로 공개됐다.
먼저 김 감독은 "한국에서 처음으로 동성애자 결혼식을 하겠다고 발표하게 된 김조광수 감독이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동안 김 감독의 동성 파트너인 김승환씨는 레인보우팩토리 공동 대표라는 것과 김 감독보다 19세 연하라는 사실만 알려졌을 뿐, 얼굴 등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나의 동성 파트너를 많이 궁금해 하신다. 나를 검색하면 연관 검색어로 '김조광수 감독 애인' '김조광수 감독 동성 파트너' 등이 뜬다"며 "그래서 오늘 공식적으로 소개하겠다"고 말했다.
김 감독의 외침에 등장한 김승환씨는 다소 긴장된 모습이었다. 처음으로 공식자리에 모습을 드러낸 김 씨는 "김조광수 감독 애인으로서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처음 인사 드린다. 김승환이라고 한다"며 "솔직히 약간 떨린다"고 첫 인사를 건넸다.
이어 "나의 성정체성을 비롯해 김조광수 감독님과의 관계를 지지받아 이 자리에 서게 됐다"며 "지금까지 나의 가족들은 김조광수 감독과의 결혼을 반대한 적이 었다. 다만 성소수자로 살면서 받아야 하는 욕설과 비난을 걱정하셨던 것 뿐"이라고 해명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김 감독은 성소수자를 위해 법적으로 싸울 의사도 드러냈다. 김 감독은 "간혹 동성결혼이 불법이 아니냐고 물어보는데 불법은 아니다. 다만 합법이 아닐 뿐"이라며 "결혼 후 당연히 혼인신고도 할 생각이다. 반려될 가능성이 크다. 그때는 법적으로 싸우겠다"고 말했다.
굳이 공개적으로 결혼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동성애자도 행복하게 산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이성애자가 결혼을 하듯 우리도 결혼을 하고 살 수 있다"며 "우리가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보고 용기를 얻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결혼식에 초청할 하객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과 문재인 국회의원, UN 반기문 사무총장 등을 초청할 생각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정치적으로 나와 같은 길을 가는 사람은 아니지만, 우리가 대한민국 최초로 동성애자 공개 결혼식을 하는 만큼 꼭 초청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한편 김 감독과 결혼식을 올리는 동성 파트너 김승환씨는 레인보우팩토리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두 사람은 오는 9월 7일 결혼식을 올리며 이날 결혼식은 공연을 비롯해 영화 상영, 전시회, 토크쇼 등의 축제 형태로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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