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갈의 눈 내린 마을에서

글쓴이: 한마당  |  등록일: 12.23.2022 15:41:36  |  조회수: 1268
축 성탄
성탄절을 맞아,
지구촌의 모든 이들과 함께 축복을 받으시고,

근하신년
새해를 맞이하시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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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한마당  12.26.2022 02:45:00  

    샤갈의 마을에 내리는 눈

    김춘수


    샤갈의 마을에는 삼월에 눈이 온다.
    봄을 바라고 섰는 사나이의 관자놀이에
    새로 돋은 정맥이
    바르르 떤다.
    바르르 떠는 사나이의 관자놀이에
    새로 돋은 정맥을 어루만지며
    눈은 수천수만의 날개를 달고
    하늘에서 내려와 샤갈의 마을의
    지붕과 굴뚝을 덮는다.
    삼월에 눈이 오면
    샤갈의 마을의 쥐똥만 할 겨울 열매들은
    다시 올리브 빛으로 물이 들고
    밤에 아낙들은
    그해의 제일 아름다운 불을
    아궁이에 지핀다.

  • 한마당  12.26.2022 02:48:00  


    -김춘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는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2]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