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 바이러스 차단 겨울철 실외 마스크 추천하는 진짜 이유

글쓴이: Giradelli  |  등록일: 12.13.2022 10:13:56  |  조회수: 866
우리는 사시사철 감기와 인플루엔자(독감) 감염 위험에 노출돼 있다. 하지만 특히 이들 질환이 기승을 부리는 계절은 겨울이다. 왜 바깥 날씨가 쌀쌀하거나 추워질 때 감기, 독감, 코로나19 같은 호흡기 질환에 더 잘 걸릴까?

그동안 나온 연구들은 대개 달라진 외부 환경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겨울에는 공기가 건조해져 바이러스가 더 오랫 동안 공중에 머물면서 감염 확률이 높아지고, 낮은 습도로 면역 작용을 하는 콧속 점막도 상대적으로 말라버리면서 기능이 약화된다는 것이다.

미국 하버드대 의대와 노스이스턴대 약대 공동연구진은 이번에 인체의 생물학적 기제에 주목한 연구 결과를 내놨다.

연구진은 차가워진 공기가 콧속에서 일어나는 면역 반응을 약화시키는 것이 주된 원인이라고 최근 국제학술지 ‘알레르기 및 임상 면역학 저널’(Journal of Allergy and Clinical Immunology)에 발표했다.

연구진의 실험 결과 코 안의 온도를 5도만 낮춰도 바이러스나 박테리아와 싸우는 콧구멍 속 세포의 거의 50%가 죽었다. 다만 이번 연구는 사람의 비강 세포를 이용하기는 했지만 실제 코 내부가 아닌 체외에서 한 실험이라는 한계가 있다.

연구진은 바이러스나 박테리아가 코 안으로 들어오면 코 앞쪽 세포가 먼저 침입자를 인식한다는 걸 발견한 자신들의 2018년 연구를 토대로, 감기 바이러스가 인체에 침투할 때 코 안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를 추적했다.


기온이 낮아지면 바이러스가 침투할 때 콧속에서 만들어지는 ‘세포외 소포’가 평소보다 크게 줄어든다. 알레르기 및 임상면역학 저널

‘세포외 소포’가 바이러스 유인하는 미끼로


우선 병원체가 들어오면 코 앞쪽 벽을 덮고 있는 세포들은 즉시 수많은 ‘세포외 소포’(EV=extracellular vesicles)를 만들어 방출한다. 바이러스가 세포 대신 이 세포외 소포에 달라붙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세포외 소포가 바이러스를 유인하는 미끼 역할을 하는 셈이다. 세포외 소포는 지질로 덮인 아주 작은 입자로, 단백질을 운반하는 역할을 한다. 세포처럼 분열하지는 않지만 세포가 바이러스를 물리치기 위해 특별히 만들어내는 미니세포로 볼 수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세포들은 바이러스가 달라붙은 이 미니세포를 코 안의 분비물(콧물)로 보낸다. 콧물에 붙잡힌 바이러스는 목적지에 도착하지 못하고 중도에 일생을 마감하게 된다. 연구진은 말벌 둥지를 걷어차면 수많은 벌들이 밖으로 뛰쳐나와 침입자를 한꺼번에 공격해 둥지를 보호하는 것과 같은 방식의 면역 기제라고 말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외부에서 침입자가 들어올 때 콧속 세포는 세포외 소포의 생성량을 160%까지 늘렸다. 세포외 소포에는 바이러스를 낚아채는 팔과 같은 역할을 하는 수용체가 모세포보다 최대 20배 더 많다. 또 마이크로RNA라는 물질도 모세포보다 13배 더 많다. 마이크로 RNA는 병원체를 공격하는 항바이러스 물질이다.


감기를 일으키는 리노바이러스. 가장 흔한 감기바이러스다. 위키미디어 코먼스

콧속 온도 5도 떨어지자 대항력 절반 약화


그러나 이렇게 3중 벽으로 이뤄진 방어막은 날씨가 추워지자 얼어붙은 듯 힘을 쓰지 못했다.

연구진은 우선 실험을 통해 추운 날씨에서 코 안 온도가 얼마나 떨어지는지 측정했다. 실험참가자 4명을 비교적 추운 날씨인 4.4도의 공기에 15분 동안 있게 하자 코 안 온도가 5도 가량 떨어졌다.

연구진은 미리 채취해 놓은 비강 세포를 이 온도에 노출시킨 뒤 3종의 감기 바이러스(리노바이러스 2종, 코로나바이러스 1종)를 주입했다. 그러자 평소 잘 작동하던 3중 면역 강화 기제가 말을 듣지 않았다.

연구진은 “코끝이 약간 차가워졌을 뿐인데 세포외 소포의 42%, 마이크로RNA는 절반, 수용체 수는 최대 70% 감소했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호흡기 바이러스와 싸우는 힘이 절반으로 줄어든 것이다.


마스크는 코 안을 따뜻하게 해 선천면역체계가 더 잘 작동하게 해준다. 위키미디어 코먼스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


이번 연구는 감기뿐 아니라 코로나19 같은 호흡기 질환에 대비해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를 말해준다.

하버드대 의대 벤저민 블레이어 교수(이비인후과)는 ‘시엔엔’에 “마스크는 바이러스의 침투를 직접 막아줄 뿐 아니라 코의 온도가 내려가는 걸 막아주는 스웨터 역할도 한다”고 말했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스탠퍼드대 자라 파텔 교수(이비인후과)도 “비강을 따뜻하게 유지할수록 선천면역체계가 더 잘 작동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토대로 세포외 소포 생성을 늘릴 수 있는 비강 스프레이 약물을 개발하는 것도 생각해 볼 만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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