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란이 피기까지는

글쓴이: 한마당  |  등록일: 05.18.2022 14:04:09  |  조회수: 570
모란이 피기까지는 -김영랑-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 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읜 설움에 잠길 테요

오월 어느 날 그 하루 무덥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 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뻗쳐오르던 내 보람 서운케 무너져느니

모란이 지고 말면 그뿐 내 한 해는 다 가고 말아

삼백예순 날 하냥 섭섭해 우옵네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기다리고 있을 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빼앗긴 들에는 봄이 오지 못했지......4월보다 더 잔인한 달이 5월이구나
DISCLAIMERS: 이 글은 개인회원이 직접 작성한 글로 내용에 대한 모든 책임은 작성자에게 있으며, 이 내용을 본 후 결정한 판단에 대한 책임은 게시물을 본 이용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라디오코리아는 이 글에 대한 내용을 보증하지 않으며, 이 정보를 사용하여 발생하는 결과에 대하여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습니다. 라디오코리아의 모든 게시물에 대해 게시자 동의없이 게시물의 전부 또는 일부를 수정 · 복제 · 배포 · 전송 등의 행위는 게시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으로 원칙적으로 금합니다. 이를 무시하고 무단으로 수정 · 복제 · 배포 · 전송하는 경우 저작재산권 침해의 이유로 법적조치를 통해 민, 형사상의 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This article is written by an individual, and the author is full responsible for its content. The viewer / reader is responsible for the judgments made after viewing the contents. Radio Korea does not endorse the contents of the articles and assumes no responsibility for the consequences of using the information. In principle, all posts in Radio Korea are prohibited from modifying, copying, distributing, and transmitting all or part of the posts without the consent of the publisher. Any modification, duplication, distribution, or transmission without prior permission can subject you to civil and criminal liability.
댓글
  • 한마당  3달 전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이상화

    지금은 남의 땅―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나는 온몸에 햇살을 받고
    푸른 하늘 푸른 들이 맞붙은 곳으로
    가르마 같은 논길을 따라 꿈 속을 가듯 걸어만 간다.

    입술을 다문 하늘아, 들아,
    내 맘에는 내 혼자 온 것 같지를 않구나!
    네가 끌었느냐, 누가 부르더냐. 답답워라, 말을 해 다오.

    바람은 내 귀에 속삭이며
    한 자욱도 섰지 마라, 옷자락을 흔들고.
    종다리는 울타리 너머 아씨같이 구름 뒤에서 반갑다 웃네.

    고맙게 잘 자란 보리밭아,
    간밤 자정이 넘어 내리던 고운 비로
    너는 삼단 같은 머리털을 감았구나, 내 머리조차 가뿐하다.

    혼자라도 가쁘게나 가자.
    마른 논을 안고 도는 착한 도랑이
    젖먹이 달래는 노래를 하고, 제 혼자 어깨춤만 추고 가네.

    나비 제비야 깝치지 마라.
    맨드라미 들마꽃에도 인사를 해야지.
    아주까리 기름을 바른 이가 지심 매던 그 들이라 다 보고 싶다.

    내 손에 호미를 쥐어 다오.
    살진 젖가슴과 같은 부드러운 이 흙을

  • 한마당  3달 전  

    발목이 시도록 밟아도 보고, 좋은 땀조차 흘리고 싶다.

    강가에 나온 아이와 같이,
    짬도 모르고 끝도 없이 닫는 내 혼아
    무엇을 찾느냐, 어디로 가느냐, 웃어웁다, 답을 하려무나.

    나는 온몸에 풋내를 띠고,
    푸른 웃음 푸른 설움이 어우러진 사이로
    다리를 절며 하루를 걷는다. 아마도 봄 신령이 지폈나 보다.

    그러나, 지금은― 들을 빼앗겨 봄조차 빼앗기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