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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류근일 전 조선일보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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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야말로 한국의 자유민주주의 진영과 그들의 미국 친구들이 공동의 가치를 수호하기 위해 진지한 대화를 나눠야 할 때다. 이 필요성은 한국의 현 집권세력이 ‘급진주의적 민족주의’에 기울어 있는 것으로 간주되는 한에는 더한층 절실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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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 폼페오 국무부장관, 볼튼 백악관 안보보좌관, 그리고 새 주한 미국대사로 지명될 것으로 보도된 해리스 태평양 사령관 등 미국의 현 지도층은 최근의 아시아-태평양-인도양 지역의 안보정세를 배경으로 한 그들의 대중국 전략, 대북한 정책, 대한국 정책을 새로이 조정해야 할 국면에 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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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역에서 미국이 추구해야 할 가장 중요한 정책목표는 중국의 군사적 팽창을 어떻게 견제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미국과 일본, 인도, 베트남, 호주, 필리핀 사이의 안보-군사 협력은 별다른 장애 없이 진척되고 있다. 그러나 한반도에서만은 미국의 안보이익을 담보할 안전장치가 제대로 정착하지도, 작동하지도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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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는 자명하다. 북한 김정은의 핵 위협 때문이다. 그리고 김정은의 핵 모험주의를 억제하기 위한 한-미-일 협력관계가 원만하게 돌아가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과 미국의 당국자들은 표면상으로는 “한-미 공조에 이상 없다”고 말은 하고 있다. 그러나 정말 그럴까? 대단히 의심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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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관계는 이미 이명박, 박근혜 정부 때부터 덜커덩거렸다. 이명박 대통령 때는 그의 ‘독도발언’ 때문에, 그리고 박근혜 대통령의 친(親)중국 정책과 일본에 대한 다소 냉(冷)한 자세 때문에 한-일 관계가 소원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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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권이 들어선 이후로는 한-미 동맹 관계가 심각하게 흔들리게 되었다. 현 정부를 이끌어가는 핵심세력은 20대, 30대에 이념적 사회운동을 이끈 사람들이다. 당시의 그들에게 있어 미국과 서유럽은 제3 세계 민중을 종속화 시키는 제국주의자들이었다. 그들의 사고는 지난 30년 동안 많이 순화되었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들의 사고가 과연 그 때와 100% 달라졌다고 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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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청와대의 고위관료를 포함해 그들 진영의 오피니언 리더들은 공공연하게 “한국정부가 요구하면 주한미군 철수해야...”라든가, “북한이 핵을 가지게 된 것은 미국 탓...”이라고 말하곤 한다. 그들은 그런 자신들을 ‘동맹파’와 대립하는 ‘자주파’라고 부른다. 주한미군의 사드배치를 시비하고 “미국과 멀어지면 중국과 함께 살면 된다”고 한 장본인들이 바로 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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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한국을 두고서 트럼프 행정부가 과연 어떤 자세를 취하는 것이 미국의 국가이익에 가장 부합할 것인가? 이것이 오늘의 미국이 직면한 대한정책의 선택지다. 여기엔 두 가지 상반된 선택이 있을 수 있다. 한-미 동맹, 주한 미(美)지상군, 그리고 안보 공약을 그대로 유지하느냐, 아니면 6월로 예정된 미-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반도 안보 지형(地形)을 전혀 새롭게 짜느냐 하는 것이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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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에게 핵과 미사일을 폐기하라고 요구하기 위해선 미국도 김정은에게 일정한 보상을 해줄 수밖에 없다. 따라서 한반도의 기존 안보지형엔 어떤 형태로든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다. 문제는 그 변화의 폭이 어느 정도일 것인가, 그리고 그 변화의 내용은 무엇일까 하는 것이다. 이에 대한 예단은 지금으로선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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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선 다만, 특히 한국이 자유민주주의로부터 비(非)자유주의적 민주주의(예컨대 민중민주주의)로 변혁되는 것을 바라지 않는 자유 한국인의 입장에선, 미국이 김정은을 상대로 흥정할 때 반드시 명심해야 할 것 네 가지를 상기해 둘 수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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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북한 핵 폐기에 급급한 나머지 김정은이 “핵을 단계적으로 폐기할 터이니 미국도 단계적으로 한국에서 손을 떼라”고 할 때 이를 받아들여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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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떤 경우든 한-미 동맹은 강력하게 존속돼야 한다. 미국 안에도 “미국은 한국에서 손을 떼자”고 하는 유화론(宥和論)자들이 더러 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는 이런 신판(新版) 챔벌린(Chamberlain) 노선에 현혹돼선 안 된다. 한-미 동맹과, 미국에 대한 한국의 전략적 가치는 여전히 막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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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김정은과 흥정하면서 미국은 북한의 개혁, 개방, 시장경제 도입, 수용소 해체, 주민의 초보적 인권 보장, 여행의 자유, 외부정보를 접할 권리를 보장할 것을 요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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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문재인-김정은 정상회담 결과 가운데 선뜻 환영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을 경우, 미국은 그에 대해 분명하고 단호하게 ‘노(no)'라고 말해야 한다. 한국의 자유민주주의 진영도 그렇게 할 것이다. 문재인-김정은 정상회담에 의해 미국의 선택이 제약받아선 안 된다. 한반도의 남과 북이 운전석에 어떻게 앉겠다고 하든, 미국은 그로부터 자유로운 입장에서 보다 큰 차원의 운전석에 앉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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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트럼프 행정부는 문재인 정부와 당국자 간 접촉을 하는 외에, 한국의 자유민주주의 진영과 긴밀한 대화와 숙의를 할 것을 당부한다. 미국의 정부 및 국민과 더불어 이념적, 철학적, 현실적 공감과 우의와 협력을 나눌 한국인들은 바로 이들이기 때문이다. 한국과 미국의 자유세력이 손잡고 시진핑-푸틴-김정은의 반(反)자유 결탁을 막아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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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자유인들의 공감이 있기를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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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pub.chosun.com/client/news/viw.asp?cate=C03&mcate=M1001&nNewsNumb=20180428865&nidx=288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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