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중 쉬어, 긴장 풀고, 너무 알려고 하면 다쳐

글쓴이: 한마당  |  등록일: 02.15.2023 18:03:24  |  조회수: 1102
소풍(消風)을 산책(散策)하듯이
주마간산(走馬看山)식으로 구경을 할 것인가,접입가경(漸入佳境)식으로 관찰(觀察)을 할 것인가?

구경으로 만족(滿足)을 하지 못하고 관찰을 하게 되면 깊숙히 들어가게 되어 피곤한 일상(日常)이 될 수도 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백의 시 ‘산중문답(山中問答)’의  풍경(風景)  속에 고요히 흘러가는 계곡물에도 생존투쟁(生存鬪爭)의 현실(現實)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아프리카 세렝게티 초원의 초식동물草(食動物)과 육식동물(肉食動物)의  동작(動作)을 보게 되는 광경(光景)은  자연(自然)과 어루러져 아름답고 우아하게 보이지만, 이 모든 동작들은 생존을 위한  연습(練習) 즉,워밍업 중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 긴장(緊張) 되고  경직(硬直)되어 모처럼의 나들이가 오히려 피곤(疲困)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인간(人間)의 눈에 놀이처럼 보이는 동작들 하나 하나가 모두 생존을 위한 준비운동(準備運動)이라고 한다. 정치(政治) 역시 마찬가지다 모든 것은 정치인들 자신이 살기 위해 보여주고 감추는 행동에 불과하다.  무대 위에 올라  쑈(?),연기를 하는 배우에 불과하다. 그들도 먹고 살기 위해  꼭 해야만 하는 전업배우(專業俳優)일 뿐이다.더 이상 그들의  직업적인 놀음에 놀아나서는 안된다. 그래도 옥석(玉石)이 존재(存在)하기 때문에 옥석을 구별(區別)하여 달라고 유난을 떨어도  결국,귤화위지(橘化爲枳)식(式)이되고 만다는 사실(事實)은 만인(萬人)이 이미 다 아는 상식(常識)이 되어버린 지 오래다. 식물이나 인간이나 환경의 지배(支配)를 받기 때문에 위수 북쪽으로 옮겨 심으면 귤이 탱자가 되고,  정치(政治)판으로 간 사람은 짐승으로 변하게 된다는 사실을 지난 역사 속에서 검증(檢證)된 진리(眞理)다.

인생이라는  이름의  아름다운 소풍을  나와서 한꺼번에  깊숙하게 너무 많은 것을 알려고 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시집 ‘순간의 꽃에서’ 고은 시인이 읊은 시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못 본 그 꽃

시(詩)처럼  그저 눈으로만 보고 말았다면 아무 일도 없었을 것을 너무 자세히 알려고 더 들여다보다 결국 미투(?)라는 그물에 걸려 인생(人生)내내 쌓은 공(功)을 허공(虛空)에 다 날려버리고 인생에 회한(悔恨)만 남기게 된 결과(結果)를 낳았다.
돈오돈수(頓悟頓修)로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다”로 끝낼 것을 돈오점수(頓悟漸修)로 더 알려고 들여다보다가 크게 다친 것이다.

이태백의 ‘산중문답’처럼, 공광규 시인의 ‘담장을 허물며’처럼 눈과 마음만으로 보고 말 것을 관찰자(觀察者)의 눈으로 보는 우(愚)를 범(犯)한 것이다.

일기일회(一期一會), 평생(平生)에 단 한 번 만난 소풍의 기회를 헛된 곳에 쓸데없이 허비(虛費)하지 말고, 희희낙낙(喜喜樂樂)거리며 수다를 떨다 가볍게 또 가고,기회가 또 오면 또 와서 즐기다 가자!!

위에 언급한 두 시인의 시를 감상하며 내 소회를 맺는다.

          山中問答[산중문답] 
                        李白(이백, 701~762)   
 問余何事棲碧山[문여하사서벽산]                                                         
왜 푸른 산에 사냐고 물었더니
笑而不答心自閒[소이부답심자한]                                                       
웃고 대답없지만 한가로운 모습일세
桃花流水杳 然去[도화유수묘연거]                                                           
아! 복사꽃이 떨어져 아득히 흘러가는 풍경
別有天地非人間[별유천지비인간]                                                         
아! 사람사는 세상이 따로 있지 않구나


                  담장을 허물다 / 공광규 

고향에 돌아와 오래된 담장을 허물었다
기울어진 담을 무너뜨리고 삐걱거리는 대문을 떼어냈다
담장 없는 집이 되었다
눈이 시원해졌다
우선 텃밭 육백평이 정원으로 들어오고
텃밭 아래 살던 백살 된 느티나무가 아래둥치째 들어왔다

느티나무가 느티나무 그늘 수십평과 까치집 세채를 가지고 들어왔다
나뭇가지에 매달린 벌레와 새소리가 들어오고
잎사귀들이 사귀는 소리가 어머니 무릎 위 마른 귀지 소리를 내며 들어왔다
하루 낮에는 노루가
이틀 저녁은 연이어 멧돼지가 마당을 가로질러갔다
겨울에는 토끼가 먹이를 구하러 내려와 밤콩 같은 똥을 싸고 갈 것이다

풍년초꽃이 하얗게 덮은 언덕의 과수원과 연못도 들어왔는데
연못에 담긴 연꽃과 구름과 해와 별들이 내 소유라는 생각에 뿌듯하였다
미루나무 수십그루가 줄지어 서 있는 금강으로 흘러가는 냇물과
냇물이 좌우로 거느린 논 수십만마지기와
들판을 가로지르는 외산면 무량사로 가는 국도와
국도를 기어다니는 하루 수백대의 자동차가 들어왔다
사방 푸른빛이 흘러내리는 월산과 성태산까지 나의 소유가 되었다

마루에 올라서면 보령 땅에서 솟아오른 오서산 봉우리가 가물가물 보이는데
나중에 보령의 영주와 막걸리 마시며 소유권을 다투어볼 참이다
오서산을 내놓기 싫으면 딸이라도 내놓으라고 협박할 생각이다
그것도 안 들어주면 하늘에 울타리를 쳐서
보령 쪽으로 흘러가는 구름과 해와 달과 별과 은하수를 멈추게 할 것이다
공시가격 구백만원짜리 기울어가는 시골 흙집 담장을 허물고 나서
나는 큰 고을의 영주가 되었다

- 『2013 작가가 선정한 오늘의 시』 (작가, 2013)

          화룡점정(畫龍點睛),건방떨지 말고,탓하지 마라

山不在高 有仙則名 (산부재고 유선즉명)
水不在深 有龍則靈 (수부재심 유룡즉령)

산의 가치는 높이에 있는 것이 아니요,                                           
신선이 있을 때 명성이 나는 것이다.
물의 가치는 깊이에 있는 것이 아니요,                                           
용이 있을 때 신령해지는 것이다.

有酒學仙 無酒學佛 (유주학선 무주학불)

술이 있으면 신선을 배울 것이요,                                                     
술이 없으면 부처를 배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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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한마당  02.15.2023 18:06:00  

    돈오돈수(頓悟頓修)
    (불교) 오(悟)와 수(修)를 한 순간에 모두 완성하는 것. 한번에 깨닫는 것을 말한다.

  • 한마당  02.15.2023 18:07:00  

    돈오점수 (頓悟漸修)
     (불교) 문득 깨달음에 이르는 경지에 이르기까지에는 반드시 점진적 수행 단계가 따름을 이르는 말.

  • 한마당  02.15.2023 20:53:00  

    나의 이익을 절대로 포기하지 마라

    "크든 작든 간에 다른 이의 이익을 위한다 하여,
    자신의 참다운 이익을  소홀히 하지마라.
    자기의 참다운 이익이  무엇인지 알았다면,
    최선의 노력으로 그것을 성취하라.."    - 법구경 중에서 -

  • 한마당  02.16.2023 00:19:00  

    화룔점정(畫龍點睛)
    무슨 일을 하는 데에 가장 중요한 부분을 완성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용을 그리고 난 후에 마지막으로 눈동자를 그려 넣었더니 그 용이 실제 용이 되어 홀연히 구름을 타고 하늘로 날아 올라갔다는 고사에서 유래한다.

    *앙꼬 없는 찐빵은 맛(?)을 기대할 수 있는  찐빵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