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연설에서 “8월31일까지 (대피 작전을) 끝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빨리 끝낼수록 좋다”고 밝혔다. 다만 “31일까지 임무 완료 여부는 우리 작전을 방해하지 않는 등 탈레반의 계속된 협조에 달려 있다”고 조건을 달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도 임무를 예정된 시간에 끝낼 것이라고 통보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에서 “대통령은 오늘 아침 G7 정상회의에서 31일까지 끝마칠 수 있는 속도라고 확인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결정은 국방부의 권고를 수용한 결과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이 기한을 넘겨 체류하게 되면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지부를 자처하는 IS-K 등의 테러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미군의 우려를 반영했다는 것이다.
미군이 이미 단계적 철수를 시작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날 국방부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아프간에 파견된 미군 병력 중 800명이 벌써 빠져나왔고 현재 5000여명이 아프간에 잔류해 있다고 보도했다.
■“유럽과의 관계에 소금 뿌렸다”
이날 화상으로 열린 G7 정상회의에서 영국과 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은 미군의 철수 시한 연장을 요구했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회의 시작 7분 만에 요청을 거절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이 G7 회의에서 유럽과의 관계에 난 상처에 소금을 뿌렸다”고 평가했다. 파이낸셜타임스도 “미국과 동맹국의 국제적 허니문이 끝나는 순간이었다”면서 “서구 동맹국들이 ‘미국이 돌아왔다’는 의미에 대해 혼란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G7 정상들은 다만 회의 뒤 배포한 공동성명에서 “탈레반은 테러를 방지하고 여성·소수민족의 인권을 책임져야 한다”면서 향후 탈레반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탈레반 정부의 정통성 인정, 국제사회의 경제적 지원 등이 달려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가디언은 “온건한 탈레반이 존재한다는 것은 신기루에 불과하다는 것이 드러났는데도, 서방 외교관들은 이런 지렛대에 탈레반이 반응할 것이라는 기대를 품고 있다”고 부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AP통신은 이날 G7 정상회의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을 설득할 수 없다는 뚜렷한 실망감, ‘결정은 미국이 한다’는 체념 섞인 인정이 있었다고 묘사했다.
■탈레반 “아프간인 탈출 안 돼”
탈레반은 이날도 미국을 향해 철군 시점을 절대 연장할 수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또 아프간인들이 탈출을 위해 공항으로 가는 것을 더 이상 허락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예정대로 오는 31일까지 아프간 철수를 끝내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앞서 탈레반은 31일을 레드라인이라고 강조하며 약속을 어기면 “결과가 따를 것”이라고 위협했다.
무자히드 대변인은 또 “우리의 목표는 국가재건”이라면서 “미국이 아프간의 숙련된 전문가와 기술자를 데려가고 있는데, 이를 중단할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이어 “외국인은 되지만 아프간인이 떠나는 건 안 된다”고 밝혔다. 그는 “더 많은 군중이 몰리면 사람들이 목숨을 잃거나 압사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며 “공항으로 가는 길은 이제 아프간인에게는 막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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