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멸공'(공산주의를 멸함) 주장이 외신에 보도될 정도로 사회적 파장이 커진 가운데 일본제품 불매운동인 'NO재팬'을 본뜬 'NO정용진' 운동까지 등장했다. 정 부회장의 멸공 주장을 지지하지 않거나, 지지하더라도 재벌 오너가 정치적 견해를 밝히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생각하는 일부 누리꾼을 중심으로 'NO정용진'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1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트위터와 다음 등 포털의 온라인 커뮤니티 회원을 중심으로 정 부회장의 '멸공' 발언에 대한 비판이 고조되면서 신세계그룹 계열사에 대한 불매운동 조짐이 시작되고 있다. NO재팬 불매운동 당시 포스터를 본뜬 '보이콧 정용진, 가지 않습니다. 사지 않습니다' 포스터 이미지가 공유됐다.
불매운동을 장려하는 누리꾼들은 특히 스타벅스 불매를 강조하고 있다. 신세계그룹과 이마트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분석한 한 게시글에 따르면, 이마트의 3분기 영업이익에서 스타벅스가 55%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밝히며 "이마트는 안 갈 수 없으니 스타벅스를 불매하자"고 독려했다. 트위터에 올라온 이 글은 388번 리트윗되며 확산됐다.
전일 현근택 더불어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도 전일 자신의 트위터에 "앞으로 스타벅스 커피는 마시지 않겠습니다"라고 올렸다. 현 대변인의 트위터에도 "나도 절대 안 사먹는다" "이마트도 안 가고 신세계 상품권도 안 사겠다"는 댓글이 달렸다.
일부 고객은 신세계백화점을 더 이상 이용하지 않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신세계 강남점 VIP라고 밝힌 고객 A씨는 "원래 압구정 갤러리아 단골이었는데 집에서 가까워 신세계 강남점을 단골 백화점으로 했는데, 정 부회장의 멸공 발언에 실망했다"며 "지난 주부터 다시 압구정 갤러리아에서 쇼핑을 하고 있다"고 했다.
지난 5일 정 부회장은 "끝까지 살아남을테다. 멸공!!!"이라고 올린 글이 '신체적 폭력 및 선동에 관한 인스타그램 가이드라인을 위반했다'며 삭제 조치된 사실을 밝혔다. 이후 정 부회장은 "#멸공!, 난 공산주의가 싫다, #노빠꾸" 등의 게시글을 연달아 올렸다. 이후 인스타그램 측이 이를 시스템 오류라고 해명한 뒤 해당 게시물은 복구됐지만 정 부회장은 멸공 글을 계속해서 올렸다.
정치권에서 윤석열 국민의 힘 대통령선거 후보, 나경원 전 의원 등이 '멸공'을 따라하면서 사회적 파장은 더욱 커졌다. 특히 정 부회장이 시진핑 주석 사진을 올린 것과 관련, 중국 공산당을 공개 비난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정 부회장은 시 주석 사진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사진으로 교체한 뒤 "나의 #멸공은 중국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며 자신의 멸공은 중국이 아닌 북한을 대상으로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홍콩의 언론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정 부회장의 멸공 논란을 보도하며 국제사회에도 멸공 소식이 전해졌다. 이 매체는 "한국의 대기업 재벌은 통상 자신의 견해를 공개적으로 밝히지 않는데, 정 부회장은 이례적으로 반공의 견해를 밝히고 있으며 이런 게시물을 올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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