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천치

글쓴이: 한마당  |  등록일: 01.14.2022 11:27:44  |  조회수: 620
"오호통재(嗚呼痛哉)라!!

내가 화가 치밀어 분노하고  맥이 빠지는 이유는 단 한 가지다.

"도대체 국민을 얼마나 우습게 여기고 하찮게 봤으면,  작두를 타는 무당들로부터 부적을 받아 몸에 붙이고  '저런 자와 녀'가 대통령이 되겠다고 하고 만들겠다고 하는 지, 그 발상 자체가 끔찍하다. 어이가 없고 상식이하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다. 또한 이를 동조하고 부추기고  따르는 무리들과 함께 같은 급수(?)로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에서 주민등록증과 여권을 발급받아 살고 있다는 것이다."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 급변하는 정세에 맞춰 순간순간 국가의 운명을 결정하게 될 자리에도 그 무당들을 데리고 갈 것이냐? 현존하는 다른 국가의 지도자를 보라 어디 만만한 사람이 있는가 당신들이 생각하는 세상이 그렇게 만만치는 않다는 것을 속히 깨닫고 몸에 붙은 부적을 떼어 불 사르고 당신들에게 알맞는 자리를 찾아 돌아가길 바라는 이 사람의 간절한 마음을 부디 받아 주시오.

"순간의 선택이 평생을 좌우한다."

그 자(者)의 정치철학은 아주천치(我酒賤治)다.

*아주천치(我酒賤治]

'나는 술에 취해 천박스럽게 민중을 다스린다는 사상'

제발 '술 권하는 사회'가 되지 않게 해 주시오!!

아내는 결혼한 지 7,8년째 홀로 동경에 간 남편을 기다린다. 공부라는 것을 돈 나오는 도깨비 방망이라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그러나 돌아온 남편은 생각했던 똑똑한 사람과는 다르다. 매일 술에 만취해 들어오는 것이다.

어느 날 새벽 2시에 만취해 귀가하는 남편에게 아내는 술 좀 그만 마시라고 투정한다. 남편은 무엇이 자신에게 술을 먹이는지 아내에게 물어본다. 아내는 하이칼라와 홧병이라고 답하지만, 남편은 둘 다 답이 아니라고 한다. 남편은 조선 사회가 자신에게 술을 권한다고 말하지만 아내는 사회라는 단어를 이해하지 못하고 그저 요릿집 정도로만 생각한다. 남편은 "아아! 답답해!" 하면서 집을 나서고 아내는 "그 몹쓸 사회가, 왜 술을 권하는고!"라고 하며 절망한다.

여기 회를 하나 꾸민다 합시다. 거기 모이는 사람놈 치고 처음은 민족을 위하느니, 사회를 위하느니 그러는데, 제 목숨을 바쳐도 아깝지 않느니 아니하는 놈이 하나도 없어. 하다가 단 이틀이 못되어, 단 이틀이 못되어… 되지 못한 명예 싸움, 쓸데없는 지위 다툼질, 내가 옳으니 네가 그르니, 내 권리가 많으니 네 권리 적으니…밤낮으로 서로 찢고 뜯고 하지, 그러니 무슨 일이 되겠소. 회(會)뿐이 아니라, 회사이고 조합이고… 우리 조선놈들이 조직한 사회는 다 그 조각이지. 
   
이런 사회에서 무슨 일을 한단 말이요. 하려는 놈이 어리석은 놈이야. 적이 정신이 바루 박힌 놈은 피를 토하고 죽을 수밖에 없지. 그렇지 않으면 술밖에 먹을 게 도무지 없지. 나도 전자에는 무엇을 좀 해보겠다고 애도 써보았어. 그것이 모다 수포야. 내가 어리석은 놈이었지.
                                                      - 현진건의 술 권하는 사회,작중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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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한마당  01.14.2022 11:36:00  

    현진건(玄鎭健)이 지은 단편소설. 1921년 11월 『개벽(開闢)』에 발표하였다. 이 소설은 현진건의 초기 소설로서 작가의 신변을 다룬 작품이다. 1인칭소설일 뿐 아니라 주인공의 행각도 작가와 일치한 모습을 보여준다.이 작품의 핵심은, 일제의 탄압 밑에서 많은 애국적 지성들이 어쩔 수 없는 절망으로 인하여 술을 벗삼게 되고 주정꾼으로 전락하지만 그 책임은 어디까지나 ‘술 권하는 사회’에 있다고 자백하는 것이다.
    [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술권하는사회(─勸─社會))]

  • Yessi  01.17.2022 20:16:00  

    좋은글 읽으시고  완벽한 핵심을 알려주셔서 감사 합니다. 바쁘게 사느라 잊어버렸던 학창시절에 , 책중에서  원글님처럼 그렇게 중간 부분을 선생님게서  소개해주시면서 읽어보러고 권하셨고,  설명을 듣고 배웠던  기억이 납니다.
    ㅎㅎㅎ 원글님 훌륭하십니다.
    젊으신분들 게서 이책을 꼭 읽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