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나 감상하시고 귀 청소 하세요
김민기씨의 친구를 익사 사고로 떠나 보내고 만든 노래라 들었습니다.
젊은 친구를 사고로 곁에서 떠나 보내도 이리 슬픈데 우리 세월호
친구를 보내고 자식을 보낸 이들의 심정은 어떠할런지 감히 짐작도 못
합니다.
유튜브로 가사 보시며 노래 들으시면 더 좋으실 듯
노래 가사입니다.
검푸른 바닷가에 비가 내리면 어디가 하늘이고 어디가 물이요 그 깊은 바다 속에 고요히 잠기면 무엇이 산 것이고 무엇이 죽었소
눈 앞에 떠오는 친구의 모습 흩날리는 꽃잎 위에 어른거리오 저 멀리 들리는 친구의 음성 달리는 기차바퀴가 대답하려나.
눈 앞에 보이는 수많은 모습들 그 모두 진정이라 우겨 말하면 어느 누구 하나가 홀로 일어나 아니라고 말할 사람 어디 있겠소
눈 앞에 떠오는 친구의 모습 흩날리는 꽃잎 위에 어른거리오 저 멀리 들리는 친구의 음성 달리는 기차바퀴가 대답하려나
- 김민기 <친구> 1971년
얼마전 퇴근길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한곡의 노래를 들었다. 마침 주차장에 차를 새우고 내리려는 찰라, 라디오를 통해 흘러나오는
그 낮고 울림큰 목소리에 한참을 그자리에 우두커니 앉아있었다. 때는 늦가을, 앙상한 나뭇가지 끝에 매달린 나뭇잎 몇개를 주황색
가로등이 무심히 비추고 있었고, 엷은 밤안개가 어둠을 따듯하게 감싸고 있었다. 그 노래는 김민기의 <친구> 라는 곡이었다.
김민기. 가수겸 작곡가, 연출가. 1951년생. 서울대 미대 회화과 69학번. 1971년 독집 앨범 <김민기 1집 - 부제 : 친구/길> 발표.
대표곡 아침이슬, 친구, 늙은군인의 노래, 상록수, 봉우리, 작은연못 등. 뮤지컬 개똥이, 지하철 1호선등. 현재 극단 '학전' 대표
이런 건조한 프로필 대신 비유를 즐기는 사람들은 그에게 '70년대 저항문화/청년문화의 상징' '한국 포크음악의 대부' '한국의 밥딜런'
같은 이름을 붙이기도 한다. 내가 생각하기에 그 어떤 표현도 김민기와 그의 음악을 제대로 담아내기엔 부족할듯 보인다.
김민기는 서울대 미대에 입학하면서 본격적인 음악을 시작한다. 그의 대표곡인 '친구'등은 이미 그가 고등학교 시절 만들었다고 전해지는
만큼 이미 고등학교 시절 음악에 대한 상당한 깊이를 가지고 있었음을 알수 있다. 그런 김민기가 미술이라는 전공을 선택한 이유는 분명
하지 않다. 1970년말 김영세와 함께 듀엣 도비두(도깨비두마리의 약자)를 결성하고 1971년 기념비적 음반 '김민기1집'을 발표한다.
(적어도 그가 직접적으로 기획하고 만든 유일한 음반일것이다). 당시 김민기는 대중적인 포크음악을 시도했고, 소위 '저항가요'로서의
음악을 시도한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1970년대 암울했던 시대상황과 억압된 젊은이들의 문화속에서 그의 '진솔하고 솔찍한 내면의 소리'
는 청년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아이콘으로 자리잡았다. '아침이슬'등으로 대표되는 노래들은 당시 대학가를 비롯한 시위자리에서 불리우고
이로 인해 김민기는 '저항가수'라는 의도되지 않은 평가를 받게된다. 이로인해 그의 음반은 십수년간 금지음반으로 지정되고 강제로 군에
징집되고 복귀한 뒤 직업적 음악가로 활동하게 된다. (나는 김민기가 미술을 계속했다면 과연 어떤 작품을 만들었을지 참으로 궁금하다.)
이후 작곡활동외에도 김지하등과 교류하며 '금관의 예수', '공장의 불빛'등의 음악극을 만들기도 하고 '개똥이', 한국 창작 뮤지컬의
기념비적 작품인 '지하철 1호선'을 만들기도 한다. 이후 공연기획자겸 연출가로 그 영역을 확대하며, 양희은, 김광석, 윤도현등 많은
후배가수들에게 영향을 끼친다.
나는 김민기를 잘 모른다. 그의 전성기(?)였던 70~80년대를 유년시절에 보냈고, 대학에 입학한 이후에는 '너무나 선명한 주제의식을
갖춘 노래'들이나 '뛰어난 가창력과 연주기법을 선보인 노래들'과 '소위 고급문화라는 간판이 붙은 클래식이나 째즈'음악을 주로 들었을
뿐이다. 가끔 통기타로 그의 대표곡 몇곡을 연주하며 노래를 흥얼거려본 적이 있었지만, 그의 음악을 제대로 느껴볼 기회를 갖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얼마전 퇴근길에 그의 노래 '친구'를 들으며 김민기의 음악을 다시 만나게 되었다.
깊은 사색과 고뇌가 담긴 시어들이 아름다운 통기타 선율을 따라 전해진다. 그 한없이 낮고 울림큰 목소리로 한올 한올 풀어내는
그 소리에 깊이 공감할수 있는건 내가 그만큼 나이를 먹었다는 뜻일지도 모르겠다. 한가지 확실한 점은 30여년을 한결같이 사람들의
가슴에 깊은 여운과 감동을 끌어낼수 있는 것이 '김민기의 노래'가 가진 가장 큰 힘일것이며, 김민기의 음악과 그 고민이 지금도
계속되어야할 이유이기도 하다.
[출처] 김민기의 노래 <친구>를 듣다|작성자 배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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