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을 암호화폐용 월렛으로'··· 애플이 '크립토키트'를 개발한 이유

등록일: 08.06.2019 14:22:13  |  조회수: 929
애플이 아이폰을 하드웨어 지갑처럼 쓸 수 있도록 준비 중인 것으로 보인다.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를 아이폰에 저장해 커피부터 의류, 식료품까지 모든 것을 모바일로 구매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최근 애플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발표된 다른 내용과 달리 애플의 새로운 iOS 13용 크립토키트(CryptoKit)는 관심을 거의 받지 못했다. 크립토키트는 애플의 보안 구역에 저장해 관리할 수 있는 공용 및 개인 키와 디지털 서명을 위한 해시를 개발자가 쉽게 만들 수 있게 해 준다. 이러한 키는 암호화폐에 활용되거나 앱을 통한 결제 형태로 아이폰 사용자가 교환할 수 있다. 애플 측은 크립토키트가 암호화폐 지갑을 도입하려는 계획의 일환인지에 대해 답변하지 않았다.

애플이 만약 암호화폐의 길을 간다면 HTC와 삼성의 뒤를 따르는 것이다. HTC와 삼성은 자사 스마트폰에 네이티브 콜드 스토리지를 추가할 것이라고 이미 밝혔다. 지난해 HTC는 엑소더스 1 스마트폰에 비트코인이나 이더 암호화폐를 직접 저장할 수 있게 지원한다고 발표했고, 삼성은 주력 제품 갤럭시 10에 같은 기능을 넣는 것을 추진 중이다. 출시 예상 시기는 내년 2월이다.

주니퍼 리서치(Juniper Research)의 새로운 보고서에 따르면 디지털 지갑으로 온갖 종류의 화폐를 사용하는 사람이 올해 23억 명에서 2024년에는 세계 인구의 절반인 40억 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디지털 지갑을 통한 거래 금액도 80%가 늘어나 연간 9조 달러를 넘어설 것이다. 저장된 인증 정보를 통해 체결되는 거래 물량이 늘어나면서 거래 금액도 늘어날 것으로 보고서는 지적했다.

반면 보고서에는 QR 코드 기반의 디지털 지갑의 등장으로 인해 애플 페이나 삼성 페이와 같은 NFC 기반의 비접촉 지갑이 직면한 어려움도 설명했다. 많은 상인이 결제를 위한 암호화폐 지갑 접속에 이미 QR 코드를 사용하고 있다.
리눅스 재단 산하 오픈소스 블록체인 프로젝트 하이퍼레저의 보안 전문가 데이빗 휴즈비에 따르면, 비트코인 거래 체결에 필요한 암호화 알고리즘(예를 들면 secp256k1 서명 알고리즘)이 현재 애플의 크립토키트에 전부 다 포함된 상태는 아니다. 그러나 그는 이메일을 통해 “애플에서 만든 추상화된 인터페이스는 향후 다른 알고리즘을 추가하기 쉽게 돼 있다. 암호화 알고리즘을 ‘끼워 넣을 수 있도록’ 하이퍼레저 얼사(Hyperledger Ursa)에서 채택한 전략과 똑같다”라고 덧붙였다.

하이퍼레저 얼사는 암호화 라이브러리다. 개발자가 앱의 보안 강화를 위한 암호화 계층(개인 키와 공용 키)을 쉽게 만들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저장소이다. 애플에 따르면, 크립토키트도 이와 마찬가지로 iOS 앱 개발자가 메시지 인증과 같은 연산을 위한 보안 해시와 보안 암호화 키를 생성할 수 있도록 새로운 프레임워크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더리움 기반 토큰을 저장할 수 있는 암호화폐 지갑인 트러스트 월렛의 설립자 빅터 라드첸코는 크립토키트에 대해 "불과 몇 단계만 거치면 아이폰을 하드웨어 지갑처럼 쓸 수 있게 됐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연구회사 리드라이트 랩(ReadWrite Lab)의 수석 연구원 카일 엘리콧도 이에 동의했다. 즉, 애플의 크립토키트는 블록체인 또는 암호 기반 앱을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의미라는 것이다.

엘리콧은 “(애플은) 콜드 스토리지, 즉, 현재 휴대폰 관점에서 시중에 나와 있는 그 어떤 것보다 더 안전한 암호 지갑을 제공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는 아이폰과 아이패드에 이미 존재하는 생체 인식 기능을 가리킨다. 그는 “WWDC에서 또 어떤 내용이 언급되었는지 함께 봐야 한다. 골드만 삭스 결제 카드가 발표됐고 애플 월렛에 대한 엄청난 업그레이드가 공개됐다"라고 덧붙였다.

애플과 제휴 관계를 맺은 스타벅스, 홀푸드마켓 등의 소매업체는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를 결제 수단으로 쓰겠다는 계획을 일제히 발표했다. 계산대 스캐너 앞에서 본인 스마트폰의 QR 코드를 흔들기만 하면 고객의 결제 금액이 소매업체로 이체되는 방식이다. 앱으로 사용 가능한 QR 코드는 고객의 암호화폐 지갑에 있는 디지털 화폐를 나타낸다.
엘리콧은 “이런 결제를 활성화하려면 사람들이 (암호화폐를) 저장해야 하고 어느 정도 안심할 수 있어야 한다. 애플 월렛이 개선되고 있고 제휴업체가 그 기술을 사용 중이기 때문에 다음 단계는 이 두 가지를 통합하는 것이다. 소비자가 디지털 지갑을 사용할 줄 알고 있으며 제휴업체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안심한다”라고 말했다.
 
애플의 크립토키트는 물론 하이퍼레저 얼사도 암호화 사용 소프트웨어 개선을 꾀하고 있다. 특정 암호화 구현 사용의 미묘한 세부사항을 앱 개발자가 이해하지 않아도 되도록 보장하는 방식이다. 단, 얼사는 더 개인정보보호 지향적인 애플리케이션을 위해 영-지식(zero-knowledge)과 같은 고급 암호화 기능이 포함된 반면, 애플의 크립토키트는 그렇지 않다고 휴즈비는 지적했다.
크립토키트는 개인 키 및 공용 키로 iOS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암호화를 통한 두 번째 보안 계층을 가능하게 하기 때문에 SIM 재킹과 같은 하드웨어 해킹과 관련된 다른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SIM 재킹이란 한 사람의 디지털 생활과 금융 생활을 통제하기 위해 자주 사용되는 악성 공격이다.

엘리콧은 “그것은 또 다른 인증 및 보호 계층이다. 그래서 애플이 말하는 것보다 더 대단한 일인 것이다. 애플은 크게 관심을 끄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고 본다. 애플도 페이스북처럼 자체 암호화폐를 만들지 모른다는 인상을 주지 않기 위해서이다. 애플 코인이 나올지 여부는 알 수 없다. 애플의 다른 전략을 고려하면 나올 만도 하다. (애플은) 제2의 코인베이스를 만드는 당사자가 되는 것을 원하는 것이 아닌 것 같다. 아직은 코인베이스가 애플의 기술을 활용해 애플 생태계에 더 통합되도록 힘을 실어주는 행보일 가능성이 더 높다"라고 말했다.

애플은 자사의 미래 제품과 서비스에 대해 말을 아끼는 것으로 악명 높다. 그런데 블록체인에 관해서는 관련 특허를 여러 건 신청했다.
엘리콧에 따르면, 지금까지 공개된 것 중 대부분은 아이폰과 같은 제품 생산에 필요한 재료의 윤리적인 구매와 관련이 있다고 한다. 일례로, 지난 2월 애플은 책임경영연합(RBA)의 책임광물계획(RMI)을 위한 블록체인 규칙 초안 작성을 돕고 있다고 밝혔다. 벤처비트(VetureBeat) 보도에 의하면, 애플은 2018년 한 해 동안 RBA의 의장직을 맡아 RMI 운영위원회 활동을 했다. 엘리콧은 크립토키트에 다른 애플 블록체인 특허가 숨겨져 있을 수 있다고 추측한다. 이 추측이 사실일지는 머지않아 밝혀질 것이다.

<출처 : CIO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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