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레알(L’Oréal)은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을 잘 이겨냈다.
특히 전자상거래(ecommerce) 부문에서는 2020년에 전년 대비 62% 증가한 매출을 올렸다.
오프라인 매장 폐쇄로 소비자들이 온라인에서 더 많은 화장품과 미용 제품을 구매했기 때문이다.
로레알 아메리카 지역(L’Oréal Americas Zone)의 CIO 마이클 킹스턴은 이러한 성과를 낼 수 있었던 이유는 증강현실, 실시간 스트리밍 기술, 클라우드 소프트웨어를 통해 제품을 잘 홍보할 수 있었던 덕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CIO닷컴> 과의 인터뷰에서 “팬데믹으로 인해 모든 물리적인 사용자 경험(예: 매장, 살롱 등)이 봉쇄된 것처럼 보였다.
사용자 인게이지먼트를 위한 모든 서비스와 자산을 디지털로 제공해야 했다. 상당한 변화를 지원해야 했기 때문에 인프라 압박이 상당했다”라고 전했다.
팬데믹은 기업들을 시험대에 올렸다. 지난 2020년 7월 맥킨지(McKinsey)가 C-레벨 경영진과 고위 관리직 9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 시험을 잘 통과한 기업들은 내부 및 고객 대응 활동의 디지털화를 3~4년가량 앞당긴 것으로 조사됐다.
맥킨지는 설문조사에 참여한 C-레벨 경영진의 65%가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애널리틱스, 사이버 보안 등의 기술에 더 많은 비용을 투자하고 있으며, 이미 기술 인프라를 업그레이드한 기업은 더 많은 비즈니스 기회를 확보할 수 있는 탄탄한 위치에 있다고 밝혔다.
로레알의 경우 2017년 킹스턴이 취임하기 전부터 최신 기술 아키텍처와 애자일 개발을 위해 레거시 시스템을 폐기하는 여정을 시작했다.
그는 이러한 투자 덕분에 팬데믹 위기 당시 직원들이 집에서도 원활하게 고객 관리 업무를 할 수 있었다면서, “10년 동안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진행해왔다는 점에서 운이 좋았다”라고 언급했다.
장기적인 기술 현대화가 결실을 맺다
킹스턴에 따르면 클라우드 소프트웨어로의 마이그레이션 덕분에 로레알은 주문 처리 시스템을 조정 및 확장해 팬데믹 초기 급증했던 수요를 충족할 수 있었다.
또한 그간 월마트(Walmart), 타겟(Target), 기타 소매업체에 제품을 제공해왔던 로레알은 공급망을 전환해 소비자의 집으로 직접 택배를 배송하기 시작했다.
그는 “접속자 수가 엄청나다. 지난 5월부터 로레알 전자상거래 트래픽은 매일 사이버 먼데이(Cyber Monday; 미국 쇼핑 이벤트 기간)의 트래픽과 맞먹었으며 이는 좀처럼 감소하지 않고 있다”라고 말했다.
팬데믹으로 인해 사용자가 매장을 방문하지 못하게 되면서 로레알은 기존의 디지털 역량을 크게 활용했다.
이를테면 지난 2018년 인수해 현재 아마존닷컴, 구글, 유튜브 등의 플랫폼에서 쓰고 있는 모디페이스 AR(Modiface AR) 기술을 활용해 소비자가 소프트웨어의 도움을 받아 화장품 및 다른 미용 제품을 ‘체험(try-on)’해보도록 했다.
소비자는 모디페이스에 액세스한 다음 스마트폰 카메라를 사용해 다양한 색상의 립스틱, 염색 제품 등을 라이브 비디오 또는 셀카로 가상 체험할 수 있다.
작년 4월 로레알은 가르니에(Garnier), 랑콤(Lancôme), 메이블린(Maybelline) 등의 유명 브랜드 제품을 체험해 보고, 이를 줌(Zoom) 또는 구글 행아웃(Google Hangouts) 회의에서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스냅 카메라 데스크톱 앱용 AR 렌즈도 출시했다.
이 밖에 로레알은 뷰티 전문가와 소셜 미디어 인플루언서가 소비자에게 제품을 보여주고 방송에서 바로 구매할 수 있는 라이브 스트리밍 서비스를 구현했다.
이는 로레알이 지난해 투자한 소셜 커머스 스타트업 레플리카 소프트웨어(Replika Software)에서 제공한다. 킹스턴은 “하룻밤 사이에 채널을 확장하고 고객들이 원하는 곳에서 만나야 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로레알의 경쟁사 에스티로더(Estée Lauder)도 유사한 방식으로 AR을 적용했다. 단 25개 이상의 자사 브랜드가 자체 AR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표준 플랫폼을 구축하면서 로레알과는 약간 다른 길을 택했다.
이러한 디지털 연결은 리테일의 여러 영역에 영향을 미쳤으며, 시그넷 주얼스(Signet Jewelers) 같은 경우 직원과 소비자 간의 화상 상담을 용이하게 했다.
디지털 채널은 로레알에 계속해서 큰 수익을 안겨주고 있다. 2021년 1분기에만 전자상거래 매출이 67% 증가했다.
이는 전체 매출의 27%에 달하는 수치다. 로레알은 2023년까지 전자상거래 매출이 전체 매출의 50%가량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팬데믹 이전부터 대비하다
킹스턴은 디지털 채널도 중요하지만 출장 중에 얻은 정보 덕분에 팬데믹에 미리 대비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2020년 초 해외 출장을 갔던 그에게 중국에 있던 동료가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완화하기 위해 재택근무를 준비하고 있다고 귀띔해준 것이다.
출장을 마치고 돌아온 킹스턴은 그의 팀에게 바이러스가 해외로 퍼질 수 있기 때문에 1만 1,000명 이상의 직원들이 재택근무할 수 있는 기술 및 운영 민첩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그는 직원들이 집에서 기업 애플리케이션에 원활하게 접속할 수 있는지, 이를 인프라가 뒷받침할 수 있는지 테스트를 진행했다. 또 직원들에게 노트북을 집으로 가져가되 ‘충분히 주의’를 기울이라고 권고했다.
3월 중순 로레알에서 대비했던 시나리오는 현실이 됐다. 킹스턴은 로레알에서 사용하는 통신사 및 클라우드 업체가 직원들을 지원하고 고객들에게 서비스를 필요하는 데 필요한 규모를 제공했다고 덧붙였다.
로레알의 파트너 네트워크 및 최신 기술 도구 외에, 이 프랑스 기업의 서로 협력하는 ‘관계 중심’ 문화가 사회적 거리두기로 물리적인 접촉이 제한된 상황에서 이를 견뎌내는 데 도움을 줬다고 킹스턴은 언급했다.
그는 “작년에 훌륭한 성과를 냈으며, 올해도 좋은 위치에서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출처 : CIO 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