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경험(CX)’은 성공의 핵심 요소가 됐다. 따라서 CIO는 IT에서 하는 모든 일이 고객에게 초점을 맞출 수 있도록 운영 및 조직 문화를 재고해야 한다.
LPL 파이낸셜(LPL Financial)의 CIO 에이미 에빈스는 ‘IT의 역할’과 관련해 기업 제품을 지원하는 것에서 벗어나 고객이 원하는 경험을 만드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5년 전만 해도 CIO가 전략을 이야기할 때 그 핵심은 성장이었고 매우 제품 중심적이었다.
고객을 언급하긴 했지만 최우선은 아니었다. 하지만 지난 2년 동안 큰 변화가 있었다. 이제는 고객이 항상 중심에 있게 됐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에빈스는 고객 중심적 접근을 위해서는 기존과 다른 사고방식과 업무 방식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예를 들면 그는 2곳의 고객 지원 위원회에 참여해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에 관한 인사이트를 얻고 있다.
또 IT팀에 고객의 의견을 소프트웨어 개발 프로세스에 반영하는 애자일 방법론을 도입했다. ‘순수 고객 추천 지수(Net Promotor Score; NPS)’ 등의 새로운 지표를 사용하여 고객 기대치를 충족하고 있는지 판단하고 있기도 하다.
“고객에 대한 시각을 잃어서는 안 된다. 고객을 항상 중심에 두고 적절한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에빈스는 덧붙였다.
고객 중심적 IT(Customer-centric IT)
다른 CIO들도 이러한 변화를 경험하고 있으며, 실제로 고객 경험을 우선순위로 삼고 있다. IDG의 ‘2021 CIO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IT 리더의 78%는 지난 1년 동안 고객과 직접 상호작용하는 것이 중요해졌다고 답했다.
美 기술 컨설팅 회사 웨스트 먼로(West Monroe)의 경영 파트너 겸 제품 및 경험 연구소(Product & Experience Lab) 책임자 메이즌 갈라이니는 “오늘날 기업들의 성공에 고객 경험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우선순위에 있을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는 CIO와 IT 없이는 실현 불가능하다”라고 전했다.
고객 경험은 디지털 공간, 물리적 세계 또는 이 둘의 조합에서 기업이 모든 고객과 상호작용하는 방식을 말한다. (CX 용어를 사용하자면) 목표는 고객을 ‘즐겁게 하는(delights)’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다.
여러 연구 결과에 따르면 기업들이 다른 기업들과 차별화할 수 있는 긍정적인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점점 더 경쟁하고 있다.
이에 따라 CIO는 고객의 기대에 부응할 만한 상호작용을 제공할 수 있도록 이에 필요한 기술을 제공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하게 됐다.
글로벌 기술 컨설팅 기업 소우트웍스(Thoughtworks)의 북미 지사 CDO 조 머레이는 “새로운 비즈니스 필수 요소가 바로 CX다”라면서, “고객 경험이 갈수록 디지털 경험으로 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성공을 위해 CIO는 내부 제품 책임자(CPO)가 돼야 한다.
브랜드화되고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사고방식과 운영 모델 전체를 전환한 기업들은 시장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브랜드 자산(brand equity)을 달성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CX 가속화
팬데믹 기간 동안 전 세계가 디지털 상호작용으로 대거 전환하면서 고객 경험의 중요성이 커졌다. 그리고 이에 적절하게 대응한 기업들도 있었다.
포레스터 리서치의 ‘2021 미국 CX 인덱스(US 2021 CX Index)’에 의하면 약 21%의 브랜드가 2020년과 비교해 큰 폭의 CX 점수 상승을 이뤄냈다고 밝혔다.
포레스터는 “팬데믹으로 인해 모든 산업의 브랜드가 고객 경험에 관한 접근 방식을 갑자기 바꾸게 됐다. 브랜드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새로운 쇼핑 옵션, 안전을 강조하는 다양한 상호작용 방식 등을 통해 달라진 고객 니즈에 대응했다”라면서, “점수가 높아진 원인은 안전을 보장하는 경험을 구축하면서 고객에게 쌓은 호감도(CX 자산)에 기인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포레스터는 상위 5%의 브랜드를 ‘CX 엘리트’로 선정했으며, 여기에는 츄이(Chewy.com), 엣시(Etsy), 링컨(Lincoln), 해군연방신용조합(Navy Federal Credit Union; NFCU), 트레이더 조스(Trader Joe’s) 등이 포함됐다.
하지만 대부분의 기업은 여전히 해야 할 일이 많다. 기업들이 훌륭한 고객 경험을 대규모로 제공하고, 직접 상호작용과 디지털 상호작용을 조합한 뛰어난 고객 경험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했다.
머레이는 “기업이 고객과 상호작용하고자 하는 다양한 채널에서 일관되고 즐거운 경험을 제공해야 하는 새로운 모든 채널(any-channel) 전략이 등장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CIO의 ‘CX’ 당면 과제 고객 경험은 기존에 기술 가용성, 효율성 향상, 인프라 현대화를 우선시했던 많은 CIO에게 상대적으로 새로운 요소다. 물론 가용성, 효율성, 최신 인프라 등도 여전히 중요하지만 이제 IT 리더는 이전의 모든 요소를 활용해 고객이 추구하는 경험을 만드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단 그 전에 앞서 해결해야 할 또 다른 큰 과제가 있다. 바로 고객을 진정으로 이해하는 것이다. CIO와 IT팀은 최종 고객 또는 일반 소비자와 직접 연결되는 경우가 많지 않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고객과의 연결을 위해 다른 부문과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 자문 기업 해켓 그룹(Hackett Group)의 기술 트랜스포메이션 부문 책임자 요나스 요하네스는 “CIO는 고객을 대변하기에 적절하지 않다. 개인적으로 봤을 때 제품 마케팅 부서가 가장 적절하다.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파악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부서다. 이를 통해 고객 경험을 확보하고, 무엇이 필요한지 구체적으로 분석할 수 있다. 여기서 CIO는 이러한 요구사항을 충족하는 데 필요한 기술을 제공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해서 CIO가 마냥 지시를 기다리라는 건 아니다. 해켓 그룹의 이사이자 IT 경영진 자문 프로그램 책임자 크리스 키는 “고객의 욕구와 니즈를 파악하는 것은 CIO나 IT의 역할이 아니라는 뜻이다”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많은 CIO가 이 과정에서 난관에 부딪히고 있다. 이를테면 CIO가 디지털 서비스와 훌륭한 고객 경험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 인프라(예: 자동화, 클라우드 리소스, 데이터 파이프라인 등)를 제공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일부 기업들은 CX를 CTO로 이관해 CIO를 CX에서 배제한다.
또는 IT를 여전히 비용 센터(cost center)로 간주하고 그 결과 CIO가 CX 전략 계획에서 배제되는 기업에서 근무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
갈라이니는 “IT와 관련해 기업의 사고방식이 여전히 전통적이라면 CIO에게 힘든 싸움이 될 것이다. 또는 고객 경험이 성공에 중요하다고 보지 않아 여기에 투자할 필요가 없다고 여기는 기업이 있다면 CIO가 이 의제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다”라고 전했다.
이뿐만 아니다. CIO와 IT는 팀 자체, 프로세스, 기술을 신속하게 움직여 시장과 고객 니즈의 급격한 변화를 따라잡아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CX 성공을 제공하는 CIO 포레스터의 CX 인덱스에 의하면 성과가 높은 브랜드는 핵심 고객의 니즈를 충족한다. 이러한 브랜드는 효율성과 편의성 측면에서 다른 모든 브랜드를 압도했다…(중략)…또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브랜드는 고객의 정서적 니즈를 이해하고 감정적으로 기분 좋은 경험을 제공했다.
또한 포레스터는 문제를 빠르게 해결하는 동시에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CX 전문가가 지속적으로 고품질의 경험을 구상, 설계, 전달하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접근법을 갖춰야 한다”라고 전했다.
고객 경험을 전달하는 것은 충분한 가치가 있다. 포레스터는 사소한 CX 개선조차도 기업에 수천만 달러의 가치를 안겨줄 수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성공적인 CX를 달성한 기업의 IT 리더들은 공통점이 있다. 우선, 이러한 CIO들은 C-레벨 동료와 협력해 비즈니스 부문에서 달성하고자 하는 것을 지원하는 데 필요한 IT 인프라를 제공했다.
요하네스는 “이러한 CIO들이 유연한 인프라를 구축함으로써 IT와 비즈니스 부문이 변화에 따라 빠르게 전환할 수 있다.
또 기술이 잘 통합돼 있어 채널 전반에서 원활하고 일관된 경험을 지원할 수 있다. 이는 클라우드, 마이크로서비스, 자동화, 챗봇 등의 지능형 시스템에 관한 투자를 의미한다”라고 설명했다.
또 이러한 CIO들은 인프라를 지원하는 데 필요한 인재를 양성했다. 이 밖에 제품 사고방식을 수용하는 애자일 문화를 채택하고, 새로운 기능과 개선된 서비스를 빠르고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데 중점을 뒀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이 모든 걸 하나로 통합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점이라고 전문가들은 언급했다. 갈리아니는 “고객 경험은 독립적으로 생각할 수 없다. 경험과 관련된 모든 것을 연결하지 않고는 훌륭한 앱을 가질 수 없다”라고 말했다.
보스턴 컨설팅 그룹(Boston Consulting Group)의 상무이사 겸 시니어 파트너 보하라트 파다르는 강력한 고객 경험 프로그램을 구축하기 위해 ‘MIDAS’ 하에서 IT에 필요한 요소를 통합했다고 언급했다.
• Measure(측정): 설문조사 결과를 넘어서 비즈니스 영향을 측정 • Innovate(혁신): 인간 중심적인 디자인 원칙을 사용하여 프로세스를 재구성하여 혁신 • Deliver(제공): 프론트라인 및 백엔드 팀을 통합하여 고객 여정을 제공 • Activate(활성화): 고객 최우선 문화를 활성화 • Synchronize(동기화): 여러 채널에 걸쳐 고객 인게이지먼트를 동기화하고 통합
파다르는 “클라우드, 디지털 플랫폼, 데이터 아키텍처, 현대화 등 CIO는 모든 것을 수행해야 한다.
이와 동시에 고객 경험을 저렴한 비용으로 안전하게 제공해야 한다. 우선순위가 상충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CIO는 이 모든 것들을 동시에 해결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고객 경험이 중요하다는 것을 CIO들도 알고 있다. 당면 과제는 조직이 고객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교육을 받고 움직이도록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