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일시적인 문제로 보였던 것이 실질적인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사람들이 무더기로 퇴사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에서 올 10월에만 무려 410만 명이 직장을 그만뒀다.
지난 9월과 8월에 퇴직한 각각 440만 명, 430만 명보다는 감소한 수치다. 하지만 美 노동통계국(US Bureau of Labor Statistics)에 따르면 올해 7월까지의 그 어느 달보다 높은 수치였다.
온라인 구인구직 사이트 잡리스트(Joblist)가 2만 6,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최근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체 구직자의 22%는 이전 직장을 그만뒀다고 밝혔고, 현재 일을 하고 있는 직장인의 73%는 퇴사를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규모 인력 이탈을 대공황에 빗대 만든 신조어인 ‘대퇴직’은 이전의 고용 상황에 관한 깊은 불만을 반영한다. 계속되고 있는 팬데믹을 통해 직원들은 커리어, 일과 삶의 균형, 장기적인 목표, 근무 조건을 재고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잡리스트는 올 한 해 직원들이 퇴사하는 주된 이유로 ▲팬데믹 기간 동안 기업의 직원 대우에 관한 불만(19%), ▲낮은 급여 또는 복지 부족(17%), ▲일과 삶의 균형 부재(13%) 등이 꼽혔다고 전했다.
또한 잡리스트는 20대 직장인이 퇴사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말했다. 실제로 20대 직장인 가운데 약 3분의 1이 이전 직장을 그만둔 반면, 50세 이상의 직장인은 (퇴사한 비율이) 20%에 불과했다. 성별에 따른 퇴직률에는 차이가 없었다.
잡리스트는 이번 설문조사 결과를 2022년 1월에 발표할 계획이지만 미리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전체 구직자의 61%는 원격근무를 하는 일자리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원격근무를 하고 있는 직장인의 45%는 2022년에 기업이 풀타임 사무실 근무를 요구한다면 퇴직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대퇴직 물결은 2022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원격근무와 사무실 근무 환경을 모두 매력적이고 편안하게 만드는 것은 직원 유지의 핵심이 될 것이다.
따라서 인력 이탈을 막아야 하는 경영진 및 관리자는 직원들의 만족도를 유지하기 위해 많은 일을 해야 한다.
물론 직원들이 회사에 불만족스럽다는 이유만으로 퇴사하는 건 아니다. IDC의 ‘일의 미래(Future of Work)’ 리서치 부문 책임자 에이미 루미스에 의하면 예를 들어 여성들은 육아 또는 부양 때문에 직장을 떠나는 경우가 많다.
잡리스트는 새로운 커리어 추구(20%)를 위해 퇴사하는 경우도 많다면서, 팬데믹을 통해 직업을 바꾸거나 더 매력적인 역할로 이동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높은 퇴직률(이직률) 이면의 또 다른 요소는 직업적으로 한계에 봉착했다고 느끼는 것이다. 직원 관리 플랫폼 업체 래티스(Lattice)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43%는 (자신의) 커리어 패스가 정체됐다고 느끼고 있었다.
이러한 트렌드는 젊은 세대 사이에서 두드러졌다. Z세대 직장인(1997년 이후 출생)의 38%는 커리어 패스 및 발전의 투명성이 더 큰 일자리를 찾는다고 답했다.
래티스의 CEO 잭 알트만은 “회사의 가장 중요한 자산은 사람이다. 이직 비용 역시 꽤 많이 든다”라면서, “인재를 유지하기 위해 관리자는 직원들이 자신의 커리어 발전을 가시적으로 체감할 수 있게끔 멘토링 및 관련 도구 등을 지원해야 한다”라고 전했다.
직원 경험의 중요성은 곧 기업들이 인력 관리 및 참여 프로세스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의미다. 딜로이트의 ‘유럽 인적 자본 트렌드 보고서(European Human Capital Trends Report)’에 의하면 경영진의 54%가 앞으로 업무 프로세스를 재구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 사태 전에는 이같이 답한 비율은 28%에 불과했다. 많은 기업이 직원들의 성과와 인게이지먼트를 더욱더 잘 파악하고, 직원들의 발전 및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오래된 인력 관행을 재평가하고 있다.
이 밖에 새로운 정책을 수립할 때는 조직 전반의 의향을 파악할 수 있는 직원 설문조사가 중요하다. 루미스는 “직원들이 필요한 것을 조율할 수 있도록 경영진은 양방향 대화를 해야 한다”라고 권고했다.
신입 직원과 관련해서는 팀의 일원이라고 느낄 수 있도록 소속감을 빠르게 형성하는 게 중요하다. 루미스는 “기업 문화는 관리자가 직원들을 신뢰하고 직원들이 조직 내의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는 데 필요한 기술 및 도구를 가지고 있을 때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협업 및 커뮤니케이션 도구는 응집력 있는 기업 문화를 조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최신 클라우드 기반 제품으로는 구글의 워크스페이스(Workspace) , 마이크로소프트의 비바(Viva), 아사나(Asana) 등이 있다고 루미스는 덧붙였다.
아울러 애널리틱스도 직원 경험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관리자는 이를 통해 사람들이 서로 또는 회사와 소통하는 방식이나 혹은 고립돼 있는지 여부 등을 추적할 수 있다.
루미스는 “애널리틱스를 통해 특정 팀원이 이틀 동안 그 누구와도 소통하지 않았음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직원들의 프라이버시를 유지해 지나친 간섭을 받고 있다고 느끼게 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직원 경험 개선은 고객 경험 향상에도 기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IDC가 지난 7월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만족도 및 참여도가 높은 직원이 더 나은 고객 경험, 더 높은 고객 만족도, 더 높은 수익에 기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전체 응답자의 62%는 직원과 고객 경험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으며, 그 영향이 상당하다고 밝혔다. 절반 이상(58%)은 고객 만족도가 직원 생산성을 평가하는 핵심 지표라고 답했다.
IDC에 의하면 ‘직원 경험’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는 다음과 같다.
• 기업의 투명성, 신뢰, 커뮤니케이션
• 디지털 경험을 기반으로 한 원활하고 협업적인 업무 환경
• 소속감 및 포용성을 갖춘 조직 문화
• 경영진 및 동료의 직원 경청, 인게이지먼트, 인정
• 커리어 발전 및 업스킬링 기회
• 기업의 사회적 책임
기업들은 하이브리드 업무 환경을 지원하기 위해 기술에 투자하고 있다. 지난 11월 IDC에서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오는 2023년까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X) 및 비즈니스 변동성으로 인해 전 세계 2,000개의 기업 가운데 70%가 원격 또는 하이브리드 우선 업무 모델을 시행하고, 업무 프로세스를 재정의하며, 다양한 인재 풀을 참여시킬 전망이다. 또한 2024년까지 기업들의 70%가 채용 및 인적 자본 전략을 정의하기 위해 다양성, 평등 및 포용 데이터, 도구, 벤치마크 등에 집중적으로 투자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2025년까지 새로운 상업용 건설 및 건물 리노베이션의 90%가 유연한 워크플레이스와 향상된 사무실 경험 및 성과를 지원할 수 있는 스마트 시설 기술을 활용할 것이라고 IDC는 밝혔다.
IDC는 지난 9월 블로그를 통해 “당연한 말이지만 훌륭한 직원 경험은 인재 확보 및 유지 증가로 이어지기 마련이다”라며, “전 세계가 인재 확보의 지리적 한계를 일부 제거하는 하이브리드 업무 현실에 적응하면서 인재 경쟁이 더욱더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에 이는 특히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출처 : CIO 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