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자주 듣는 질문 중 하나가 "언제쯤 정상화될 것인가?"이다. 백신 개발이 완료되기 전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것이 이 질문에 대한 타당한 답변일 것이다. ‘결제’와 관련해서는 그 답변이 더 복잡해진다.
코로나19 이전에도 지폐와 동전 사용은 줄어드는 추세였다. 이번 팬데믹은 이를 더 가속화할 것이다. 소매점이나 금융기관 입장에서 볼 때 종이 및 금속 화폐는 관리(정산 및 보안 등)에 더 많은 비용이 소요되고, 절도 표적이 되기 쉬우며, 모바일 결제나 신용/직불 카드를 사용하는 것에 비해 시간이 더 걸린다.
또한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하는 상황에서 사람들이 플라스틱으로 된 신용카드를 안전하다고 생각할까? 카드를 긁거나 삽입할 때 바이러스가 표면에 묻지 않을까? 직원들이 위생장갑을 착용하고 있더라도 계속 같은 장갑을 끼고 있는 것을 보면 안심할 수도 없다.
지난 주말 주유소에 갔을 때 필자의 아내는 카드를 알콜솜으로 닦아야 한다고 거듭 말했다.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다.
결제와 같은 소비자 상호작용에서는 사실보다 인식이 더 중요하다. 소비자가 두려워하고 걱정한다면 이런 식으로는 전파가 일어난 적이 전혀 없다는 사실을 아무리 이야기해도 소용이 없다.
현금과 카드를 제외하면 비접촉 및 모바일 결제가 남아있다. 그간의 경험에 비춰볼 때 미국은 아직 비접촉식 카드 보급이 미미한 편이다. 코로나19가 이를 변화시키리라고 생각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제 남은 것은 모바일이다.
결제에 있어서 모바일은 다음의 3가지를 의미할 수 있다. ▲첫째, 모바일 기기를 매장의 결제 단말기에 가져다 대서 결제하는 것(예: 구글 페이, 애플 페이), ▲둘째, 인터넷에서 모바일 앱으로 결제하고 집으로 배송받는 것(예: 월마트 닷컴에서 주문하고 체이스페이로 결제), ▲셋째, 모바일로 온라인 결제하고 오프라인 매장에서 수령하는 것(예: 페이팔로 주문 결제하고 스타벅스에서 픽업)이다.
(이 밖에 또 다른 유형으로 개인 간의 거래를 꼽을 수 있다. 벤모(Venmo)나 젤러(Zelle)를 사용하는 것을 예로 들 수 있겠다. 하지만 이는 기업 거래에서 주류가 아니다.)
하지만 오프라인 매장에서 모바일 결제를 하려면 전용 NFC 단말기가 필요하다. 모바일 결제를 위한 더 보편적인 접근 방식은 전체 결제 과정을 온라인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즉 단말기 대신 앱으로 결제를 진행한다. 이를테면 자동차 안이나 매장에 가기 전에 또는 매장에 있더라도 직원과 떨어진 채로 결제를 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소매업체가 계산대를 대폭 줄이거나 심지어는 없애 진열 공간을 더 확보할 수 있다는 부수적인 이점도 있을 수 있다. 또한 계산대를 없애면 사회적 거리두기를 더욱 효과적으로 실천할 수 있다.
보안 장치 또한 필요할 것이다. 출구에 결제 여부를 판독하는 기기를 배치하거나 사람 직원이 일정 역할을 맡을 수도 있다. 다만 사회적 거리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기기를 배치하는 것이 더 나을 것이다.
코로나19 여파로 모바일 결제가 급증한 것 외에 아마존의 아마존 고(Amazon Go) 매장도 급성장할 전망이다. 순전히 우연이지만 이 무인매장은 소매업계가 언택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수많은 디지털카메라와 애널리틱스 시스템으로 모든 것을 처리하기 때문이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해 몇 가지만 조정하면 된다.
결제 서비스 업체인 인피니셉트(Infinicept)의 공동 CEO 토드 애블로이츠는 이 변화는 전 세계적일 것이고, 특히 현금 사용을 선호하는 시장을 강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현금 결제 비중이 높은 나라에는 이집트, 동유럽, 중앙 유럽, 독일 등이 있다. 코로나19가 거대한 변화를 빠르게 가져올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맞는 말이다. 현재 모바일 결제 시장의 선도주자인 애플 페이조차 수년째 시장 점유율이 9~12%로 정체돼 있었다. 코로나19 사태는 그 벽을 무너뜨리는 데 일조할 것이고, 1년 이내에 40~50% 또는 그 이상으로 급증할 가능성이 있다. 구글 페이 역시 비슷한 성과를 거둘 수 있다. 그렇다. 결제 문화와 관련해 코로나19는 모든 사람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