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M&T 뱅크(M&T Bank)의 CIO 마이크 위슬러는 ‘다양성’을 핵심 가치로 두는 채용 전략의 일환으로 견습제도, 부트캠프, 대학 교육 과정, 인턴십 등을 통해 내부 개발자 인력을 늘리고 있다. 이에 관해 그와 함께 이야기를 나눠봤다.
위슬러는 “미국 내 수많은 도시에서 유능한 기술 인재를 유치하고자 열띤 경쟁을 펼치고 있다”라면서, “개인적으로는 M&T 뱅크의 본사 소재지인 뉴욕 버펄로가 이 치열한 인재 전쟁에서 이길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M&T는 1,000명의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신규 채용하고 있다. 그는 개발자 팀에 고객 커뮤니티의 다양성을 반영하도록 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동시에 엄청난 기회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위슬러는 (그가 우스갯소리로 은행을 가장한 분석적이고 소프트웨어 중심적인 마케팅 회사라고 설명하는) 캐피털 원(Capital One)에서 18년 동안 근무했으며, 지난 2018년 5월 M&T에 합류했다. 그는 캐피털 원에서 1년 365일 가운데 300일가량을 샌프란시스코, 시카고, 토론토, 뉴욕 등을 오가며 출장을 다녔다.
그 일을 즐기긴 했지만 뭔가 색다른 것을 갈망하고 있었다면서, “밀집된 도심 지역에 있지 않은 직장을 찾고 있었다”라고 그는 언급했다.
한편 M&T는 변화의 시기에 진입하고 있었다. 美 포춘지 선정 500대 기업을 이끄는 흑인 CEO 중 한 명인 르네 존스가 새로운 CEO로 취임했다.
그는 M&T 뱅크가 성장 궤도에 오를 수 있도록 한 지역경제와 계속해서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현대화를 추진하는 임무를 맡았다(이 은행은 미국 북동부, 특히 그중에서도 워싱턴 DC, 델라웨어 월밍턴, 그리고 (본사가 있는) 뉴욕주 서부 지역에 지점이 집중돼 있다)
다른 많은 기업과 마찬가지로 M&T 역시 유능한 개발자들이 실리콘밸리, 시애틀, 뉴욕 등으로 향하는, 즉 ‘두뇌 유출(Brain drain)’로 타격을 입었다. 따라서 기술 인재들이 M&T와 이를 중심으로 하는 비즈니스 생태계에 매력을 느끼게 하는 것이 위슬러의 목표가 됐다.
IT 운영 재정비 위슬러는 취임하자마자 M&T의 IBM 메인프레임 코어를 중심으로 애널리틱스 기능을 구축하기 시작했다. 또 M&T의 소프트웨어 개발 방법을 현대화하는 한편 역량을 갖춘 내부 개발자를 늘릴 방법을 모색했다.
그는 “먼저 애널리틱스 측면을 보자면 현재는 운영 정보가 메인프레임에서 ‘거의 가동 준비를 마친 데이터 애널리틱스 저장소’로 실시간 스트리밍된다. 이를 통해 고객센터 직원에게 고객의 마지막 거래 또는 온라인 활동에 관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목표는 새로운 데이터 분석 역량을 확보하고 계속해서 뒤처지지 않는 것이다. 다시 말해, 아마존 S3나 스노우플레이크와 같은 클라우드 기반 데이터 애널리틱스 저장소 또는, 하둡처럼 온프레미스에 있지만 분산된 현대적인 구조를 사용하고 오라클이나 테라데이터 등의 독점 시스템에서 탈피하는 것이다”라고 위슬러는 말했다. 소프트웨어 개발의 경우 전통적인 대규모 워터폴 방식에서 대규모 엔터프라이즈 애자일 방식으로 전환했으며, 여기에는 변화를 가속화하기 위해 린(lean) 방법론과 디자인 사고를 사용할 수 있도록 전체 비즈니스 부문을 교육하는 것도 포함된다고 그는 전했다.
이러한 애자일 전략의 일환으로 위슬러는 W&T에 소속된 2,000명 이상의 기술 전문가를 비즈니스 관점에서 각자가 제품 담당자인 6~7명으로 구성된 개발자 팀으로 재편하고 있으며, 이 과정은 중반기에 마무리될 예정이다.
그에 따르면 M&T에 합류했을 당시 기술팀의 약 절반이 외부 인력이었다. 현재는 80% 이상이 내부 인력으로 구성돼 있다. 위슬러는 “소프트웨어가 경쟁 우위를 가능하게 한다고 본다면 외주 인력으로 이를 처리해선 안 된다. 이를 내부 직원이 제안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고 언급했다.
아웃소싱 및 외부 인력에 과도하게 의존한 탓에 이는 ‘M&T에 합류하게끔 동기를 불어넣는 요소’에 영향을 주었다면서, “이러한 인력 충원 방식의 결과로 기술 인재를 평가하는 조직의 역량도 약화됐다”라고 그는 지적했다.
채용 제도를 개편하고 팀을 다양화하다
지난 2019년 M&T는 역량 강화를 위해 소프트웨어 개발자 1,000명을 채용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리고 이 목표를 달성하고자 채용 경로를 확장 및 추가하고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M&T의 ‘기술 개발 프로그램(Technology Development Program)’이다. 이는 최근 컴퓨터 공학 또는 관련 분야의 학사 학위를 취득한 졸업생을 대상으로 2년 동안 다양한 부서를 순환하며 내부 교육 과정을 수료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대상자 모집은 美 로체스터 공과대학(Rochester Institute of Technology; RIT)을 포함한 지역 대학과의 제휴를 통해 이뤄졌다.
또한 위슬러는 이 지역 대학에서 비즈니스와 관련된 컴퓨터 공학 프로그램을 만들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밖에 M&T는 대학생들에게 인턴십 기회를 제공해 실무 및 조직문화 등을 미리 경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는 이 채용 프로그램을 통해 매년 75~100명을 채용한다면서, “채용 당일에만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물론 M&T에서 필요로 하는 모든 기술 역량을 대학 교육 과정으로만 제공할 순 없다. 메인프레임 프로그래밍을 생각해보자. 위슬러는 “RIT 졸업생 가운데 전통적인 메인프레임 기술을 갖춘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운영체제와 소프트웨어 개발의 기초는 이해하겠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라고 전했다.
그는 이와 같은 ‘전통적인’ IT 기술은 기존의 교육 프로그램에 적합하다고 보고, 지난 2020년 11월 IBM과 협력해 ‘Z 개발 프로그램 메인프레임 견습 프로그램 (Z Development Program Mainframe apprenticeship)’을 시작했다고 언급했다. 이는 3개월간의 기초 과정, 노동부에 등록된 12개월간의 정식 견습 과정 그리고 1년 이상의 현장실습 및 훈련 과정으로 구성돼 있다. M&T는 매년 10명의 ZDP 연수생을 채용할 계획이다.
M&T는 일반적인 채널을 통해서도 매년 약 200명의 소프트웨어 전문가를 채용하고 있다. 이 경력직 가운데 다수가 다른 지역 출신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위슬러는 “심지어 팬데믹 기간 동안에도 ‘위치’는 여전히 중요하다”라면서, “밀집된 도심에 있었기 때문에 접근할 수 없었던 인재, 특히 경력직을 찾고 있다. 이들은 공동체 의식, 기회의 범위, 생활 수준, 짧은 통근시간 등의 맨해튼이나 샌프란시스코보다 버펄로에서 사는 게 더 매력적인 이유에 끌리곤 한다”라고 말했다.
이 밖에 M&T는 기존 인력의 리스킬링을 지원하는 이른바 교육 전초기지를 마련했다. 버펄로의 랜드마크인 세네카 원 타워(Seneca One Tower)에 테크 허브(Tech Hub)를 구축한 것이다.
위슬러는 “한 층 전체를 아카데미 전용으로 사용하고 있다”라고 언급했다. 이어서 코딩 부트캠프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교육기관 제너럴 어셈블리(General Assembly)와 제휴해 교육 과정 개발 및 운영을 지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교육이 취약하거나 간과되고 있는 지역에서 이를 재능을 키울 수 있는 채널로 사용할 수 있길 희망한다”라면서, “직원과 고객 커뮤니티의 다양성이 풍부해질 때 M&T와 고객 모두 최선의 결과를 얻을 수 있으리라고 본다”라고 전했다.
위슬러에 따르면 내부 개발자로 구성된 팀의 규모가 2배로 늘어난 것은 이러한 다양성을 보장하는 채용에 있어 성패를 좌우하는 순간이었다.
그는 “다양한 측면에서 봤을 때 팀 구성을 원하는 대로 할 기회가 다시 오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에 매우 중요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