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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알못 오답 노트: 엔진형식 편

오늘은 차린이가 자동차 점검을 받으러 가는 날, 오랜만에 보닛을 열고 보니 매일 타고 다니는 내 차가 낯설게 보인다. 이 거대한 쇳덩어리 기계가 누런 액체를 먹으면 굴러간다니. 인류의 기술 수준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평소 무서워 손대지 않던 부분도 척척 열어서 만지는 정비기사님을 보면서 내 차를 구석구석 직접 알고 관리하고 싶은 욕심도 생긴다. 가장 궁금한 부분은 엔진. 차에 있는 대부분 시간을 같이 보내는데 두툼한 플라스틱 덮개로 싸여 실제 모습은 본 적이 없다. 저 작은 공간에 말 수백 마리 힘을 어떻게 욱여넣은 걸까? 차마다 소리도 미묘하게 다르던데….

자동차의 심장, 엔진에 대해 더 알고 싶어? 기본 상식부터 짚고 가자. 엔진의 사전적 정의는 ‘열에너지를 기계적 에너지로 바꾸는 장치’야. 그중에 자동차에 쓰는 엔진은 주로 내연기관 방식이지. 안(內)에서 태운다(燃)는 한자 뜻 그대로 엔진 안에서 연료를 태워 힘을 얻어. 내연기관은 크게 2행정과 4행정 기관으로 나뉘어.

요즘 자동차에 주로 쓰는 4행정 기관은 ‘흡입-압축-연소-배기’ 과정을 통해 힘을 만들어내. 실린더라는 한정된 공간 안에서 연료를 태우면 강한 폭발이 발생하고 그 힘은 피스톤을 밀어내지. 이때 맞물린 부품이 동시다발적으로 움직이면서 바퀴까지 동력을 전달해.

피스톤은 처음 위치로 돌아가도록 설계되어 있어. 다시 좁아진 내부 공간에 압축된 공기와 연료에 불이 붙으면 피스톤이 다시 밀려나지. 이 과정을 반복하며 힘을 계속해서 만들어내는 것이 내연기관 엔진의 역할이야. 1886년 세계 최초의 가솔린 자동차 페이턴트 모터바겐은 실린더 1개짜리 엔진이 내는 힘으로 도로를 달렸지만 이후 130년 넘는 시간 동안 엔진은 발전을 거듭해왔어. 지금도 진화하는 중이고 말이야. 자동차에 쓰이는 대표적인 엔진은 형태도 성격도 달라. 자동차 제원표에서 엔진 형식 확인해 본 적이 있어? 이를테면 V6나 I4 같은 표시. 자동차 엔진 형식을 구분하기 위한 표시야. 하나씩 알아볼까?

I : 기본 중의 기본, 직렬 엔진

실린더가 일렬로 나란히 서서 수직 운동을 하는 직렬 엔진에는 약자인 알파벳 I를 써. 일직선을 이룬다는 뜻의 영어 단어 ‘In-Line’에서 따온 거야. 구조가 단순해 비교적 제작이 쉬운 엔진이야. 부품과 기술이 적게 들어간다는 건 당연히 저렴하다는 뜻이기도 하겠지? 실린더 개수가 많지 않다면 엔진룸에 넣기도 쉬워. 덕분에 대중차 제조사가 애용해. 실제로도 우리 주변 자동차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형태야. 다만 실린더가 꼿꼿이 서 있어서 상대적으로 무게중심이 높아. 실린더 수를 늘리면 엔진룸을 공간 활용을 방해한다는 단점도 있지. 어디까지나 승용차의 이야기고 한 덩치 하는 버스나 트럭이 직렬 6기통 엔진을 얹고 달리는 모습은 쉽게 볼 수 있어.

V : 고성능의 시작, V형 엔진
V형 엔진은 직렬 엔진 2개를 ‘V’ 자로 연결한 형태야. 실린더 개수가 같다고 가정했을 때 직렬로 배치 때 보다 엔진 길이가 짧아진다는 장점이 있지. 덕분에 더 많은 실린더를 배치해 엔진 배기량을 높일 때 유용해. 대신 폭이 넓어지는 건 어쩔 수 없지. 실린더가 대각선으로 누우면 그만큼 엔진의 무게중심이 낮아져서 차의 운동성능을 높이는 데도 도움을 줘. 직렬 엔진 대비 더 많은 부품과 높은 기술이 들어가야 한다는 단점이 있지만 말이야. 주로 큰 힘을 필요로 하는 고성능차나 대형 세단에 많이 쓰여. 실린더 수에 따라 배기음 차이가 나서 V6, V8, V10, V12 각각의 마니아층이 따로 존재하기도 해.

W : 멸종위기 보호종, W형 엔진
V+V=? 정답은 W! W형 엔진은 V형 엔진 두 개를 겹쳐 놓은 형태야. 실린더 기울기를 더 바짝 세워 많은 수를 확보하지. V형 엔진이라도 실린더 개수가 많아지면 부피가 커지기 때문에 고안한 방법이야. 구성이 아주 복잡하고 그만큼 무겁다는 단점을 지녔지. W형 엔진을 사용하는 브랜드는 극히 드문데 벤틀리는 W12 엔진, 부가티는 W16 엔진을 쓰고 있어. 요즘같이 친환경 저배기량 엔진이 대접받는 시대에는 언제 사라질지 모르는 희귀한 존재지.

F : 이보다 더 누울 수 없다, 수평대향 엔진
V와 W형 엔진이 실린더 각도를 비스듬히 눕혔다면 수평대향 엔진은 아예 가로로 눕혀. 약자도 영어로 ‘편평한’ 뜻을 지닌 형용사 ‘Flat’에서 따 왔어. 양쪽에 서로 마주한 실린더가 번갈아 움직이는 모습이 복싱 선수가 글러브를 쭉쭉 뻗는 모습을 닮아 복서라는 애칭이 붙었지. 무게중심을 많이 낮출 수 있는 형태야. 엔진이 납작한 대신 폭이 아주 넓어지지. 중력 때문에 피스톤이 실린더 아래 부분에 닿을 수밖에 없고, 결국 편마모가 일어난다는 단점이 있어. 수평대향 6기통 엔진은 포르쉐 911의 상징 중 하나이기도 해.

Rotary 빙글빙글, 로터리 엔진
로터리 엔진은 피스톤을 사용하지 않아. 삼각형의 로터가 케이싱 안에서 회전하며 흡입-압축-연소-배기의 4행정을 수행하는 특이한 구조야. 비교적 작은 크기와 부드러운 회전감을 자랑하지. 마쓰다가 스포츠카에 로터리 엔진을 사용했는데 2012년 단종한 RX-8을 마지막으로 양산차에는 더 이상 적용하지 않고 있어.

이 외에도 엔진의 종류는 많아. 자동차와는 어울리지 않아 다른 분야에서 활약하는 녀석들도 수두룩하고. 전기차가 도로 위를 모조리 덮기 전까지 다양한 매력을 지닌 내연기관 엔진을 즐길 기회가 많길 바라. 안녕!

<출처 : 탑기어 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