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웅진의 결혼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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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만나 결혼하느냐에 따라 인생의 방향이 결정되기도 합니다. 이웅진의 26년차 결혼이야기를 통해 인연의 중요성과 결혼의 행복함을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그동안 쌓아둔 26년이 연애의 노하우를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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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서 왔어요, 신랑·신붓감 찾으러
12/04/2019 06:35 am
 글쓴이 : sunwoo
조회 : 1,218  



유럽에 거주하는 어느 가족이 찾아왔다. 
1년 전 쯤 어머니와 통화를 했는데, 그동안 망설이다가 이번에 큰 결심을 하고 한국에 왔다고 한다. 
한국 방문길에 나를 만나는 것이 아니라 나를 만나기 위해 한국에 왔다는 말을 듣고 나니 이분들의 관심과 기대가 얼마나 큰 지 알 수 있었다.

“자녀분 프로필과 사진을 등록하고 전화로 얘기해도 되는데요.”
“애들 결혼문제인데, 통신으로만 할 수는 없지요.”


게다가 아들과 딸, 두 자녀를 동반했다고 하니 마음이 무거워지는 것이 사실이었다. 
부모가 자녀의 결혼에 이만큼 헌신적으로 나서는 나라가 우리나라 말고 지구상에 또 있을까. 
외국에서는 스무살이 넘으면 독립을 하는데 
우리의 경우 자식이 결혼할 때까지 30, 40대가 돼도 부모가 신경을 쓴다.

한국에서만 그런 게 아니다. 한국 밖에서는 가족과 결혼에 더 큰 가치를 둔다. 
현지에 있는 상대는 차선이고, 제1순위로는 같은 한국인 배우자를 원한다.

1970~80년대 이민 붐이 일었고, 그 세대의 자녀들이 이제 결혼 세대가 됐다. 
최근 몇 년간 해외 동포들의 결혼 문의가 많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 가족을 만났다. 아들은 82년생, 딸은 83년생이다. 
SNS 메신저로 받은 자녀의 프로필을 보니 딸은 금융계에 종사하고, 아들은 작은 회사에 다니고 있다. 
딸은 유럽인 친구와 동행했는데, 그 친구는 이런 현상을 도무지 이해하지 못한다고 했다.

어머니, 아들, 딸, 세 사람과 얘기를 나눈 후 진단을 했다.

딸의 경우, 그 연령대의 한국 남성들은 대부분은 이미 한국에서 자리잡고 일하며 열심히 살고 있다. 
해외에서 살고싶어하는 남성은 극히 일부다. 그래서 몇 안 되는 사람들 중에 결혼상대를 찾지 말고, 차라리 유럽의 다른 지역에서 자리잡은 남성을 만나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아들은 자기 계획이 있기는 했다. 한국말이 서툰 아들을 대신해 어머니가 설명했다.

“한국에 와서 직장을 구하고, 결혼해서 배우자와 같이 유럽으로 돌아가면 어떨까요?”
“한국어로 의사소통도 거의 안 되는데, 여기서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합니다. 게다가 한국에서 살려면 돈이 많이 듭니다. 직장과 경제력, 이 두 가지가 갖춰지지 않으면 결혼은 사실상 힘들지요.”

나의 냉정한 진단에 어머니와 아들은 실망하는 기색이었다. 그런데도 나는 한 마디 덧붙여서 쐐기를 박았다.

“외국에서 살려면 영어를 해야 하는데, 영어 구사력을 갖춘 여성들은 한국에서도 더 많이 배운 케이스예요. 그러니까 남성들에게 요구하는 게 더 많아집니다.”
“그럼 우리 아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한국에 있는 여성보다는 유럽 현지에서 새롭게 시작하려는 한국 여성을 만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딸은 유럽에 정착한 한국 남성을 찾아보고, 아들은 유럽에서 새롭게 시작하는 한국 여성을 찾아보기로 했다. 한국에서 맞선을 본 것도 아니고, 당장에 만남이 기약된 것도 아니다. 하지만 이 가족은 한국에 올 때보다는 좀 더 희망적인 마음을 갖고 유럽으로 돌아갈 것이다.


그동안 만남을 주선했던 해외 교포들은 대부분 현지에서 성공한 경우가 많았다.
이번에 이 가족을 통해 지극히 평범한 한국계 가정의 고민을 확인했고, 
한국계의 결혼에 대한 고민도 커진 의미있는 상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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