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가 ‘프리미엄’을 외쳤다. 뼛속 깊이 대중차 브랜드인 기아가 느닷없이 ‘프리미엄’을 외칠 수는 없다. 매우 전략적인 고려가 숨어 있다.
대중차 브랜드가 일반적으로 ‘프리미엄’을 선언하는 방식은 ‘스핀오프’가 있다. 기존의 브랜드를 유지하면서 프리미엄을 지향하는 브랜드를 하나 더 만드는 방법이다. 현대자동차에서 스핀오프 된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가 최근의 좋은 예다.
그런데 현대자동차의 형제 브랜드인 기아가 또 하나의 프리미엄 브랜드를 만드는 것은 적어도 현재로서는 합리적이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아도 ‘프리미엄’으로 가고는 싶어한다. 기아가 묘안을 냈다. ‘차급’에서 프리미엄을 구분하기로 했다. 일명 라인업 스핀오프다. 그 경계선이 ‘8’이다.
기아가 신차를 소개하면서 ‘프리미엄’이라는 단어를 쓴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플래그십 전기차 모델인 EV9에서 먼저 저 말을 썼다. 그 때는 플래그십을 지칭하는 일회성 키워드이려니 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기아가 생산하는 자동차는 숫자로 차급을 구분한다. K3, K5, K7, K9으로 줄을 세웠다.
그런데, 지난 2021년 기아는 큰 설명 없이 ‘K8’을 들고 나왔다. 당연히 K7으로 불리기를 예상했던 업계는 잠시 당황했다. ‘7’보다는 더 높은 가치를 지향하겠다는 의지 정도로 해석했다. 그로부터 3년 뒤 K7이 K8이 된 이유가 드러났다.
기아는 3,
5, 7로 이어지는 레터링을 건너 뛰어 3, 5와 8, 9를 구분하기로 했다. 8과 9에는 명백히 ‘프리미엄’을 붙이기로 했다. 브랜드 스핀오프를 할 수 없는 현실에서 라인업 스핀오프를 통해 프리미엄을 추구하고 싶은 이들의 욕구를 해소하기로 했다.
의외의 효과가 있다. 어차피 8과 9로 올라가는 차급은 프리미엄을 지향할수록 구매자들의 의식은 더 우월해진다. 프리미엄 브랜드가 출범함하면, 브랜드 차별화를 위해 종래의 가치를 떨어뜨릴 수밖에 없는 고육지책을 쓰지 않아도 된다.
기아가 9일 시판에 들어간 ‘더 뉴 K8(The new K8, 이하 K8)’은 프리미엄이라는 한 단어로 차의 상품성을 설명하는 명징한 잣대가 됐다.
K8은 기아가 지난 2021년 4월 첫 출시 후 3년 만에 선보이는 상품성 개선 모델이지만 새로운 출발을 상징하는 임무도 띠었다. 기아의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임무가 K8에 주어졌다.
K8의 디자인은 기아의 최신 디자인 정체성을 반영해 미래지향적인 모습으로 진화했다.
전면부는 기아의 새로운 패밀리룩 ‘스타맵 시그니처 라이팅’을 반영한 주간 주행등과 정교한 수직적 조형으로 미래지향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센터 포지셔닝 램프가 시각적으로 연결되며 차폭을 강조한다. 준대형 세단의 웅장함이 느껴지는 입체적인 형상의 범퍼에는 하단부에 가로로 긴 크롬 장식을 적용해 와이드한 느낌을 더했다.
측면부는 프런트 오버행과 리어 오버행을 각각 10mm, 25mm 늘리고 볼륨감 있는 후드 디자인을 적용해 날렵하고 역동적인 분위기의 새로운 비례감을 연출했다. 후면부는 신규 범퍼 디자인으로 풍부한 볼륨감을 구현했으며, 하단부 크롬 장식과 스타맵 시그니처 라이팅과 램프 중앙부 수직 조형이 적용된 리어 콤비 램프로 전면부와 일체감 있는 디자인을 완성했다.
아울러 K8에는 구매자가 선택할 수 있는 3가지 패턴의 ‘다이내믹 웰컴 라이트’와 현대차그룹 최초로 헤드램프 에스코트 기능에 패턴 점등을 더한 ‘다이내믹 에스코트 라이트’가 실려 차량 승/하차시 빛의 움직임으로 탑승객을 맞이하고 배웅한다.
K8의 실내는 새로운 소재로 고급감을 높이고 수평적인 공간감과 우아한 조형미를 강조했다.
탑승객의 손이 닿는 크래시 패드 상단부와 무릎이 닿는 콘솔 하단 측면부에 부드러운 느낌의 소재를 넣었다. 크래시 패드 중앙에서 시작해 1열 양쪽 도어까지 승객을 감싸듯 이어지는 ‘실버 라이닝 다크 우드그레인 내장재’는 기하학적인 패턴의 스피커 그릴과 조화를 이루며 실내 고급감을 더한다.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 양쪽에 적용돼 실내 공간을 더 넓어 보이게 해주는 다이나믹 앰비언트 라이트는 과속 안내, 어린이 보호구역 진입, 음성인식, 웰컴/굿바이 등 다양한 상황에서 운전자와 교감하듯 점등된다.
콘솔에는 스마트폰 무선충전 시스템(듀얼), 지문 인증 시스템, 현대차그룹 최초 이중 사출 인쇄 방식 컵홀더 커버, 열선 및 자외선(UV-C) 살균 기능이 포함된 양문형 콘솔암레스트를 신규 적용해 1열 탑승객의 편의성을 높였다.
쿠션과 시트백의 공기주머니를 제어해 최적의 착좌감은 물론 컴포트 스트레칭 기능으로 편안한 이동을 돕는 에르고 모션 시트가 동승석에도 들어갔다.
외장 색상으로는 ‘아이보리 실버’ ‘선셋 베이지’의 신규 2종이 추가 돼 총 6종을 운용한다. 내장은 ‘라운지 브라운 투톤’ ‘뉴트럴 베이지 투톤’ ‘딥씨 네이비 투톤’이 새로 들어가 4종이 됐다.
차별화된 디자인의 ‘시그니처 블랙’ 트림도 이번 K8에 새롭게 추가됐다.
‘인터스텔라 그레이’ 색상의 외장을 기반으로 가니쉬와 엠블럼, 휠 등 디자인 요소에 블랙 디자인 테마를 적용하고 실내는 딥씨 네이비 투톤 색상으로 마감해 더욱 강인하고 견고한 이미지를 완성했다.
기아는 K8에 다양한 주행 편의 사양을 적용하고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을 대거 기본 적용해 준대형 세단에 걸맞은 안정감 있는 주행 성능을 구현했다.
K8에 들어간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은 전방 카메라로 인식한 노면 정보와 내비게이션의 지도 정보를 활용해 과속 방지턱 통과 등의 주행 상황에서 쇽업소버 감쇠력을 최적의 상태로 제어한다.
‘고속도로 바디 모션 제어’는 고속도로 주행 보조 및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주행 중 차량 속도가 변화할 때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을 제어해 차량 상/하(바운스)ᆞ전/후(피치) 움직임을 줄여 주행 안정감을 높여준다.
이와 함께 K8은 메리디안 프리미엄 사운드와 연계한 ‘액티브 로드 노이즈 컨트롤’이 새롭게 투입돼 탑승객에게 더욱 정숙한 주행 환경을 제공하며, 전방 상황에 맞춰 상향등을 부분 소등 제어하는 ‘지능형 헤드램프’를 탑재해 안정적인 시야 확보에 도움을 준다.
기아는 K8에 정밀도가 높아 주행 보조 기능 사용 편의성을 높여주는 정전식 센서 기반 ‘스티어링 휠 그립 감지’와 기존 토크 제어 방식에서 조향각 제어 방식으로 변경해 성능을 높인 ‘차로 유지 보조 2’를 기본화했다.
또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정차&재출발),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고속도로/자동차 전용도로 內 안전구간/곡선로), 고속도로 주행 보조를 모든 트림에 기본 적용해 주행 편의성을 높였다.
기아는 K8에 앞좌석 센터 사이드 에어백을 포함한 10에어백 시스템, 후방 노면에 조명을 투사해 주변 차량 및 보행자에게 알리는 후진 가이드 램프, 뒷좌석 시트벨트 버클 조명, 트렁크 리드 비상 조명을 탑재해 탑승객의 안전한 이동을 돕는다.
K8은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ccNC(connected car
Navigation Cockpit)’와 제어기 무선(OTA)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적용돼 더욱 진보한 커넥티비티 경험을 제공한다.
K8은 무선 업데이트를 통해 차량의 주요 전자 제어와 연계된 기능을 최신 상태로 유지할 수 있으며 자연어 음성 인식, 퀵 컨트롤, 영상/고음질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스트리밍 플러스’, e hi-pass(하이패스), 무선 폰 프로젝션, 세차 및 발레 모드 등을 지원한다. 증강현실 내비게이션, 빌트인 캠 2, 기아 디지털 키 2, 에어컨 광촉매 살균 시스템 등 선호도가 높은 다양한 편의 사양도 탑재됐다.
K8의 가격은 ▲2.5 가솔린 노블레스 라이트 3,736만원, 노블레스 4,088만원, 시그니처 4,501만원, 시그니처 블랙 4,550만원 ▲3.5 가솔린 노블레스 라이트 4,048만원, 노블레스 4,375만원, 시그니처 4,788만원 시그니처 블랙 4,837만원 ▲1.6 터보 하이브리드 노블레스 라이트 4,372만원, 노블레스 4,724만원, 시그니처 5,137만원 시그니처 블랙 5,167만원 ▲3.5 LPG 프레스티지 3,782만원, 노블레스 4,166만원이다. (※ 하이브리드 모델은 환경친화적 자동차 세제혜택 전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