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EV3가 베일을 벗었다. EV3는 출시 전부터 주목받는 전기차 기대주였다. 글로벌 무대에 EV6, EV9, EV5 등을 성공적으로 출시하며 전동화 모빌리티 브랜드로 거듭나고 있는 기아의 새로운 전용 전기차 출시 소식에 세계적인 관심이 쏠리는 것은 당연했다. 더 많은 이들이 경험하고 즐길 수 있는 대중적인 전기차를 선보이겠다고 선언한 기아의 전략적인 대중화 모델이라는 점도 그 이유 중 하나였다.
실체를 드러낸 EV3는 많은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하듯 다재다능한 매력과 뛰어난 상품성으로 눈길을 끌었다. 무엇보다 돋보이는 것은 미래지향적인
전기차의 특성을 살린 대담하고 강인한 스타일이었다. 기아 디자인 철학 ‘오퍼짓 유나이티드(Opposite
United)’의 5가지 속성 중 ‘이유 있는 즐거운 경험(Joy
for Reason)’을 기반으로 논리적이면서도 감성적인 디자인을 구현한 결과다.
EV3에서는 전반적으로 강인하고 탄탄한 이미지와 다이내믹한 실루엣의 대조적인
관계에서 이유 있는 즐거운 경험을 찾아볼 수 있다. 여기에서 전자는 단단한 인상의 차체를 뜻하고,
후자는 역동적인 루프라인을 의미한다. 견고한 느낌의 차체는 세심한 디자인 터치를
곁들여 완성도를 높였다. 아울러 펜더와 휠 아치 그래픽에서 비롯된 사이드 보디의 예상치 못한 볼륨감이 역동적인
실루엣과 대비를 이루면서도 조화롭게 맞물려 강인하면서도 세련된 느낌을 자아내도록 디자인했다.
팔각형 그래픽의 휠 아치가 차체 측면의 기하학적인
면의 구성과 조화롭게 결합된 점을 꼽을 수 있다. 앞뒤
펜더의 각진 디자인은 데칼코마니처럼 대칭을 이루는 동시에 도어의 볼륨과 대비를 이뤄 EV3의 아이코닉한 캐릭터를
강조한다. 또한, 펜더의 각진 선을 경계로 상, 하단이 절묘한 대비를 이루는 점도 눈여겨볼 특징이다. 아이코닉한 그래픽과 강인하면서도 기하학적인
보디 볼륨은 조화롭게 대비되면서 EV3만의 강한 캐릭터를 형성한다. 이 같은 특징이야말로 이성적인 부분과 감성적인 부분의 대비와 조화를 뜻하는 이유 있는 즐거운 경험과 잘 맞아떨어진다고 생각한다.
스타맵 시그니처 라이트 디자인을 계승한 주간주행등(DRL)을 간결한 수직 형태로 다듬어 헤드램프 레이아웃을 구현하고, 입체적인 면으로 깔끔하게 구성한 미래지향적인 타이거 페이스 디자인과 잘 어우러지도록 했다. 수직 레이아웃의 헤드램프는 보디 컬러를 넓게 사용한 전면부의 인상을 한결 깔끔하고 넓어 보이게끔 해준다. 타이거 페이스의 상단에는 얇은 블랙 라인을 더해 타이거 페이스의 그래픽을 강조하는 한편, 면과
면이 접히는 부분의 볼륨을 강조해 기아 EV만의 강인한 인상을 완성했다.
기술적으로는 기존 대비 효율이 향상된 스몰큐브
램프를 헤드램프에 탑재했다. 개별 제어방식을 적용한
덕분에 한층 생동감 있게 움직이는 웰컴라이팅 기능을 구현할 수 있었다. 초슬림 LED 점등 구조를 적용한 리어 램프는 후면 차체의 풍부한 입체감이 부각되도록 측면 두께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다듬었다.
EV3는 글로벌 전략형 모델로, 국내 소비자뿐만
아니라 해외 소비자들의 성향과 신차 수요에 대한 선행 연구가 많이 이뤄졌다. 공통적으로는 실내 공간과 적재성을
중요시했으며, 유럽의 경우 경쟁이 치열한 콤팩트 SUV 시장에서 매력을
어필하기 위해 차의 크기를 어떻게 조절하는 게 좋을지 많은 고민과 다양한 연구를 진행했다. 이처럼 시장별로
특성을 분석하면서 EV3의 디자인 콘셉트와 방향성을 정했고, 최적의
실내 공간을 위한 캐빈 사이즈 및 휠베이스, 여기에 맞는 디자인 비례감과 캐릭터에 대한 연구를 지속적으로
수행하는 과정을 통해 EV3만의 대담하면서도 세심한 디자인을 완성할 수 있었다.
전기차의 상품성 측면에서 주행 가능 거리를 늘릴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가 공력 성능이다. EV3는 특히 공력 성능에 있어 많은 검토가
이뤄졌고, 공기 저항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한 디자이너들의 노력이 담겨 있다. 앞유리의 각도, 면의 볼륨과 그래픽 하나하나까지 공력 성능을 위해 구석구석 신경 쓴 모델이다.
특히 공기 흐름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리어 스포일러 좌우 하단의 가니시 면적을 넓히고, 여러 차례 공력 성능을 검토하면서 리어 램프 끝단의 그래픽과 표면의 볼륨을 수정하는 등 다듬고 개선하는 과정을 거듭했다. 아울러 휠 아치 클래딩에 휠 갭 리듀서를 적용하고 휠 아치 후방의 곡률 형상을 다듬어 주변의 공기 흐름을 최적화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디자인했다.
EV3의 초기 콘셉트 방향성은 기아 브랜드와 전동화
전략을 더 많은 이들에게 알리는 역할이었다. 소비자들이 쉽고 친근하게 접근할 수 있으면서도 강렬한 인상과
우수한 사용성을 두루 갖춘 차를 만들어야 한다는 고민을 품고 디자인 작업에 임했다. ‘소수를 넘어 모두를
EV 시대로 이끄는, 작지만 거대한 힘’이라는 EV3의 브랜드 슬로건처럼 콤팩트한 차체에 깃든 자유로움과 다재다능하고 역동적인 요소들로 이뤄진 매력적인 전기차가 바로
EV3다. EV3 프로젝트의 일원으로 참여하면서 보낸 시간과 쏟아낸 열정이 무척
가치 있었으며, 머지않은 미래에 EV3가 기아 전기차 대중화 전략을
이끈 선도적인 모델이라고 자신 있게 소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