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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lentine's Day 꽃배달왔습니다

글쓴이: 허정1  |  등록일: 02.13.2015 16:01:39  |  조회수: 6444
발렌타인데이의 추억

발렌타인데이를 요약하면..AD 3세기(서기270년)경 남자들을 더 많이 징집하기 위해

군인들의 결혼을 금지했던 황제의 명령을 어기고 군인들의 혼배성사를 집전했다가

2월 14일 처형당한 밸런티우스 주교를 기념하는 축일에서 유래됐다는 것이 정설이다.


서울남산은 유순한 외양과 달리 여타 산들처럼 산새가 매우 깊고 등산로도 많다.

이태원에서 해방촌을 지나 거슬러 올라가는 등산로가 있으며 장춘 체육관 앞에서

올라가는 길, 또 후암동에서 도서관 앞으로 올라가는 등산로 등 다양하다.

남산의 돌계단과 등산로를 오르내리며 사랑을 나눈 여인이 있었는데 내가 여자한테서

발렌타인데이에 초콜릿을 처음 받아본 것은 그녀가 처음이고 남산의 상징 돌계단에서다.

당시 나보다 세 살 년 상이었던 그녀는 서울 광화문에 있는 병원 간호사이었다.

그리고 당시 광화문 인근에 살던 나는 심한 감기 몸살로 그녀의 병원에 3일간

입원해 있었고 그래서 친하게 되었다.

그해 겨울이 지나고 봄이 코앞까지 다가온 2월 14일인데 마침 토요일이었다.

그날 나는 그녀와 약속한 장소인 D일보 사 앞으로 갔고 그녀와 만나자 우린 걸어서

늘 다니던 코스로 갔다.

서울시청 앞을 지나 조선호텔 앞으로 해서 소공동북창동을 지나 남대시장으로 갔다.

그리고 그날 남대문시장 지하에 있는 수입상가(도깨비시장)를 처음으로 들어가 봤는데

온갖 외국상품에..기절하지 않은 것만도 다행이었다.

그녀는 어느 상점에 가더니 길쭉한 판때기 외제초콜릿 한 개를 샀다.

그때까지도 나는 그날이 발렌타인데이인줄 몰랐다. 얼마나 쑥 맥이면...

그날도 우린 남산으로 향했다. 목적도 없이 지금의 힐 튼 호텔 앞으로 해서

남산 돌계단으로 향했고, 하늘에선 마침 꽃잎 같은 잔 눈이 날리기 시작했다.

그녀는 목에 두른, 보자기 같은 머플러를 풀어 내 머리를 감싸주고 자긴 손수건으로

머리를 둘렀다. 그리고는 머플러로 감싼 내 모양새를 보곤 깔깔대며 웃기도 했다.

돌계단에 오자 그녀가 말했다.

그녀 = 오늘 무슨 날인지 모르지?

내말 = 응. 무슨 날인데?

그녀 = 바보. 오늘이 여자가 남자한테 사랑 고백하는 날이잖아.

내말 = 아, 바렌타인데이...

그녀 = 바렌이 아니고 발렌타인데이. 입 벌리고 눈 감아봐!!

나는 그녀가 시키는 대로 했고 이내 쌉쌀하고 달콤한 초콜릿이 입안에..

그리고 그녀가 다시 말했다.

그녀 = 계단 올라가기 내기하자. 내가 지면 키스해줄게.

이제 그 시절은 모두 기억에만 남아있다.

그리고 오늘의 남산도 그 시절 남산이 아니며 그녀도 이 세상 사람이 아니다.

오래 전 먼 타국으로 이민 간 그녀는 그곳에서 생을 마감했다.10년 전.


추신 = 나는 어제도 남산을 다녀왔고 어쩌면 2월 14일 밸런타인데이도 남산

돌계단을 찾을 것이다. 그리고 돌계단에 앉아 그녀의 잔영을 찾아 하늘을 우러러

소리 없이 눈물을 흘릴 것이고..구천의 그녀가 내려다 보며 또 핀잔할 것!!

 
 " 아직도 흘릴 눈물이 남았어? 자긴 언제나 철들련지..."

 
- 모셔온  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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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orning Garden  02.14.2015 10:26:00  

    아, 감동의 물결~~~~

    선생님
    보내주신 향기좋은 꽃 감사히 받았습니다
    모셔온 글도 잘 읽었습니다

    젊었을 때는 사랑하기 위해 살지만
    나이가 들어서는 살기 위해 사랑한다고 하는데
    요즘은 어째 그 말이 심장 끝을 찌릅니다

    누군가에게 꽃을 받는다는거
    그게 요즘은 단순한 기쁨 그 이상입니다
    저희도 누군가에게 그런 꽃이고 싶습니다

    행복한 발렌타인스 데이 보내시고
    늘 건승하시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김형준 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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