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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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

글쓴이: 데이빗lee  |  등록일: 09.28.2023 01:22:49  |  조회수: 275
1970년 여름방학이 끝나갈 즈음.
시골 봉사활동에서 돌아온 셋째형님이 조그만 쪽지 하나를 제게 주었습니다.
거기에 적힌 이름과 주소로 장문의 편지를 써서 보냈었지요.
답장이 왔었고 다시 답장을 보냈습니다.
그런데 돌아온 답장의 편지엔 이름이 바뀌어 있었습니다.
뭐......그때엔 가명을 써서 펜팔 하던 일들이 많았었으니까 문제가 될것은 없었습니다.
남녀간에 손만 잡아도 큰일이 나는줄 알았던 그시절 정말 순수한 마음으로,혹시라도 불순한 마음을 보이면 끝장 날것만 같아서 진심을 담아서 편지를 썼었습니다.
편지를 보내면 이틀쯤 후에야 답장이 왔었는데 그것이 지루하여, 답장에 관계없이 하루에 한통의 편지를,아니 아침과 저녘으로 마구 썼었습니다.
그렇게 그녀의 편지는 오전에 한장 ,그리고 오후에 한장 저에게 배달이 되었었습니다.
그렇게 고등학교를 졸업하고도 편지는 계속 되었지만,전라남도 순천과 서울 이라는거리를 극복 할수가 없었습니다.
서울에서 다른여자친구를 사귀면서도 저는 계속해서 편지를 썼었습니다.
죄책감이 들기도 했었지만 영원히 만날수 없는 정신적인 사랑이라고 스스로 위로하고 스스로 용서하면서도 그녀를 포기할수가 없었습니다.
군입대를 앞두고 편지를 썼었습니다. "우린 동갑내기 니까 기다리라고 말할수가 없어......부디 행복하게 지내기를 바란다."

그후로 군대에 갔고 전역을 했습니다. 제대후 얼마간은,아무것도 하지않고 누워만 있어도 좋았는데 점차 옛날의 생각들이 머리를 어지럽히기 시작 했습니다.
옛날의 그 친구가 지금은 무얼 하는지 궁금 하였고 망설임끝에  편지를 보냈습니다.
여러날이 지났고 별 기대는 없었지만  어느날 답장이 왔습니다. 저는 순천으로 달려 내려갔고 결국 결혼을 했습니다.
나중에 알게되었지만 그때 제게보내졌던 편지봉투엔 터무니 없는 다른주소 였는데 제게 전달이 되었었지요.
아마도 그당시 하루에 두번씩 편지를 배달해 주었던  집배원께서 그때까지 근무 하셨던것이 아닐까....생각 됩니다.
늘 그분께 감사를 드리지만 가끔씩 사이가 좋지 않을땐 그분을 원망하기도 했었습니다.

한가지 더 비밀을 말씀 드리자면
처음에 편지를 보냈을때 이름이 바뀐것은 지금의 처형께서  하숙하던  한 여학생에게 온  편지를 뜯어보고 자신의 동생에게  편지 할것을 종용 하였다고 합니다.
고마움과 원망이 공존하는 이러한 경험을 느끼신적이 있으신지요......

얼마전에 아침에 일어나보니 아내의 눈에 찬바람이 맴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하루종일 내가 뭘 잘못 했는가 생각 하다가 저녘이 되어서야 조심스럽게 물었더니
전날밤 꿈에
제가 어떤 여자와  아주 친하게 지내고 있었다는 겁니다.

아시겠지요?
제가 그동안 얼마나 힘들게 살아왔는지를......
44년동안
저는 이렇게 살아가고 있는중 입니다 .

일본영화 "철도원"OST 듣고싶습니다.
테네시 월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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