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밤

  • 방송시간 (월∼금) 10:00 pm ∼ 12:00 am
  • 진행 최유리
  • 프로듀서 제작국
  • 우편주소 3700 Wilshire Blvd. #600 Los Angeles CA 90010
    우리들의 밤 담당자앞
  • 전화참여 213) 674-1540
  • 카톡참여 radiokorea1540

돌아오지 않는 강

글쓴이: 데이빗lee  |  등록일: 07.07.2023 23:31:07  |  조회수: 416
요즘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소식을 듣다 보니 생각나는 일들이 있어 몇자 적어 보았습니다.

군 생활을 1년쯤 했을때의 일 입니다.
판문점에서 미류나무 제거 작업을 하던 미군 병사를 북한군들이 도끼로 살해 하였던 사건이 있었습니다.
전 군에 비상이 걸렸고 사태가 점점 심각해져서 몇일동안을 군화도 벗지 못한채 철책선 앞 교통호 에서 지내게 되었습니다.
곧 일어날 피의 살육을 예감 하면서...... 

"아버지....
어두움이 드리워 오고 있습니다.
만약에 전쟁이 나면
저는 살아 남기를 포기 하기로 했습니다.
그것은
절대로 비겁하게 죽지 아니하리라는
저의 결심 입니다. "

눈물로 얼룩진 편지를 접고 또 접어
비와 땀에 젖지 않도록 비닐종이로 몇겹을 싸서 상의 주머니에 넣고는
다시 총을 들어야 했습니다.

8월의 무더움과 검푸른 공포속에 밤을 지새우던 몇며칠이 지나고
다행히도
모든것이 잘 해결 되어서 일상으로 복귀 하게 되었었습니다.
스물두살의 어린 병사가 겪어야 했던 상상속의 전쟁.

남북을 가르는 철조망 앞에 근무 하였던 제게는 조금 특별한 경험이 아니었었나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얼마전에 그때의 생각을 떠올리며 썼던 시 한편을 보내드립니다.(그때 저희부대 옆으로 흐르던 임진강 지류가 있었는데 물살이 워낙 빨라서 저희들은 그강을 '돌아오지 않는강' 이라고 불렀었습니다.^^)

---돌아오지 않는강---

가는것이
세월뿐이랴.
바람이 불면
날리던 꽃잎,
진홍의 향연도,
낯선 바람 속으로
흩어져 가나니.

궁노루 다니던
갈대숲 사이로
덧없이 흘러간 강물이여.

돌아오지 않는강
줄기따라
세월은 가고,
돌아올 기약없이 
흘러간 
기억 들이여......

부푼꿈 안고
떠나온 그 시절은
가고,
때묻은 옷
벗어 던지듯,
내 나라 위해
한 목숨 내어 던져
산산히 부숴지리라
맹세 하였던,
비장한 낭만이......
대포 연기 속으로
사라져간 그날.


가슴을 움켜 쥐고
그리운 어머니를 부르던 곳.

돌아오지 않는강,

푸르던 강.
강가에 서서......
DISCLAIMERS: 이 글은 개인회원이 직접 작성한 글로 내용에 대한 모든 책임은 작성자에게 있으며, 이 내용을 본 후 결정한 판단에 대한 책임은 게시물을 본 이용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라디오코리아는 이 글에 대한 내용을 보증하지 않으며, 이 정보를 사용하여 발생하는 결과에 대하여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습니다. 라디오코리아의 모든 게시물에 대해 게시자 동의없이 게시물의 전부 또는 일부를 수정 · 복제 · 배포 · 전송 등의 행위는 게시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으로 원칙적으로 금합니다. 이를 무시하고 무단으로 수정 · 복제 · 배포 · 전송하는 경우 저작재산권 침해의 이유로 법적조치를 통해 민, 형사상의 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This article is written by an individual, and the author is full responsible for its content. The viewer / reader is responsible for the judgments made after viewing the contents. Radio Korea does not endorse the contents of the articles and assumes no responsibility for the consequences of using the information. In principle, all posts in Radio Korea are prohibited from modifying, copying, distributing, and transmitting all or part of the posts without the consent of the publisher. Any modification, duplication, distribution, or transmission without prior permission can subject you to civil and criminal liability.

청취자 게시판

전체: 40 건
1 2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