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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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시월의 향기

글쓴이: 데이빗lee  |  등록일: 06.29.2023 22:28:27  |  조회수: 388
논산훈련소에서 6주간의 훈련을 마치고 전방에 있는 25사단 교육대에서 교육을 받을때의 일 입니다.
그야말로 시월의 어느 멋진날.
그날은 토요일 이었는데,
훈련은 없었지만 이곳 저곳 에
울타리 보수를 하거나 도랑을 파는일과 청소 등의 일을해야 했었습니다.
하지만 그중에는 힘든일도 있었고 쉬운일도 있어서 선택을 잘해야만 했었지요..
과거에 선배들이 군대는 줄을 잘서야한다고 귀에 못이 박히도록 얘기하는것을 들어왔기에  쉴새없이 눈을 굴리며, 눈치보기에 여념이 없었는데,
한친구가 내손을잡고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얼떨결에 찾아간 그곳은 다름이 아닌 변소푸는일을 하는곳 이었습니다.
앗차싶어 뒤돌아 뛰어가려는순간 다시한번 그친구는 제손을 굳게 잡는것 이었습니다. 그래서 온힘을다해 손을 뿌리치려는데 그친구가 다급히 말을 했습니다.
"소주 마시고싶지않나?"
순간 저의몸은 망부석처럼 굳어버렸고 다시 돌아서서 즐거운 마음으로 열심히 일을 하였습니다.
그일은, 부대 인사계님 담당 이었는데 지원자가 없다보니 궁리끝에 소주를,그것도 다량의 소주를 주기로 결정했던것 같았습니다 .
냄새는좀 났지만 소주가 있으니
그정도는 참을만했었습니다.
지게를 지고가면서 한잔......
돌아와서 한잔.....도대체 얼마만에 다시마시는 소주였던가!!!!

하지만 일은 빨리 끝나지 않았고 퇴근시간이 다가온 인사계님의 인상은 험악해져만 갔습니다.
그 이유는 훈련소에서 받아온 하얀 새 런닝 셔츠를 모두 입고 있었는데
거기에 그것이 튈까봐 조심을 하였던 까닭 이었지요.
 
한참을 팔짱끼고  험악한 인상을 하고계시던 인사계님은 갑자기 우리를 오라고 하시더니,
막대기로 그것을 찍어서 흰 런닝셔츠에 마구 문질러대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화가났었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니 기왕에 더러워진것인데,질질끌 필요가 없었지요.
 
우리는 그것을 마구 퍼내었고 옷이며,신발과 얼굴까지도 튀어 모두 엉망이 되었습니다.
술기운은 온몸으로 퍼져나갔고, 우린 깔깔대며 더 신나게 일을 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제시간에 일을 마칠수 있었습니다.
 
포기 한다는것이
어떤 의미에서보면 새로운 일을 과감하게 시작할수있게 해주는
계기가 되기도 하는모양입니다.

한창 젊을때 불려가서 암울하고 막막하기만 하였던, 춥고 배고팠던 그시절이
이제와서 그리운것은 무슨까닭일까요?
한편으론 그때가 내인생의 최고 전성기가 아니었나,하는 생각이 들기도합니다.
그땐
젊음이 있었으니까요
 
그냄새 맡으며 소주를 마셨던 일조차도 그리운 오늘.
비틀즈의 노래를 듣다가 문득 생각난 향기롭지못한 이야기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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