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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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나의 아버지.

글쓴이: 데이빗lee  |  등록일: 06.14.2023 01:24:44  |  조회수: 494
(사진)아버지께서 대한 노인회 붓글씨 대회 에서 1등상 받으시던날.무의촌 진료봉사 하시던 모습.

제가 태어난곳은 마포구 도화동 입니다.
아버지 께서는 황해도 옹진군 에서 병원을 하시다가 전쟁 전에 월남 을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전쟁이 난 후
피난을 내려 가시다가
부산에 도착할 즈음
9.28 수복 때에 북진하는 유엔군의 뒤를 따라 다시 북쪽으로 올라가 서울 마포구 도화동에 정착을 하셨다고 합니다.
그때 큰형님의 나이가 스무살 이셨고 둘째 형님은 열여덟 이셨는데
두분 께서는 고향에 있는 집이며 토지를 정리 하기 위해 고향으로 가셨고 얼마후에 남북이 가로 막히는 바람에
돌아오지 못하셨다고 합니다.

어머니 께서는 어느날부터는  저녁밥을 차리신후 두그릇의 밥을 아랫목에 묻어두시고는 문밖에 서서  하염없이 강나루쪽을 바라보시다 들어오시곤 하셨었는데,
그모습을 안타깝게 생각 하시던 아버지 께서는 아이를 하나 더 낳기로 결심 하셨고
그렇게
저는 태어 났습니다.
그리고  남쪽에서 태어났다 하여
제 이름은 남철이가 되었습니다.

아버지 께서는두분의 형님, 즉, 저의 큰아버지가 계셨지만 두분다 남쪽에 내려오지 못하셨고, 남한에 친척은
두분의 외삼촌뿐 이셨는데,
작은외삼촌께서는 저희집을
자주 방문 하시곤 하셨었지요.

약주를 드시면 끝없는 고향의 얘기를 하셨고 또 노래 부르기를 좋아 하셔서 거나하게 취하시면 한곡 멋지게 부르시고는
제 형님들이  잘 살고 있을테니 통일이되면 꼭 만날수 있을거라는 희망적인 메세지를 남기시며 저희부모님을 위로하신후 집으로 돌아가시곤 하셨었습니다.

세월이 약 이라고 했던가요......
저희 집은 평화를 되찾고 순탄하게 살게 되었었지만,
제가 고등학교3학년이  되었을때 평소 심장이 약하셨던 어머니 께서는 그 해 7월에 돌아 가셨습니다.
저희 가족은 슬픔과 절망속에 사로잡혔었지만,이웃들과 친척분들 이 도와주신 덕분에 무사히 장례식을 마칠수 있었습니다.
그날 저녁때 외삼촌께서 조용히 저를 부르셨고, 제게 술 심부름을 시키셨습니다.그리고는 제게도 술을 따라주셨는데
제손을 잡고 눈물을 흘리시며 말씀을 하셨죠.
"네 큰형은 평양에서 지금의 김일성대학 1회 수석합격하였던 수재 였었단다.
다시 고향에 갔을때  북한군 고위층의딸과 사귀었었고 결혼까지 약속 했었는데 도망쳐 나오다 잡혔으니 살아있을수가 있겠니....?
네 엄마 한테는  차마 그 말을 할수가 없어서 난 평생 그것을 가슴에 묻어두고 살아왔었다." 라고 말씀 하시며 절규 하셨고,저는 눈물을 흘릴뿐,  아무말도 할수가 없었습니다.

1905년에 태어 나신 아버지께서는,
한일 합방과 해방의 격동기를 거쳐 육이오 전쟁과 수많은 시대의 변천을 겪으며 살아오셨습니다. 늦게 태어난 철없는 아들의, 불확실한 미래를 바라 보셨던 아버지.
험난한 격동의 세월을 헤쳐 나가야할,
어린 아들의 눈을 바라 보시던 그 심정은 어떠하셨을까요.........
 
우리들 세월이
흐르는 강물과 같았다면,
인생이,
강물 같은것 이었더라면,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한채
떠나갈 수 있었겠지만 ,
그 누구도 거부할수 없는 물결속으로,
안타까움을 남긴채
하나씩
둘씩
그렇게 떠나가 버리셨습니다.

이제
세월의 강을 건너
머나먼 곳 으로 가신 님들의
빈 자리에,
저는 서 있습니다.
 
내가 떠난 빈 자리.

누가 그곳에  머물러,
나를 기억 하게 될까요........
 
내 나이
예순아홉.

엄마...엄마...
불러도

대답 없는
어머니.

엄마....
불러보니 
더욱 그립습니다.
어머니,

그리고
그리운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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