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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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 바랜 한장의 사진

글쓴이: 데이빗lee  |  등록일: 08.23.2023 02:47:30  |  조회수: 302
책장을 정리하다가 무언가 떨어지기에 집어보았습니다. 누나의 고등학교 졸업사진 이었는데 오른쪽 귀퉁이에는 단기4294년이라고적혀있었습니다.
제 어머니와 아버지...그리고 한분 뿐이신 누나와 저입니다.
누나는 막내였던 저를 무척이나 예뻐해 주셨었습니다.
저를 왕자님이라고 부르셨던 누나는  영화관에 갈때면 항상 저를 데리고가시곤 했었죠

그런  누나는 문학에 상당히 조예가 깊었던것 같았습니다.
시를 좋아하셨고 김소월의 시와 윤동주의 시를 외워 제게 들려주시곤 하셨죠.
경기여고 재학시절 매원 이란 교지가 발간 되었었는데 거기에
연재 소설을 써서 상당한 인기도 얻었다고 들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많은 재능을 가지신분 이었던것 같습니다 .
교회에서  발표회를 할때나 특별 찬양을 부를때 보면
지금의 어느 성악가 못지않은 성량과 음색을 가지신분 이셨었습니다.
누나는 이화여대 의대를 5년을  다니시고 1등자리를 빼앗기지 않으려고 안깐힘을 쓰다가  스트레스와 실연의 아픔으로 인하여
신경쇠약 증세를 보이셨고 불면증에 시달리던 끝에 병원에 입원과 퇴원을거듭하였었습니다.

그리고는 결국 세상에 적응을 하지 못하고
이곳 저곳 에있는 요양원에  옮겨다니며 살아오신분 입니다.
아직도 유성 어느 요양원에 계신다고 들었습니다.
언젠가 형님들이 다녀 오셔서
우리 왕자님은 잘있느냐고 하셨다기에
혼자 숨어서 한없이 울기도 했었습니다.
 
이제 고인이되신 부모님들께서는
평생 기도와 눈물로 수많은 나날을 보내셨겠지만
이제 편안한 천국에 가셔서
세상의 모든 시름을 잊으셨겠지요......
 
이한장의 사진을 남기고
아버지도,
어머니도  떠나 가셨습니다.
아마 누나와 저도 엔젠가는 떠나가게 되겠지요.그땐 가슴 찢어지는 고통을 안고 살았었지만 오늘 저는
이 빛바랜 한장의 사진으로 인하여
위로와 평안을 얻습니다.
누나......
미안해요
그리고 사랑합니다.

아버지......
어머니......
나는
얼마나 더
가야하는걸까요......

누나가 좋아하던 노래 입니다.좀 오래 되었지만 이시간을 통해 여러분들과 함께 듣고 싶습니다.
Kathy Linden - Goodbye Jimmy, Goodb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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