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포트] 증오범죄 여전히 심각 ..그럼에도 낮은 유죄 판결률

[앵커멘트]

해마다 증오범죄가 증가하고 있고 처벌도 크게 강화됐지만 정작 증오범죄에 대한 처벌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범죄를 명확하게 입증하기 어렵기 때문인데, 유죄 판결을 받는 비율은 고작 2%에 불과했습니다.

서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 2021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아시안 증오범죄가 크게 증가한 뒤 심각한 상황은 지속됐습니다.

이에 따라 한인을 비롯해 태국, 베트남, 중국 등 전국 아시안 커뮤니티는 연대해 아시안을 상대로 한 증오 범죄 중단을 촉구하며 전국적인 캠페인을 펼쳤습니다.

하지만 전체 증오범죄는 증가해 최고치를 찍었습니다.

특히 지난해(2023년) 10월 발발한 가자지구 전쟁으로 인해 유대인과 아랍계 주민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급증했습니다.

흑인을 대상으로 한 증오범죄 건수 역시 여전히 타인종과 비교해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심각한 상황이 개선되기 위해서는 그에 따른 철저한 조사와 처벌이 뒤따라야 하지만 증오범죄가 실제 유죄로 인정되는 비율은 상당히 낮은 수준입니다.

지난 2022년 CA 주에서 보고된 2,100건이 넘는 증오범죄 중 증오범죄 혐의와 관련해 검사가 법원에 제출한 사건은 456건에 불과했으며 증오범죄로 기소된 뒤 유죄 판결을 받은 사례는 52건에 불과했습니다.

실제 기소에서 유죄 판결로 이어진 사례가 불과 2%밖에 되지 않다는 것입니다.

프레즈노 시티 칼리지에서 열린 증오 반대 연합 정상회의에 참가한 롭 본타 CA주 법무장관은 증오범죄는 기소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기소를 함에 있어 명확한 증거가 뒷받침 되어야 하지만 증오가 연루된 사건을 범죄로 규정할 수 있는 증거를 입증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것입니다.

증오 사건의 경우, 표현의 자유에 대한 권리를 규정한 수정 헌법 제1조에 근거해, 주민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 한 혐오적인 표현에 대한 처벌 조항은 따로 없는 실정입니다.

롭 본타 CA주 법무장관 이에 대한 헛점을 지적합니다.

증오 행위가 공격과 폭행 등으로 증거가 명확할 경우 2 – 5년으로 가중 처벌을 받게되지만 대다수의 경우 인명 또는 재산 피해로 이어지지 않기 때문에 기소는 물론 유죄 판결로 이어지기가 쉽지 않다는 점을 롭 본타 법무장관은 짚었습니다.

이러한 바탕으로 심각한 수준의 증오범죄가 발생하고 있음에도 증거 불충분이라는 이유로 마땅한 처벌 규정이 마련돼 있지 않아 피해가 이어지는 악순환만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라디오코리아 뉴스 서소영입니다. 

출신 국가별 증오범죄 피해 사례

출처: 연합뉴스 인포그래픽
증오범죄 피해자 15% 한국계…'중국계로 오인'
증오 범죄 사례를 분석한 만주샤 컬카니 변호사는 "가해자들이 한국 등 극동아시아 출신 이민자들을 무조건 중국인으로 간주해 차별하는 경우가 많았고, 동남아와 태평양 출신 이민자는 중국계로 간주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