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포트] 펜실베니아대 아시안 학생 10명 중 6명 “나는 증오범죄 피해자”

[앵커멘트]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아시안 학생 4명 중 3명 이상이 인종차별적 폭행을 당했거나 목격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침을 뱉고 욕설을 하는 등 감정, 언어적 폭행은 물론 캠퍼스 내에서 트럭에 치이는 등 신체적 폭행 피해 사례도 잇따랐는데 팬데믹이 끝난 후에도 반아시안 정서는 남아있는 만큼 지속적인 관심과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전예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대다수의 아시안 학생들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창궐한 이후 인종차별을 경험하거나 목격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펜실베니아 대학 멜리사 헌트 심리학 교수가 아시안 학생 224명을 대상으로 증오범죄 경험을 조사한 결과, 무려 77%가 팬데믹 이후 인종차별적 폭행을 당했거나 목격했다고 답했습니다.

응답자 10명 중 6명은 자신이 인종차별 피해자라고 밝혔습니다.

피해 사례는 감정, 언어적 폭행부터 신체적 폭행까지 온, 오프라인에서 다양하게 발생했습니다.

한 학생은 캠퍼스 내에서 어떤 남성이 자신에게 인종차별적 욕설을 내뱉더니 주먹을 휘두른 뒤 트럭으로 자신을 치고 달아났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피해 학생은 한 운전자가 창문 밖으로 머리를 내밀고 자신을 향해 코로나 바이러스와 아시안을 비난하며 소리쳤다고 전했습니다.

이 밖에도 침을 뱉거나 기침하는 시늉을 하는 등의 행위로 감정 또는 언어 폭행을 당한 학생들이 많았습니다.

아시안 인종차별에 대한 실질적인 대책을 강구하기 위해 헌트 교수 논문에 참가한 티파니 티우와 호프 조는 피해 학생들과 함께 토론을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피해 학생들은 같은 경험을 가진 사람들로부터 위로를 얻었다고 연구진은 밝혔습니다.

이어 이들을 위한 안전한 공간이 마련돼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교내에 자신의 경험과 걱정 등을 익명으로 공유할 수 있는 시설이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헌트 교수는 “결과를 보고 마음이 너무 아팠다”며 “안타깝게도 미국에서는 아직 인종차별이 만연하다는 결론과 함께 피해자들을 위한 보호조치가 시급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아시안 증오범죄가 급증하는데 발단이 됐던 팬데믹은 끝났지만 반아시안 정서는 아직 남아있습니다.

CA주에서 지난해(2022년) 발생한 아시안 증오범죄는 팬데믹으로 최고치를 찍었던 지난 2021년보다 감소했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발생하기 이전인 2019년보다 3배 이상 높습니다.

팬데믹은 끝났지만 이를 계기로 자리 잡은 아시안을 향한 증오심은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에 지속적인 관심과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라디오코리아 뉴스 전예지입니다. 

출신 국가별 증오범죄 피해 사례

출처: 연합뉴스 인포그래픽
증오범죄 피해자 15% 한국계…'중국계로 오인'
증오 범죄 사례를 분석한 만주샤 컬카니 변호사는 "가해자들이 한국 등 극동아시아 출신 이민자들을 무조건 중국인으로 간주해 차별하는 경우가 많았고, 동남아와 태평양 출신 이민자는 중국계로 간주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