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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방 이민 단속, 일용직 이민자 커뮤니티 ‘공포’ 휩싸여

주형석 입력 06.17.2025 07:53 AM 조회 2,926
홈디포, 의류 공장, 도넛츠 가게, 세차장 등에서 노동자 줄어
불체 노동자들, 수십년 간 지역 건설과 재건 핵심 역할 맡아 해내
단순한 이민 단속 아닌 도시 만들어온 노동자들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
일부 지역, 주민들과 활동가들이 거리 순찰하며 ICE 요원들 감시
Photo Credit: Radio Korea
최근 들어 연방기관의 이민 단속이 강화되고 확산하면서 일용직 이민자 커뮤니티가 큰 ‘공포’에 휩싸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방이민세관단속국, ICE가 홈디포를 비롯해서 의류 공장과  도넛츠 가게, 세차장, 식당 등 거의 모든 매장을 대상으로 불법체류 노동자 검거 작업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다보니 많은 라티노들이 심리적 불안감으로 인해서 직장에 나오지 않고 잠적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고 이로 인해 한인 업소들도 어려움에 처하고 있는 모습이다.

LA 다운타운의 한 홈디포(Home Depot) 매장에서는 얼마전 아침 일찍 흰색 밴 차량들이 주차장으로 돌진해 들어와 마스크를 쓴 연방 이민 단속 요원들이 순식간에 차에서 내려서는 일을 기다리던 노동자들을 붙잡고 수갑을 채우는 등 검거 작업을 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대부분 건설 현장이나 도장, 지붕 작업을 기다리는 비인가 이민자 일용직 노동자들이었는데 모두 체포돼 끌려갔다.

당시 주차장에는 가족과 함께 나온 음식 노점상, 일반 쇼핑객들도 있었는데 그같은 일을 예상치 못했던 현장은 곧장 패닉 상태에 빠졌다.

이번 LA 시위 사태를 촉발시킨 홈디포 매장 단속이었는데 이 단속은 단일 사건이 아닌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새로운 작전의 일환이다.

실제로 LA에서는 곳곳에서 강력한 이민 단속이 벌어지고 있다.

LA 다운타운 의류 공장과 사우스LA의 도넛가게, 세차장, 그리고 외곽의 농장 등 다양한 곳에서 잇따라 단속이 진행되고 있다.

특히 홈디포 매장은 LA 전역에서 비인가 이민자들이 하루의 일당을 벌 수있는 일을 구하는 매우 중요한 장소 중 하나다.

이곳 노동자들은 수십 년간 지역 건설과 재건의 핵심 역할을 해온 LA 지역 내 ‘비공식 노동 생태계’를 형성하는 주체다.

중미 자원센터(CARECEN)의 호르헤 니콜라스 노동자 지원 조직 대표는 이번 단속을 단지 체류 신분만의 문제라고 볼 수없다고 지적하고, 이 도시를 만들어온 노동자들에 대한 공격이라며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이번 단속에서 연방 이민단속국, ICE 요원들은 체류 신분 여부를 아예 묻지도 않은 채 외모만으로 무차별 체포를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는 LA 다운타운의 연방청사 지하에 구금된 채 변호사의 면담조차 막혔다는 주장도 나왔다.

변호사들과 이민자 단체들은 사람을 연행해놓고, 어디 있는지도 공개하지 않고 변호사 접견도 허용하지 않는 것은 사실상 납치와 다름없다고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하지만 국토안보부(DHS)는 이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어쨌든 ICE의 기습 단속 이후, LA 다운타운 홈디포 인근 주차장은 텅 비었고, 일자리를 기다리던 노동자와 음식을 팔던 노점상도 사라졌다.

평소 하루 200~300달러를 벌던 과일 노점상 카를로스는 이번 주에는 운 좋으면 50달러 벌 수 있을 것 같다며 답답해했다.

노동자 에두아르도는 순식간에 덮쳐온 요원들에 공포를 느꼈지만, 두 딸이 있는 45살 가장으로, 생계를 위해 다시 홈디포로 나올 수밖에 없었다.

일부 지역에서는 주민들과 시민 활동가들이 자발적으로 자경단을 구성해서 거리 순찰을 하고 있다.

ICE 요원들에 대한 감시 활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LA 한인사회도 상당수 업소들이 평소보다 문을 일찍 닫는 등 계속되는 이민 단속으로 분위기가 여전히 냉랭하다.

ICE의 이민 단속이 계속해서 이런 식으로 강하게 지속된다면 지역 경제 전반에 걸쳐서 심각한 타격이 있을 것이라며 LA 한인 업소들은 크게 우려하고 있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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