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에서 지난주 금요일부터 벌어지고 있는 이민 단속에 반대하는 시위 관련 소식, 계속해서 알아보겠습니다.
박현경 기자!
1. LA 시위 소식이 전국적으로, 전세계적으로 많이 보도되는 가운데 한인들도 관련 소식에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죠?
네, 그렇습니다. 한인들, 특히 한인 비즈니스들은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보니, 더더욱 관심을 갖을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지난 금요일 한인 업체에 이민 기습 단속이 있을 당시 근처 다른 한인 업체들도 재빠르게 문을 닫은 것으로 알려졌구요. 그 직후부터 LA 지역 한인들 사이에선 이민 단속과 그에 따른 시위 관련 얘기가 주요 대화 내용 중 하나가 됐습니다. 한인들은 물론 한국에서도 라디오코리아에 속보로 올라오는 뉴스에 귀기울이는 모습이었습니다. 또 LA한인들은 타주나 한국에 거주하는 가족, 친지, 지인들로부터 “괜찮냐”는 문자와 전화를 정말 많이 받고 있습니다. 시위 현장의 실제 상황이 심각하기도 했지만, 아무래도 보도된 내용을 바탕으로 밖에서 보기에 한인들의 상황도 더더욱 걱정될 수 밖에 없었던 듯 합니다. 그래서 지난 1월 산불이 났을 때 처럼 안부를 걱정하는 연락이 많았습니다.
2. 오늘로 나흘째 집회와 시위가 열리는데요. 한인사회에서도 오늘 이민 단속 관련 기자회견을 개최하죠?
네, 방금 전인 오전 9시부터 이 시간 현재 한인 단체의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습니다. 지난 6일 금요일, LA다운타운 한인 의류업체 ‘엠비언스’ 기습 단속으로 구금된 종업원 14명의 석방을 촉구하고요, 이민단속국의 비인도적인 기습 단속에 항의하는 기자회견이 엠비언스 공장 앞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코리아타운노동연대 KIWA 알렉산드라 서 사무국장과 활동가들이 기자회견에 참석해 구금된 노동자들에 대한 연대를 표명하고, 트럼프 대통령 그리고 이민단속국의 기습 단속, 추방을 규탄하는 내용입니다. 저희 라디오코리아 기자도 현재 그 곳에서 취재를 하고 있는데요. 이에 관한 보다 자세한 소식은 오늘 이브닝 뉴스에서 전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3. 평화로운 시위를 벌이면 좋을텐데, 시위가 격화되면서 폭력양상을 보이고 말았죠?
네, 지난 주말 시위는 기물 파손과 상점 약탈, 방화로 얼룩졌습니다. 앞서 모닝뉴스 시간에도 전해드렸습니다만, 자율주행 택시, 웨이모 차량 여러 대가 불에 탔구요. 경찰 순찰차가 돌에 맞아 파손되는 등 폭력적인 양상이 두드러졌습니다. 시위대가 101번 프리웨이를 점거하면서 몇 시간 동안 교통이 통제됐고, 이 과정에서 일부 시위대는 경찰을 향해 돌멩이와 콘크리트 조각을 던지기도 했습니다. LAPD는 어제 경찰 저지선으로 모터사이클을 돌진한 남성과 화염병을 던진 용의자 등 최소 10명을 체포했고요. 그 전날인 토요일에도 해산 명령 불응 혐의 등으로 29명을 체포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경찰관 3명이 부상을 입기도 했습니다. 다행히 병원에 이송될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4. 이에 대한 주요 정치인들의 평가는 어땠는지, 어떤 발언을 했는지 짚어보죠?
네, 우선 캐런 배스 LA시장은 폭력 행위에 대해서는 체포와 처벌을 강조하면서도, 이번 사태의 근본적인 책임은 트럼프 행정부에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배스 시장은 "행정부가 홈디포 주차장과 직장을 급습하고 부모와 자녀를 떼어놓는 등 공포와 패닉을 유발해 지금의 혼란을 초래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개빈 뉴섬 CA주지사는 “타인의 재산을 파괴하고 상황을 악화시키는 조건을 만드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라고 말하면서도 “그러나 결국 이 모든 상황의 후원자는 도널드 트럼프"라며 트럼프 대통령에서 사태가 비롯됐다는 입장을 나타냈구요. 알렉스 파디야 상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의 ‘재앙적 법안’을 덮기 위해 이민자 단속과 시위 진압을 과장한다고 비판했습니다. “트럼프는 혼란을 조장해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노린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런가하면 엘레니 쿠날라키스 CA 부지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의도적으로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며, 주방위군 투입은 필요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5. 민주당 정치인들이 대부분 트럼프 대통령을 비난하는 가운데, 조금 다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요?
네, 바로 그 점이 이번 사태의 복잡성을 보여줍니다. 폭력은 용납될 수 없다는 점입니다. 마크 곤잘레스 주 하원의원은 성명을 통해 "경찰관에게 돌을 던지고, 순찰차와 웨이모 차량에 불을 지르는 폭력 행위는 이민이나 정의와는 아무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그는 "이들은 시위대가 아니라 선동가들"이라고 규정하며 "그들의 무모하고 위험한 행동은 정확히 트럼프가 원하는 대로 놀아나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경찰력이 실제 위급 상황에서 분산되게 만들어 주민들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이처럼 폭력 시위의 주체와 책임을 두고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면서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6. 이런 가운데 뉴섬 주지사가 결국 칼을 빼 들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주 방위군 투입이 불법이라고 규정하고 소송을 예고했죠?
네, 개빈 뉴섬 주지사는 오늘(9일) 아침 자신의 소셜 미디어 X를 통해 "이것이 바로 도널드 트럼프가 원했던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불법적으로 주 방위군을 연방정부 소속으로 편입시켰다고 맹비난했습니다. 뉴섬 주지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명령은 캘리포니아뿐만 아니라 어느 주(State)에든 들어가 똑같은 일을 할 수 있게 허용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그를 고소할 것"이라고 소송 제기 의사를 명확히 밝혔습니다. 이는 어제 오후 주지사 사무실이 트럼프 행정부에 군대 배치 철회를 요청하는 공식 서한을 보낸 데 이은 초강경 대응입니다.
7. 트럼프 대통령이 주방위군 배치를 명령한 것은 어떤 점에서 문제가 됩니까?
트럼프 대통령의 명령은 캘리포니아 주지사의 요청 없이 내려졌다는 점에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이는 1965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인데요. 통상적으로 주방위군 배치는 주지사의 요청이 있어야 가능하지만, 이번에는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병력을 연방화해 투입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를 “주권 침해”로 평가했습니다.
8. 트럼프 대통령의 명령은 어떤 법적 근거를 갖고 있습니까?
트럼프 대통령은 ‘타이틀 10’ 조항을 근거로 주방위군을 연방화했습니다. 타이틀 10은 연방 정부가 주방위군을 연방 소속으로 전환해 국내외에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법적 근거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통해 ICE와 연방 기관 보호를 명분으로 삼았습니다.
9. 이 같은 결정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어떻습니까?
UC 버클리 로스쿨 어윈 체머린스키 교수는 “주지사의 요청 없이 주방위군을 투입하는 것은 매우 위협적인 일”이라며, “이것은 시위 진압을 위해 군대를 사용하는 것으로, 행정부가 시위에 대응하는 방식을 드러내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는 “국내에서 반대 의견을 억누르는 데 군대를 사용하는 것은 정말 소름끼친 일”이라고 평가했습니다.
10. 결국 법정 다툼으로 가게 되겠군요. 소송은 언제쯤 제기될 것으로 보입니까?
아직 소송이 언제 접수될지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뉴섬 주지사가 직접 소송 제기를 공언한 만큼, 조만간 법적 절차가 시작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캘리포니아 주 정부와 트럼프 행정부 간의 갈등은 최고조에 달할 전망입니다.
11.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어제(8일) X에 과거 LA 폭동 당시 한인의 모습으로 추정되는 사진을 올려 눈길을 끌었죠?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는 한인으로 보이는 한 남성이 건물 옥상에서 총을 들고 장전하는 사진을 올렸습니다. 그리고 "Make Rooftop Koreans Great Again!" '옥상의 한인들을 다시 위대하게'라고 적었습니다. 이 사진 속 남자는 1992년 발생한 LA 폭동 당시의 한인 자경단으로 추정됩니다. 당시 폭도들의 표적이 돼 약탈·방화 피해를 본 한인들은 총기로 무장한 채 한인타운을 지켰죠. 이들은 '루프탑 코리안'으로 불렸는데, 트럼프 대통령 장남이 이들을 언급한 겁니다.
12.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그런 게시물을 올린 의도는 무엇입니까?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이 LA 시위가 진행 중인 가운데 한인 자경단의 사진을 올린 것은 무법 상태였던 1992년 LA 폭동을 상기시키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연방정부의 강경 대응을 옹호하려는 의도로 해석됩니다. 이 사진에 앞서 트럼프 주니어는 트루스소셜에서 이번 시위에 대해 “외국 침략자들이 자국 국기를 자랑스럽게 흔들며 하는 폭동”이라고 비난했습니다.
13. 트럼프 행정부의 전방위적인 이민자 단속이 노동 시장을 압박하면서, 특히 식당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는 소식도 나오는데요. 먼저, 식당 업계가 현재 어떤 어려움에 직면해 있는지부터 정리해주시죠.
네, 파이낸셜타임스가 어제 보도한 내용인데요. 트럼프 행정부의 강도 높은 이민 단속으로 미 전역의 식당들이 심각한 인력난에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일례로 지난달 워싱턴 D.C.에서만 100곳이 넘는 업소에 대해 이민 당국이 현장 점검을 벌였는데요. 메릴랜드주에서 식당 5곳을 운영하는 토니 포먼 씨는 "무장 요원까지 동행하는 매우 공개적인 단속으로 일부 직원들이 출근 자체를 두려워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임박한 인력 부족이 서비스업 전반의 "임금 압박을 가할 것"이라며, 자격을 갖춘 직원을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14. 식당 업계가 유독 이민자 단속에 취약한 이유가 있습니까?
네, 인력 구조와 관련이 깊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미 레스토랑 협회에 따르면 미국 내 식당 근로자의 5분의 1 이상, 즉 20% 이상이 외국 출신인 것으로 추산됩니다. 합법적으로 일하는 근로자도 많지만, 업계에 고용된 서류 미비 이민자가 100만 명에 달할 것이라는 추정도 있습니다. 이처럼 이민자 인력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행정부의 고강도 단속은 직격탄이 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15. 현장 단속뿐만 아니라, 이민자들의 체류 신분을 위태롭게 하는 다른 정책들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요?
네, 여러 조치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가장 큰 사례로, 지난달 연방 대법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베네수엘라 국민에 대한 '임시 보호 지위(TPS)'를 취소할 수 있다고 결정했습니다. 이로 인해 약 35만 명의 베네수엘라 국민이 미국 내 합법적 체류 및 취업 권리를 잃고 추방될 위기에 처했습니다. 조지메이슨 대학의 분석에 따르면, 이들 중 거의 5분의 1이 식당을 포함한 서비스업과 레크리에이션 업계에서 일하고 있어 직접적인 타격이 예상됩니다. 여기에 더해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등 12개국 국민의 입국을 전면 금지하고, 베네수엘라와 쿠바 등 7개국 국민의 입국을 부분 제한하는 포고령도 발표한 상태라 신규 인력 유입도 막혀있는 상황입니다.
16. 인력난은 결국 인건비 상승으로 이어질 텐데요. 경제적인 파장은 어떻습니까?
네, 식당 업계는 이중고에 직면했습니다. 신용평가사 피치는 지난달 미국 식당 부문에 대한 전망을 '중립'에서 '악화'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피치의 호세 루이스 리바스 수석 디렉터는 "업계가 관세 인상과 노동 시장 긴축으로 인한 동시 인플레이션 압력에 직면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인건비와 재료비는 오르는데, 가격에 민감한 고객들에게 이 비용을 전가하기는 어렵다는 진단입니다. 즉, 식당의 수익성이 크게 나빠질 수 있다는 경고입니다.
17. 이곳 LA 지역의 상황은 어떻습니까? 한인 식당가도 많아서 남의 일 같지 않은데요.
네, 그렇습니다. LA 지역 역시 인력난과 함께 또 다른 문제를 겪고 있습니다. 바로 소비 심리 위축입니다. LA의 유명 타코 체인 '테디스 레드 타코'의 테디 바스케스 솔리스 대표는 이민 당국의 단속 여파로 "사람들이 집 밖으로 나와서 돈을 쓰는 것 자체를 두려워한다"고 말했습니다. 단속에 대한 두려움이 이민자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확산되면서 외식 소비까지 줄어들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결국 식당들은 인력을 구하기도 어렵고, 손님도 줄어드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셈입니다.

Photo Credit: 라디오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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