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어 입력폼

[BTS 10주년] ② "너 자신을 사랑"…보랏빛 러브레터 전 세계 녹였다

연합뉴스 입력 06.05.2023 09:15 AM 조회 393
"K팝 커뮤니티 타고 인기 확산…열등감·열패감 탈피 메시지에 호응"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지난 10년 동안 글로벌 슈퍼스타로 부상한 배경에는 멤버들의 빼어난 춤과 노래 말고도 시대에 부합하는 메시지가 있었다.

전문가들은 방탄소년단의 '러브 유어셀프'(Love Yourself·너 자신을 사랑하라)라는 메시지가 국적과 언어의 장벽을 넘어 전 세계 청춘의 마음을 흔드는 데 성공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방탄소년단(BTS) '러브 유어셀프' [빅히트뮤직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밑바닥부터 노력해 정상까지"… 7명이 똘똘 뭉쳐 감동 서사

방탄소년단은 2013년 '힙합 아이돌' 콘셉트로 데뷔해 몸을 사리지 않는 '칼군무'와 빼어난 라이브 실력으로 무대마다 호응을 끌어내며 인기 저변을 넓혀갔다.

특히 '무대 잘하는 일곱 청년'의 서사는 한국을 넘어 유튜브와 SNS 등을 타고 전 세계로 확산했다.

임진모 대중음악평론가는 4일 "멤버들의 끈끈한 우정과 놀라운 퍼포먼스, 이를 뒷받침하는 소속사와 멤버들의 가공할 만한 열정이 큰 시사점을 준다"며 "최선을 다해 성과를 얻어내고, 타자로부터 공감을 얻어내자는 메시지를 전한다"고 말했다.

이규탁 한국 조지메이슨대 교양학부 교수는 "방탄소년단은 해외 팬에게 노출되는 무대 기회가 주어졌을 때 자신의 음악과 퍼포먼스 실력을 입증했다는 점이 중요하다"며 "이렇게 입증된 실력이 K팝 커뮤니티를 통해 발 빠르게 전파됐다"고 짚었다.

이어 "소위 말해 밑바닥부터 노력해 글로벌 스타로 등극하는 성공 서사가 한국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의 Z세대가 원하는 '성공담'과 딱 맞아떨어진 부분이 있다"며 "빼어난 실력을 팬이 발굴해 성공했다는 서사가 매력적"이라고 분석했다.

가요계는 방탄소년단이 중요한 순간마다 아미(방탄소년단 팬)를 잊지 않는 끈끈한 팬 사랑을 보여준 점도 팬들의 견고한 충성도로 이어졌다고 지목한다.



그룹 방탄소년단(BTS) [BTS 공식 트위터. 재판매 및 DB 금지]


◇ '너 자신의 목소리를 들려줘'…경쟁으로 지친 청춘 위로

방탄소년단 신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은 멤버들이 직접 가사와 연설로 전달한 메시지다.

이들은 '러브 유어셀프' 시리즈를 통해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 진정한 사랑의 시작"이라는 메시지를 내놨고, 이는 '에피파니'(Epiphany) 가사 속 '이제야 깨달아 소 아이 러브 미(so I love me) / 좀 부족해도 너무 아름다운걸'이라는 가사로 꽃피웠다.

또 2018년 K팝 그룹 최초로 유엔 정기총회에서 "너 자신의 목소리를 내 달라"(Speak Yourself)라고 연설해 박수갈채를 받았다.

김진우 써클차트 수석연구위원은 "지하철 기관사가 건네는 '오늘 하루 수고 많으셨다'는 한 마디에 갑자기 울컥하게 되는 것처럼 사람은 무심코 '자기 이야기'를 솔직하게 할 때 감정의 동요가 생긴다"며 "다른 K팝 가수들이 해 온 것과는 다른 '자기 이야기를 하라'는 방탄소년단의 메시지가 아미의 마음을 울렸다"고 분석했다.



지난 2018년 유엔 총회에서 연설하는 방탄소년단(BTS) [연합뉴스 자료 사진]


이지영 한국외대 세미오시스 연구센터 교수는 "방탄소년단은 굉장히 보편적이면서도 모든 사람이 듣고 싶어 하던 메시지를 내놨다"며 "'너 자신을 사랑하라'에 그치지 않고 '너 자신의 목소리를 내 달라'로 메시지가 확장되면서 서로 다른 각자가 지닌 인종적·성적 정체성을 받아들이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조명했다.

이 교수는 특히 "우리나라나 외국이나 산업화·도시화한 지역에서는 청년들이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실업·경쟁·불공정 문제를 겪고 있다"며 "사람들이 마음속 열등감과 열패감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볼 계기를 방탄소년단이 마련해줬다"고 말했다.
댓글 0
0/300
※ 이 댓글에 대한 법적 책임은 작성자에게 귀속됩니다.
  •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