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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10주년] ③ 프로듀서 피독 "2막 연 BTS가 내놓을 메시지도 기대해주세요"

연합뉴스 입력 06.05.2023 09:14 AM 조회 391
"BTS는 음악적 동반자…월드스타면 '어깨뽕' 들어갈 법한데도 늘 한결같아"
최고의 순간으로 英 웸블리 콘서트 꼽아…"떼창 보고 '우리 좀 됐네' 느꼈죠"
방탄소년단(BTS) 전담 음악 프로듀서 피독 [하이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멤버들이 다시 뭉칠 시기가 되면 (대부분의) 멤버가 30대가 돼 있겠죠. 제2막을 연 방탄소년단(BTS)이 세상을 바라보며 내놓는 또 다른 메시지를 기대해주세요."

음악 프로듀서 피독(강효원·40)은 최근 방탄소년단 데뷔 10주년을 맞아 진행한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팀의 미래에 관해 "멤버들은 팀으로 활동할 때 시너지가 난다는 점을 공통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방탄소년단 멤버들은 이 정도 월드스타가 됐으면 소위 '어깨뽕'이 들어갈 법한데도 늘 똑같이 한결같다"며 "(팀 휴식기 동안) 각자 부족한 점을 메꾸고 발전해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피독은 데뷔곡 '노 모어 드림'(No More Dream)부터 지난해 발표한 '옛 투 컴'(Yet To Come)까지 방탄소년단 히트곡의 대부분을 작곡 및 프로듀싱을 했다.

그는 방탄소년단이 월드스타로 부상하면서 2019년부터 올해까지 5년 연속으로 국내 저작권료 수입 1위에 올라 한국음악저작권협회 주최 저작권대상을 5년 연속으로 받았다.

피독은 "방탄소년단 멤버들은 같은 길을 걷는 음악적 동반자"라며 "이 친구들이 하는 이야기를 내가 음악 프로듀싱을 통해 대중에게 전달하는 상호보완적인 관계를 맺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터뷰 내내 방탄소년단에 대해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팀이고, 그 시대상을 반영한 솔직한 감정을 표현하는 팀"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점 덕분에 "전 세계 다른 국가 사람들에게도 메시지가 와닿았을 것"이라고 성공 비결을 짚었다.

피독은 지난 10년 동안 겪은 최고의 순간으로 2019년 영국 웸블리 스타디움 콘서트를, 가장 도전적인 순간으로는 '화양연화' 프로젝트 직전을 각각 꼽았다.

"제가 차트 순위보다 더욱 방탄소년단이 '빵' 터졌다고 느낀 게 웸블리 스타디움 콘서트였어요. 현지 관객들로부터 떼창이 끊이질 않는 것을 보고 '우리 좀 됐네!'라고 느꼈죠. 하하."

그는 "'화양연화' 직전 2014년 정규 1집 즈음이 힘들고 고민하던 시간이었다"며 "소위 말하는 아이돌 음악 시장에서 팬층에 어필이 돼야 하는데 당시에는 약간 지지부진한 느낌이었다"고 떠올렸다.

2013년 힙합 아이돌로 데뷔한 방탄소년단은 초기에는 반항기 어린 10대들의 메시지를 발신하는 데 주력했다. 초창기 노래를 들어보면 대중에게 익숙한 히트곡과는 다소 결이 다르다.

피독은 "RM(당시 랩몬스터)이라는 친구가 연습생으로 오면서 방시혁 의장이 '이 친구가 워낙 음악을 잘하니 RM이 중심이 돼 원타임 같은 힙합팀을 한 번 해보자'고 한 게 방탄소년단의 시작이었다"며 "이에 초기에는 노래의 파트도 보컬보다 랩이 많았고, 메인 보컬 정국이 랩도 했다. 대중이 듣기에 쉬운 노래는 아니었다"고 회고했다.

"당시 멤버들은 진만 20대 초반이었고 나머지는 10대이다 보니 학생의 시각에서 사회를 보는, 그 또래만 느낄 수 있는 치기 어린 감성을 음악으로 담아내려 했죠."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그 당시 뱉어낸 '얌마 네 꿈은 뭐니'(노 모어 드림), '더는 남의 꿈에 갇혀 살지 마'(N.O), '네가 진짜로 원하는 게 뭐야'(상남자) 같은 메시지는 10년이 지나도 울림이 여전하다. 직설적이지만 촌스럽지 않다.

피독은 "당시 우리나라에 '헬조선'이라는 신조어도 생기고 특정한 직업을 가져야 소위 '정답'이라 여기는 분위기가 조성된 것도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방탄소년단은 강렬한 메시지로 K팝 팬들에게 눈도장을 찍는 데는 성공했지만, 정상급으로 올라선 것은 훨씬 훗날의 일이다. '화양연화' 시리즈로 도약했고, '러브 유어셀프'·'맵 오브 더 솔' 시리즈로 월드스타에 등극했다.



피독 하이브(HYBE) 프로듀서 [하이브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특히 '화양연화' 시리즈의 시작인 '아이 니드 유'(I NEED U)는 첫 음악 방송 1위를 안긴 곡이자 '방탄소년단 신화'의 시발점으로 의미가 크다. 분노와 반항을 넘어 사랑과 좌절이라는 보다 성숙한 감정을 담아내기 시작한 시점이다.

피독은 "이 시기부터 멤버들이 차차 20대 초반 성인이 돼 학교 이야기는 더는 꺼낼 수 없게 됐고, 20대에서 느끼는 감정을 담아 음악적으로 성장해야 한다고 봤다"며 "멤버들의 성장 서사를 담은 변화가 필요했고, 방탄소년단이 힙합에서 장르적으로 외연을 확장하는 계기가 됐다"고 짚었다.

방탄소년단은 이후부터 '불타오르네', '피 땀 눈물', '봄날', 'DNA', '페이크 러브'(Fake Love), '아이돌'(IDOL) 등 우리에게 익숙한 히트곡을 줄줄이 쏟아냈다.

피독은 "대중성보다는 당시 트렌드에 맞췄고, 어떻게 하면 퍼포먼스가 멋있게 보일지에 주안점을 뒀다"고 했다. 멤버들도 20대 중반에 접어들고 성공을 거듭하면서 메시지도 점점 세련돼졌다.

"멤버들이 성공을 체감하면서 자기들 메시지의 무게도 깨달았겠죠. 원하던 자리보다 훨씬 높이 올라갔을 때의 허망함, '내가 이 위치에 있어도 될까' 하는 여러 가지 생각들을 음악으로 녹여내다 보니 자연스레 서사가 완성됐습니다. 멤버들이 가사의 90% 이상을 쓰기에 이들의 실제 생각을 반영하는 음반이 나올 수밖에 없어요."

방탄소년단과 피독은 2018년 '러브 유어셀프 전 티어'(LOVE YOURSELF 轉 Tear)로 K팝 사상 첫 미국 '빌보드 200' 1위에 올랐고, 2년 뒤 2020년 '다이너마이트'(Dynamite)로는 꿈만 같던 빌보드 '핫 100' 1위를 차지했다.

피독은 첫 빌보드 1위 소식을 듣고서도 "다음 것 준비를 어떻게 하지, 큰일 났네"라는 생각뿐이었다며 웃었다.

다만 영어 노래에 '말랑한' 디스코팝 '다이너마이트'의 대성공에 대해서는 "과거 방탄소년단의 음악에서 외연 확장을 한 곡"이라며 "힙합 아이돌로 시작했지만 글로벌 팝 밴드로 전 세계에 각인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방탄소년단이 지난해 '옛 투 컴' 이후 군 복무에 따른 팀 휴식기를 가지면서 솔로 활동도 만개했다. 피독은 일부 솔로곡의 작곡도 맡아 음악 활동을 활발히 이어가고 있다.

피독은 "솔로 음악 활동이 아티스트의 발전이 도움이 된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입대를 앞두고 쉴 법도 한데 더욱 음악적 의욕이 타오르는 중이라며, 10년을 봐 왔지만, 이러한 점은 존경스럽다고 했다.

"2013년 데뷔쯤에는 색깔이 명확한 멤버는 RM과 슈가 정도였고, 나머지는 미완의 느낌이 강했어요. 하지만 음악 활동을 하면서 정체성이 명확해지고 자기 색깔을 찾아갔죠. 방탄소년단이라는 팀을 제가 높이 평가하는 게 바로 이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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