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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는 도망치고 선심이 공 받고…"올스타전이라 괜찮아"

연합뉴스 입력 01.30.2023 09:32 AM 조회 1,026
올스타 아닌 산타나, 김희진 옷 빌려 입고 코트 난입
규칙 모조리 사라져도…한마음으로 웃고 즐긴 선수와 팬들
배구 올스타전 '구름 관중' (인천=연합뉴스) 김상연 기자 = 29일 프로배구 V리그 올스타전이 열린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관중들이 좌석을 가득 채우고 있다. 23.1.29 




우리가 알고 있던 배구 규칙은 모두가 웃고 즐기는 올스타전에선 모두 사라졌다.

잘 뛰던 선수가 코트 밖으로 줄행랑친 뒤 엉뚱한 선수가 코트에 들어왔고, 감독 승낙도 없이 비디오판독을 신청한 선수는 판독관의 마이크를 빼앗았다.

29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올스타전은 팬들과 함께 하는 축제답게 팬들이 즐겁다면 뭐든지 허용됐다.

스타팅 멤버로 1세트 처음부터 코트를 지키던 M스타 팀의 김희진(IBK기업은행)은 작전 타임으로 잠시 숨돌릴 시간이 되자 재빨리 코트 밖으로 뛰어나갔다.

잠시 후 등에 '김희진'이라는 이름이 붙어있긴 해도, 김희진과는 달리 머리가 긴 선수가 대신 코트에 들어왔다.

올스타 명단에 뽑히지 않은, 김희진의 팀 동료인 대니 산타나(등록명 산타나)다.

'부정 선수'의 등장에도 경기는 그대로 진행됐고, 산타나가 득점을 올릴 때마다 한국배구연맹(KOVO) 공식 전산망에는 김희진이 점수를 낸 것으로 집계됐다.

Z스타 팀에서도 전세를 뒤집기 위한 '반칙'이 등장했다.

스파이크를 시도한 강소휘(GS칼텍스)가 라인 아웃이 명백한데도 비디오 판독을 신청한 것이다.



규칙은 무시하고 함께 웃고 즐긴 올스타전 [한국배구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판독관이 이를 받아주자, 강소휘는 판독관 자리에 난입해 마이크를 빼앗은 뒤 멋대로 "터치 아웃으로 판독되었습니다"라고 선언했다.

그리고는 음악에 맞춰 신명 나는 득점 댄스 세리머니를 펼쳤다.

이번 올스타전은 혼성 경기 없이 남녀로 구분해 경기를 치른다.

그러나 여자 경기인 2세트에 쉴 새 없이 남자 선수가 드나들었다.

M스타인 리베로 정민수(KB손해보험)는 평소 리베로가 할 수 없는 '금지된 장난'인 백어택을 시도했다.

백어택 과정에서 센터 라인을 침범해도 휘슬은 울리지 않았지만, 정민수의 두 차례 백어택은 모두 득점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정민수는 네트를 부여잡고 절규했고, 배유나(한국도로공사)는 웃으며 발길질해 그를 코트 밖으로 쫓아냈다.

두 번의 서브 모두 강소휘가 받아냈고, 머릿속에 그렸을 서브 에이스에 실패한 뒤 멋쩍게 웃으며 퇴장했다.

이에 질세라 리그 서브 1위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스(등록명 레오·OK 저축은행)도 원포인트 서버로 투입됐다.

레오의 서브는 이주아(흥국생명)가 받아내는 데 성공해 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전날 스파이크 서브킹 콘테스트 예선에서 시속 118㎞를 찍어 1위에 오른 아흐메드 이크바이리(삼성화재)도 Z팀으로 들어가서 마음껏 강서브를 날렸다.

벤치에 있는 선수가 대신 공을 받아주고, 한 팀에 6명이 아닌 7명이 뛰고, 심지어 선심이 깃발을 든 채 리시브해도 팬들의 환호 속에 모든 것이 인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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