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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파에 유럽 "가스 부족" 사태 오나…핀란드는 원전가동 또 연기

연합뉴스 입력 12.09.2022 11:20 AM 조회 331
"기온 영하로 내려가면 위기" 벨기에 에너지부 내부 보고서 공개돼 논란
천연가스관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겨울철로 접어든 유럽의 기온이 뚝 떨어지면서 난방 수요 급증과 함께 가스 부족 사태가 현실화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본격적으로 나오고 있다.

벨기에 에너지부와 현지 송전시스템 운영기업 엘리아, 천연가스 공급사업자 플럭시스는 최근 공동 작성한 보고서에서 올겨울 서유럽의 기온이 섭씨 0도 이하로 내려갈 경우 가스 부족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다고 현지 매체 브뤼셀타임스 등 외신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해당 보고서는 에너지부 발주로 작성된 보고서로, 현지 매체 '더테이트'가 입수하면서 언론에 공개됐다.

벨기에는 현재 영국으로부터 천연가스를 수입하고 있으며, 벨기에의 천연가스는 다시 네덜란드·독일로 일부 수출된다.

그러나 유럽에 한파가 몰아치면 영국이 자체 난방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벨기에로 보낼 가스 공급량을 줄이면서 수급난이 생길 수 있다고 보고서는 우려했다.

벨기에를 비롯해 유럽 각국의 가스 수출입 구조가 얽혀 있는 점을 고려하면, 특정 국가의 가스가 부족해질 경우 유럽연합(EU) 등 전체적으로 연쇄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행 가스 공급량을 대폭 감축한 이후 EU를 중심으로 유럽 각국은 가스 비축에 사활을 걸었고, 목표치를 채워 일단 올겨울은 무난히 넘어가리란 낙관론이 확산한 게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 서유럽을 중심으로 기온이 크게 떨어진 상황에서 이런 내용의 정부 발주 보고서까지 공개되면서 우려가 다시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

벨기에 당국은 진화에 나섰다.

틴네 반데어 슈트라텐 벨기에 에너지 장관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최악의 시나리오 상황이 오더라도 자체 수급량을 충족할 정도의 넉넉한 공급 역량이 있다"면서 "원칙적으로 글로벌 시장에 대한 충분한 접근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러면서도 공급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하겠다고 덧붙였다.

알렉산더르 더크로 벨기에 총리도 자국 공급량 부족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이번 겨울을 넘기더라도 당장 내년부터는 더 심각한 에너지 위기가 올 수 있다는 경고음은 이미 여러 차례 나오고 있다.

프랑스 파리에 본부가 있는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난달 '다음 겨울을 준비하기에 결코 이르지 않다'는 제목으로 발간한 보고서에서 내년 여름이면 가스 공급보다 수요가 많아져 최대 300억㎥(입방미터)가 부족할 수 있다며, 그럴 경우 내년과 내후년 겨울을 대비하는 게 올해보다 더 어려워진다고 진단한 바 있다.

특히 러시아가 가스 공급을 완전히 중단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으로 활동이 주춤했던 중국이 봉쇄 완화와 함께 다시 본격적으로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을 늘리면 글로벌 시장에서의 공급 부족 및 가격 급등 현상이 다시 빚어질 수 있다.

한편, 손상이 발견돼 가동이 중단됐던 핀란드 올킬루오토 원전 3호기(OL3)는 가동 재개 시점이 또다시 뒤로 늦춰지면서 전력 수급 차질 우려가 빚어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OL3 원전 운용사 TVO는 이날 성명에서 당초 내년 1월 22일로 예정됐던 정상 가동 시점을 2월 6일로 연기한다고 밝혔다.

2005년 유럽 최대 규모로 신규 건설된 OL3는 당초 2009년부터 가동될 예정이었으나 지연되다가 13년 만인 올해 들어서야 순차적으로 가동을 시작했다.

그러나 10월 전력 시험 생산 도중 급수 펌프에서 금이 발견되면서 정상 가동 시점이 연거푸 미뤄졌다.

핀란드는 러시아로부터 전력 일부를 수입했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 국영기업 RAO 노르딕이 핀란드로 전력 수출을 중단하면서 OL3의 중요성이 더 커진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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