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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30년 만에 신규 탄광 허용…"기후대응 역행" 비판

연합뉴스 입력 12.08.2022 09:30 AM 조회 384
"화력발전엔 안쓰이고 대부분 수출용"…기후자문위 "잘못된 신호 보내"
석탄 발전소 굴뚝 모습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영국이 30여 년 만에 신규 탄광 개발을 허가했다고 로이터·블룸버그 통신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 주택·균형발전부는 이날 "컴브리아 신규 탄광을 허가했다"며 "이 탄광은 지역 고용과 경제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웨스트 컴브리아 광업은 영국 북서부 지역에 있는 컴브리아 화이트헤이븐에서 2년에 걸쳐 23만㎡ 규모의 우드하우스 탄광을 개발할 계획이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석탄은 제철업에 사용되고 대부분 다른 유럽 국가들에 수출될 예정이다. 신규 탄광으로 500명가량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프로젝트는 2014년 처음 발표된 이후 그레타 툰베리나 그린피스 등 환경운동가와 환경단체들의 비판을 받았다.

이런 비판을 의식해 영국 정부는 새 탄광에서 나오는 석탄은 화력발전에 사용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주택·균형발전부 대변인은 "이 석탄은 제철에 사용될 것이며, 생산되지 않는다면 수입을 해야만 했을 것"이라며 "전력 생산에 사용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제철·발전소 등에서 석탄을 태울 때 나오는 가스 배출이 기후변화의 주범으로 지목받는 만큼 이번 신규 탄광 허가는 석탄 사용을 감축하는 세계적 추세를 거스르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영국 정부 자문기구인 기후변화위원회의 존 거머 위원장은 "이번 결정은 글로벌 탄소배출을 늘리는 것이며 넷제로(탄소중립)를 성취하려는 영국의 노력을 저해한다"라며 "영국의 기후 우선순위에 대해 완전히 잘못된 신호를 다른 나라에 보낸다"고 지적했다.



'컴브리아 석탄 캐지 말라' 2021년 9월 영국 주택부 앞에서 컴브리아 탄광 개발에 반대하는 시위자들 [EPA=연합뉴스]





지난해 영국에서 열렸던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력 당사국총회(COP26)의 알록 샤마 의장도 "석탄 사용의 단계적 중단은 넷제로를 향한 전 세계 대응의 뚜렷한 요건"이라며 "영국이 힘들게 싸워 얻은 기후대응에 대한 영향력이 오늘 결정으로 축소됐다"고 말했다.

증기기관차와 선박을 돌린 석탄은 영국 산업혁명의 주역으로, 석탄산업 전성기에는 3천개에 육박한 영국 탄광에서 120만명이 일했다.

그러나 석탄은 천연가스 등 다른 자원에 조금씩 자리를 내줬고 지구 온난화의 주범으로 지목되면서 석탄산업은 급격히 쇠퇴했다.

2020년 석탄은 소비 에너지원의 3%를 차지하는 데 그쳤다. 2013년 20%에서 크게 낮아진 비율이다.

영국에서 마지막 지하 탄광은 2015년 폐쇄됐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2019년 추산된 이번 새 탄광 개발 비용은 1억6천500만파운드(약 2천600억원)이며 연간 석탄 생산량은 280만t으로 추산된다. 온실가스 배출량은 40만t으로 추정된다.

지역 의회가 승인한 탄광 운영 기간은 2049년까지다.

앞서 영국은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0'으로 만드는 '넷제로'를 의무화하는 여러 법을 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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