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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연관 유조선 "암흑 활동" 2배로 증가…"北서 제재 회피 배워"

연합뉴스 입력 12.07.2022 09:42 AM 조회 299
위치추적 장비 끄고 원유 암거래 정황…"중국·카메룬 선박 동원"
러시아 항구 앞 운항하는 유조선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러시아에 연계된 유조선들이 바다 위에서 경로 추적이 어려운 이른바 '암흑 활동'을 대폭 늘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최근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가격 상한제가 도입되는 등 갈수록 수위가 높아지는 서방의 제재를 회피해 암거래를 시도하려는 움직임으로 분석된다.

이스라엘의 해운 데이터 업체인 윈드워드에 따르면 지난 9∼11월 3개월간 남대서양 공해상에서 러시아 관련 선박의 '암흑 활동'이나 선박 대 선박 작업이 120건가량 감지됐다. 9월에는 35건, 10월은 50건, 11월은 40건 정도로 파악됐다.

이는 앞선 6∼8월과 비교해 약 2배로 늘어난 수치다.

'암흑 활동'이란 바다 위 충돌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일정 규모 이상의 선박에 의무적으로 설치되는 선박자동식별시스템(AIS)을 꺼둔 채로 운항, 항로 추적을 따돌리는 행위를 가리킨다.

남아메리카와 아프리카 사이에 놓인 남대서양에서 의문의 활동이 늘어나는 사이 미국과 서유럽 등 서방을 잇는 북대서양에서는 이런 선박의 움직임이 눈에 띄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가 이렇게 위치추적 시스템을 무력화한 채 불법 항해할 경우 눈에 띄지 않고 몰래 원유를 수출할 수 있다고 가디언은 지적했다.

실제로 최근 해운업계에서는 중국 등 제3국이 소유한 유조선을 통해 러시아산 석유가 운반되는 정황이 종종 포착되고 있다.

윈드워드가 파악한 사례를 보면 지난 6월 카메룬 국적의 한 유조선이 인도양의 작은 섬나라 세이셸로 등록지를 바꾼 후 대서양 중북부로 이동했다가 나미비아 인근 남대서양 해역으로 향하는 과정에서 거짓 위치신호를 발신했다.

이후 이 배는 지난 10월께 앙골라 근처 해역으로 이동해 6일 동안 같은 지점에서 위치신호를 보내는 상당히 이례적인 활동을 보인 후 최종 목적지인 말레이시아 항구에 도착했다. 이 과정에서 러시아산 원유를 받아 날랐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윈드워드의 분석이다.

아미 다니엘 윈드워드 최고경영자(CEO)는 "러시아 선단 및 관련된 단체들이 지난 6개월간 이란과 북한으로부터 제재 회피 방법을 익혀왔다"고 설명했다.

최근 국제사회에서는 유가상한제 발효를 계기로 주류 정유사·보험업계와 거래하지 않고 러시아, 이란, 베네수엘라 등 제재 대상국과만 거래하는 이른바 '그림자 선단'이 구성돼 러시아산 원유를 운송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제기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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