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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자폐 변호사가 선사한 감동 "우영우"…이번 주 아쉬운 종영

연합뉴스 입력 08.15.2022 10:19 AM 조회 2,064
유산 싸움부터 여성 차별까지…따뜻한 시선으로 각종 법정 사건 다뤄
케이블채널서 15% 놀라운 시청률…넷플릭스 비영어권 주간 시청시간 1위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ENA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NA 수목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이하 '우영우')가 시청자들의 아쉬움 속에 이번 주 종영한다.


15일 방송가에 따르면 총 16부작으로 제작돼 신드롬에 가까운 인기를 끈 '우영우'는 오는 17·18일 2차례 방영만 남겨뒀다.

벌써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우영우'가 방송되는 수·목요일을 뜻하는 '우요일'이 없어져 슬프다는 반응과 시즌2 제작에 대한 요구가 나오고 있다.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ENA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자체 최고 시청률 15.8%…마지막회 시청률 20% 넘을까

'우영우'는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삼고, 대중들에게는 낯선 케이블 채널 ENA에 편성돼 초반에는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첫 방송 이후 입소문을 타며 인기가 급상승했다.

1회 시청률은 0.8%로 출발했지만, 3회 만에 4%를 돌파했고, 7회에 11%를 넘어섰다. 이후 구교환이 특별출연한 9회는 15.8%로 자체 최고 기록을 세웠다.

최근 지상파는 물론 종합편성채널과 tvN 드라마들이 10%는 고사하고 5%대 시청률도 기록하기 어려운 점을 고려하면 놀라운 수치다.

보통 드라마는 마지막 회 시청률이 가장 잘 나온다는 점을 볼 때 마지막 회 시청률은 20%를 돌파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있다.

'우영우'는 넷플릭스에 서비스되면서 해외에서도 인기를 끌었다.

넷플릭스가 일주일 간격으로 공식 집계하는 비영어권 드라마 시청시간 순위에 '우영우'는 네 번이나 1위에 올랐다.

주간 시청 시간은 처음 집계된 7월 둘째 주(4∼10일)에는 2천395만 시간이었고, 가장 최근인 8월 첫째 주(1∼7일)에는 6천701만 시간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

드라마가 인기를 끌면서 미국에서 리메이크 제안도 들어왔다.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ENA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천사처럼 그려낸 자폐 변호사…김밥·고래도 덩달아 인기

'우영우'의 성공 요인으로는 우영우가 어느 드라마 주인공보다도 사랑스러운 캐릭터로 그려졌다는 점이 꼽힌다.

우영우는 천재적인 두뇌와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동시에 가진 법무법인 한바다의 신입 변호사로 다양한 사건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해결해 나간다.

기존에도 자폐를 가진 인물을 주인공으로 삼은 영화 '말아톤'(2005), 드라마 '굿닥터'(2013) 등이 있었지만, 자폐를 극복해야 할 대상이나 특별한 능력으로만 바라보려는 경향이 있었다.

반면 '우영우'는 남들과 조금 다르지만 동등한 사회의 일원으로 자폐 주인공에게 접근한다는 점에서 그동안 미디어가 발달장애를 그려온 시각을 진일보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극 중 우영우는 새로운 사람들에게 자신을 소개할 때마다 "제 이름은 똑바로 읽어도 거꾸로 읽어도 우영우입니다. 기러기, 토마토, 스위스, 인도인, 별똥별, 우영우"라고 소개한다.

자폐의 특성을 드러내지만 당당하고 귀여움이 묻어나는 장면이다. 소개를 들은 상대편들은 우영우를 불쌍하거나 안쓰럽게 보기보다는 멋쩍은 듯 웃어 보인다.

우영우는 재료를 한눈에 볼 수 있어 믿음직스럽다며 김밥만 먹길 고집하고, 고래에 집착해 고래에 대한 설명을 마치 랩 하듯 읊어대는데 이런 모습이 엉뚱하면서도 사랑스럽게 다가온다.

◇ 실제 판례 각색해 여성·노인·성소수자 등 사회적 약자 다뤄

'우영우'가 다룬 사건들은 때로는 잊고 있었던 가치에 대한 소중함을 일깨우고, 때로는 사회에 대한 문제의식을 불러일으켰다.

'우영우'는 우영우와 같은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졌지만, 의사소통이 어린아이 수준인 의뢰인이 살인 누명을 쓰게 된 사건부터 삼형제의 유산 다툼, 도로가 들어서게 된 아름다운 마을 소덕동, 학원에 내몰린 아이들을 해방해주겠다고 나선 '어린이해방군 총사령관', 정리해고를 하며 여성들에게 권고사직을 강요한 사례 등 다양한 사건을 다뤘다.

이들 사건은 변호사들이 실제 경험을 쓴 에세이 속 판례들을 각색한 것이다. 여성 권고사직 사건은 1999년 농협 사내부부 해고 사건, 문화재관람료 사건은 2019년 통행료를 폐지한 천은사 사건을 모티브로 했다.

드라마에서 대부부 사건은 훈훈한 마무리를 지었지만, 현실에 여전히 존재하는 여성 차별이나 장애에 대한 시선, 어린이 인권 등에 대한 문제들이 도마 위에 오르면서 사회적인 논의로 이어질 가능성도 보였다.

법정 사건 속 주인공들도 주목을 받았다. '우영우'가 변호를 맡은 이들은 치매 남편을 돌보는 70대 노인부터 탈북민, 성소수자, 어린이, 영세업자 등 사회적 약자들이었다.

이에 대해 드라마를 집필한 문지원 작가는 우영우를 통해 보여준 자폐 스펙트럼 장애뿐 아니라 기존 드라마에서 잘 다루지 않았던 인물들과 이야기를 작품에 등장시키고 싶었다고 전했다.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ENA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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